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작가들의 줄줄이 현대문학
미션 1. 손보미 작가 작품의 첫인상을 들려주세요.
≪사랑의 꿈≫은 고전과 현대물, 그 어딘가에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당시 병렬적으로 읽었던 서머싯 몸의 ≪인간의 굴레에서≫ 도입부 또한 백부 부부에게 자라는 필립의 이야기로 시작되는데, 외삼촌과 함께 사는 아이의 이야기가 이에 겹쳐보여 그렇게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젊은 작가의 소설임에도 시대감이 크게 느껴지지 않고 담담하며 격정적인 내용임에도 감정을 크게 흔들지 않으면서도. 무언가를 스스로 떠올릴 수 있도록 단단하게 버텨준다.
미션 2. <밤이 지나면>을 읽다가 가장 놀란 장면은 어떤 대목이지 알려주세요.
"돌아가셨어요."라고 대답한 순간
미션 3. 소설처럼 영예은이 피구 시합 때 계속 공을 던져온다면 여러분은 어떻게 대처할 것 같은가요?
이미 열기를 모두 쏟아버린 지금의 나라면 쓸데없는 감정소모가 귀찮아 소외감조차 느끼지 않고 어서 나를 맞추라고 했을 테지만, 어린 나라면 이를 악 물고 버텼을지도 모르겠다. 그게 나를 위한 일이라 생각하지 않았을까.
미션 4. 가장 인상적인 문장을 알려주세요.
때때로 삶에서 가장 큰 용기를 필요로 하는 건, 바로 그런 착각과 기만, 허상에 기꺼이 몸을 내주는 일이라고 착각과 기만, 허상을 디뎌야지만 도약할 수 있는, 그런 삶이 존재한다고. (p.130)
미션 5. 불장난을 해본 경험이 있나요? 학창시절 당신에게 가해져 있던 '금기'는 무엇이었나요?
교복 대신 검붉은색 폴로 니트를 입는 것, 심야에 기숙사를 몰래 빠져나와 영화관을 가는 것, 점심시간에 학교 앞 분식집에서 참치김밥을 사먹는 것, 성인 남자와 데이트하는 것
미션 6. 어린이에서 어른의 세계로 진입했다고 느낀 순간은 언제였나요?
진로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스스로 성취했을 때
미션 7. <사랑의 꿈>에서 '그녀'는 왜 고양이를 묻었을까요?
어디에선가는 꼭 폭발해야 할, 꾹 눌러왔던 감정을 그 고집스런 행위로 표출했으리라 생각한다.
물론 어수룩한 태도와 손쉽게 넘어가는 수더분함도 분명히 그 이유 중 하나였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 말고도, 혹은 그것만큼 중요한 무언가가 엄마의 목록 속에 포함되어 있었으리라는 것을 그제서야 나는 깨달을 수 있었다. (p.311)
그 아이가 생각한 “그것 외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스스로를 허영심이 있는 사람이라 말하는 엄마의 그 허영에 충족되는 물질적으로 풍족한 부분이 있는 남자여서였을까, 혹은 아이가 생각하기에 “소유한 물건으로 별명을 만든다는 게 이상하다”고 판단할 줄 아는 현명한 남자여서였을까.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라는 어구를 쓴 걸 보면, 아이가 판단하기에 “의외로 좋은 남자였지만”의 의미를 담고 있는 것 같아 후자라고 생각을 했다.
생각보다 어린이는 많은 것을 알고 있고 이해한다. 이 책 덕분에 어릴 적의 심연을 떠올리게 되었다. 오랜만에 억지를 부리지 않고도, 예사스럽게 생각들이 뭉게뭉게 피어올랐는데, 어릴 적 부모님이 술을 마시는 게 싫었고 취한 어른들의 왁자지껄한 분위기가 무서웠던 기억이 떠올랐다. 예측하지 못한 순간에서부터 시작되는 이야기는 세세한 것들까지 세밀하게 묘사되어 있어 인물들의 감정이 살아 움직인다. 그래서였을까, 그 어릴 적 왜인지 반감이 들었던 그 기억과 느낌이 떠올랐던 이유는. 괜한 거부감, 인물에게의 투영. 이런 미묘한 자극을 어떻게 직접적인 표현 없이, 어린 소녀들의 시각을 통한 서술로만 표현할 수 있었던 것일까. 작가의 말에서 말한 것처럼, 작가 스스로의 변덕스러움만으로 창조한 세계였기 때문이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