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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오 Jan 12. 2023

슬픔을 잊기 위해 감정을 버렸다  (1편)

#1.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


 다양한 감정을 느끼는 것은 건강하다. 다만 어떤 일들은 감정을 버려야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특히 돈에 관련된 일일수록 더욱 그렇다. 처음 사회를 나와 일을 하게 되면 감정이라는 것이 얼마나 일을 어렵게 하는지를 느끼게 된다. 현실에 벅차기도 하고 치이기도 하다 보면 인간이라는 게 얼마나 비효율적인지를 깨닫게 된다.


 효율적인 인간. 그것은 감정을 느끼지 않는 인간일 것이다. 확실히 그렇다. 효율함 만을 쫒는다면 인공지능의 시대가 도래할 때 많은 것들은 인간보다는 A.I가 그 자리를 대체하게 될 것이다. 그렇기도 하지만 대체로 어느 정도의 연차가 쌓이다 보면 감정이 점점 식어가는 것을 느낀다. 딱딱해지고 둔해진다.


 그렇게 나는 눈물을 흘리지 않게 되었다. 성공을 하기 위해서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 포기해야 할 젤 첫 번째는 나에게 있어서는 감정이었다. 감정을 버리게 되니 일이 편해졌다. 누구에게도 상처를 받지 않게 되었고, 오직 일에만 나의 성공에 대한 집착에만 집중하게 되었다. 성공적이었다. 여기까진.


#2. 얕고 넓은


 내가 추구하던 인간관계는 얕고 넓은 선이었다. 다양한 사람을 만나는 좋아하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을 좋아한다. 다만 절대로 내가 그어 놓은 선은 넘으면 안 되었다. 굳이 사람에게 상처받고 싶지도 상처받기 싫지도 않았다. 그래서 나는 그 선을 넘는다면 과감하게 그 자리를 떠나곤 했다.


 도전을 지속적으로 하다 보면 정착하고 싶은 감정이 들곤 한다. 유목민처럼 이곳저곳을 떠 돌다 보면 나의 정체성마저 혼란에 휩싸이게 된다. 그렇게 정착을 하고 싶은 마음이 들 때, 나는 이제는 그럴 수 없는 사람인 것을 깨닫게 되었다.


 나는 평소에 나의 얘기를 하지 않는다. 그저 들어주고 농담하기의 연속이다. 나의 얘기를 피하기 위함이다. 처음에는 피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그렇지도 않는 것 같다. 나는 내 이야기를 하는 법을 잊어버렸다.


#3. 노래 가사

 

 그러던 와중, 평소에는 들리지 않던 노랫말이 귀에서 들리더라. 평소 노래를 들을 때 음악의 멜로디나 전개만 보게 되었지 노래가사는 구태여 듣지 않았다. 평소에도. 음악을 연주하면서도. 그런데 노랫가사가 어느 순간 마음을 괴롭히더라.


 변화가 일렁인다. 깊은 곳에 숨겨 놓았던 심장을 끄집어낸다. 겨우 잊었었는데. 생각이 많아진다. 대면하고 싶지 않은 과거의 나와 마주치는 순간이다. 난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데, 붙잡힐 순 없다.


 그렇게 달리기는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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