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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eady Sep 10. 2024

쥐꼬리만한 월급이라 결혼을 망설이는 당신에게

가난할때 결혼해야 하는 이유

 와이프와 유튜브를 보던 중 우연히 '결혼정보회사 등급표'와 관련된 영상을 보게된 적이 있다.


 음, 대충 기준을보니 남자는 사회적 신분이 높은 직업일수록, 여자는 부모가 돈이 많거나 예뻐야 가능한 직업일수록 등급이 높은 듯 했다.


  열심히 내 등급을 찾아봤다. 남자 9급 공무원은 한참을 내려가 13등급에 있었는데, 우리 와이프는 여자 공무원이라 나보다 등급이 높았다. 나보다 등급이 높은 와이프를 보고 웃으며 결혼해줘서 고맙다고 했다.


 재밌게 봤지만 누군가가 정해놓은 등급표 하나로 갑자기 13등급 인간이 되니 기분이 오묘하다. 이런 것들이 결혼이라는 것에 보이지 않는 장벽을 만드는 구나 싶었다.


 주변에도 실제 돈 때문에 결혼을 망설이는 사람들이 있다. 망설이는 사람이 본인이든 상대방이 되었든 돈때문에 주저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참 마음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오히려 가난할수록 결혼을 빨리해야 된다고 본다. 물론 지극히 현실적인 이유로.



 

 결혼할때 가장 돈이 많이 드는것은 역시 집값이다. 보통 주거를 마련하는 비용은 총 결혼비용의 80%이상을 차지 하는 거금이므로 필연적으로 장기대출과 연결될 수밖에 없다.


 20년, 30년 장기대출에서 가장 중요한것은 바로 금리다. 작은 숫자라도 몇십년을 곱하니 내는 이자가 엄청나게 커진다.


 예를 들어보자. 2억을 30년 만기로 대출했을 때 금리가 2.5%라면 약 1억이 이자로 나가고, 5%라면 약 2억이 이자로만 나간다.


 원금을 제외하고도 원금만큼의 돈을 은행에 갖다바치는 것이니, 너무나도 아깝다.


 주거비용 마련은 향후 몇 십년의 인생이 걸린 문제이므로, 이자를 최대한 줄이는게(금리를 낮추는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대출금리는 어떻게하면 낮게 받을 수 있을까?


 당연히 나라에서 지원을 해주는 대출이 조건이 가장 좋다.


 그런데 신혼부부 대출(디딤돌)과 같은 경우에는 부부합산 소득이 낮을수록 금리 조건을 유리하게 해준다.


 때문에 역설적이게도 가난할수록 결혼에 유리한 것이다.




 당신이 돈때문에 결혼을 망설인다면 거의 대부분 자본에 의한 소득보다는 스스로 노동을 제공해서 얻은 노동소득으로 부를 축적해야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쉽게 말하면 앞으로 로또가 되지않는 이상 평생 일해서 차곡차곡 대출금을 갚아야 한다는 거다.


 인생 전체를 두고 볼 때 어차피 일생에서 노동으로 벌수 있는 돈은 비슷하니, 가장 가난할때 좋은조건의 대출로 집을 사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 된다.


 (세이브하는 이자로만 몇천에서 억까지 차이가 나는데, 일반적인 경우라면 몇 년동안을 모아야 하는 금액이다.)


 공무원을 기준으로 말하면 7급달고 애매하게 봉급이 올라서 대출조건 안맞을바에야 8,9급때 집사는게 가장 좋은 판단이라는 것이다.



 물론, 지금은 가진게 없으니 불안할 수는 있다. 그래서 미래에는 이런 불안이 해결될 수 있지는 않을까하는 막연한 기대감으로 결혼을 망설일지도 모른다.


 근데, 나중되어봐야 지금이랑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그저 조금 먹고 살만해진 정도지,  집을 마련할 정도의 자산을 마련한다는 것은 대부분의 일반적인 사람에게는 어려운 일이다.


 결혼은 두 사람이 앞으로 평생을 함께하겠다는 약속을 하는 행위 아니던가? 결혼의 본질은 현재가 아니라 '미래'에 있다.


 내가 현재 어떤 재산을 갖추었는지가 아니라 앞으로 두사람이 어떻게 갖추어나갈지가 결혼의 본질에 가까운 것이다.


 진심으로 미래를 생각한다면 결혼하기 가장 좋은 적기는 불안에 빠진 바로 지금일 수 있다. 


 어쩌면 지금 필요한건 돈이 아니라 용기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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