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의도의 파악
달리기를 시작하기 전, 앞서 근원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 열매가 있기 이전에 싹이 있고, 싹이 있기 이전에 뿌리가 있고, 뿌리가 있기 이전에 씨앗이 있다.
그렇다면 열매를 보았을 때 씨앗을 떠올리는 것이 가능할까?
본질에 대한 접근법은 현상으로 가려진 의도에 대한 유추이다. 그것이 말이든 행동이든 그 심해에 있는 의도 혹은 무의식을 살펴보는 법을 나는 익히기 시작했다.
#5. 인간은 악하다.
첫 번째 본질에 대한 나의 결론이다. 애써 말하지 않아도 우리는 모두 (단정할 수 없으니 대부분으로 이해하기 바란다) 자기중심적으로 살아가고 있다.
가족을 사랑하는 것에 대한 것도 혼자 남겨질까 두려운 나의 마음일 것이고, 너를 사랑하는 것도 어쩌면 행복해지기 위한 나의 만족감일 것이다. 본래 나의 방식대로 삶을 살아가고, 그나마의 교육과정과 서로의 대화를 통해 사회화가 되어 너와 나의 기분과 감정에 대한 부분을 이해하기 시작할 뿐이지 태초의 감정은 본디 “나”로 초점 잡혀있을 것이다.
“내 생각은 맞다.“
아주 위험하고 오만한 말이다. 인간은 본디 악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하게 생각되는 것은 내 생각이 틀릴 수 있다는 삶에 대한 자세이다.
실수를 받아들이자. 포용하자. 혹여 누구에게 맺힌 열매에서 투영되는 본질의 모습이 악할지라도 넘겨버리자. 하지만 보이는 것을 보이지 않는 다고 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인간은 악하다. 다만 선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6. 달리기
내가 도망치고 있는 대상은 나의 감정이다. 파도처럼 밀려오는 모든 가능성에 대해 내려놓은 나의 발자취이다.
감정을 내려놓으면, 세상을 판단하기 쉬워진다. 흑과 백의 세계로 사람들의 행동은 어떠한 의도를 시작됐으며, 그것이 무의식적인지 의식적인지 이분법으로 구분하게 된다. 다만 모든 행동의 결과는 되돌릴 수 없게 된다. 의도를 알게되면 실수가 반복되지는 않을 것이다.
감정은 세상을 흐릿하게 만든다. 다만 색채로운 삶을 가질 수 있다. 그것을 누군가는 아름답다고 표현할 것이나 나에게는 그것은 참으로도 어지럽다.
발걸음이 빨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