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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eady Sep 13. 2024

감정형 인간이 인생을 망치는 이유

감정과잉 조심하기

  감성적인 어머니로 부터 F의 심장을 물려받은 나는 이런 감정적 성향을 늘 약점이라고 생각했다.


 남자니까 강인해야 한다는 시선도 있겠지만 감정적이고 눈물이 자주 나오는 모습을 스스로도 유약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모습 또한 나의 한 부분이라는 것을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는데, 그것은 바로 나에 대한 이해를 하고 나서였다.



 

 군대에 복무하면서 성격과 심리에 관한 책을 많이 찾아보았다. 그때까지만 해도 별로 유명하지 않았던 MBTI나 TCI검사 등 심리나 성격에 대한 검사기준들을 공부해보면서 내 성격은 어떤 것이고 또 다른 사람들의 성격은 어떤것인지 조금은 알 수 있었다.


 그렇게 찾아본 것들 중에 가장 큰 깨달음을 얻었던 부분이 있었는데, 바로 나와 같은 F(감정형) 인간은 감정기복에 있어 다른 사람과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보자. 좀 더 T(사고형)성향을 가진 와이프에 비해 나는 기쁨과 우울의 극한을 좀더 자주 느끼는 편이다. 나와 와이프의 감정곡선을 그린다면 아마도 아래와 같을 것이다.


약간의 과장은 있음


 한번은 와이프랑 같이 흑역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다. 나는 한밤 중에 이불킥을 하게 만드는 흑역사가 상당한 편인데, 신기하게 와이프는 별로 그런 경험이 없다고 했다. 이야기 할 당시에는 그렇구나 하고 넘어갔지만 혼자서 곰곰이 생각을 해보니 그것은 우리 두사람의 성향차이 때문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F인 나는 극단적인 행복과 우울과 같은 '감정과잉'의 빈도가 아내보다 훨씬 많기 때문이다.


 인생에서 감정과잉의 상태였던 순간을 한번 떠올려보자.  뇌의 통제 기능이 고장난 것 처럼, 절제가 불가능하고, 이상 행동을 하게되며, 이성이 아닌 감정위주로 행동하게 되었을 것이다.


 다시 평정심과 이성이 돌아온 경우에야 비로소 수치심과 후회감이 밀려오게 되는 경험. 이것을 누구나 한번 쯤은 해보지 않았을까 싶다.


 물론 이런 상황은 F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경험이다. 그러나 이런 경험은 F에게 더 자주 찾아온다.  우리가 감정과잉을 각별히 주의해야할 필요가 여기에서 나온다. 감정의 과잉상태에서 우리는 많은 일들을 그르치기 때문이다.


 한번 내뱉은 말과 행동은 다시 주워담을 수 없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어떨때는 우리의 실수로 인한 아픔이 너무 커서 시간이 흐를수록 더 깊은 괴로움이 되는 경우도 있다.






 아내가 큰 아이를 임신했을 때, 회사 점심시간에 자주 도서관에 갔다. 나의 감정적인 특성으로 인해 육아와 훈육에 취약할 것 같은 두려움 때문이었다. 아직 내가 완전한 어른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적어도 내 자식에게만큼은 감정을 잘 다루는 성숙한 어른이고 싶었다.


 책을 읽으며 나에 대해 많이 돌아봤다. 육아의 곧 자기수련 아니겠는가.


 지금까지 아이를 키워가면서 완벽할 수는 없었겠지만 그래도 감정적인 부분의 갈등을 비교적 잘 배제할 수 있었던 것은 나의 성향에 대한 이해로 부터 시작되었던 것 같다. 취약하게 태어났다고 해서 끝까지 제어를 실패하라는 법은 없지 않으니까.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심리적으로 '내 문제가 무엇인지를 아는 것' 만으로 대부분의 문제가 자연스럽게 해결된다는 글을 본 기억이 있다.


 감정의 과잉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러나 그 이후의 행동은 문제의 영역이다. 내 행동의 주인은 나니까, 나에 대한 이해와 사유가 스스로를 좀 더 성숙한 어른으로 만들어 주는 과정이 된다.


  지금까지도, 앞으로도 완전할 수는 없겠지만 불완전한 나를 인정하고 사랑하기 위해, 오늘 이 글을 쓰며 나도 나 스스로를 다시 되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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