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쨌든 우리는 계속 가야해. 전문가라는 건 끝이 있는 게 아니잖아?
어떻게든 다시 시작해야만 했다.
코로나라는 핑계도 모두가 멈춰있다는 안도감도 결코 해답이 될 수 없었다.
드라마 작가는 드라마를 써야하고 바리스타는 커피를 만들어야 했다.
괜찮다고 나아질거라고 토닥였던 순간들이 어쩌면 서로를 안주하게 하고 후퇴하게 만든다는 사실에 겁이 났기 때문이었다. 특단의 조치가 필요했다.
우리는 전문가일까? 진득하게 일을 해왔다는 이유로 10년차가 되었다는 이유로.
영화 연출을 공부하고 극본 공모전에 당선돼 극본 계약을 했다고 해서.
전문가라고 불릴 수 있을까? 자문했다.
그렇게 전문가는 누군가가 주는 명예도 직위도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지속가능한 작업과 일을 끊임없이 해나갈때
비로소 찰나에 누군가가 부르는 수식어 속 전문가라는 말이 존재할 뿐이었다.
지속가능한 무언가를 모색해야만 했다.
드라마 작가로서 바리스타로서 앞으로를 살아가기 위한 고민이 시작됐다.
그렇게 어피셔나도는 시작되었다.
점차 새로운 이야기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지금부터 할 이야기는 글과 커피 너머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꾸준히 한다면 지금의 우리는 더 선명해지겠지.
이야기를 만들고 세계를 창조하는것 이외에 허튼 글을 쓰지 않겠다고 다짐했던 나는 많은 생각이 들었다.
커피이외에 어떤 것도 더 만들지 않겠다고 말했던 P는 여러 고민을 시작했다.
분명하게 세상에 나아가는 방법. 지금보다 조금 더 많이 나아지는 방법.
어피셔나도는 그 방법과 변화의 기록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