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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이진 May 01. 2024

김건희 여사의 스토킹 고소 사건

영부인은 원래 사람들이 만나자고 줄을 서는 자리죠

김건희 여사의 주장대로 김건희 여사가 십여 차례 거절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연락을 취하며 만나자고 압박하고 실제로 만남이 성사됐을 때 명품백을 건네는 등의 행위가 있었다면 해당 목사 또한 일부 스토킹적 행위를 했다고 보는 게 맞습니다. 누가 됐든 십여 차례 거부 의사를 밝히면 그만두는 것이 타당하니까요. 거두절미하고 거절 의사에도 불구하고 계속 연락하는 건 위법의 소지가 있습니다. 


일반 사람이면 결국 경찰을 불러서 접근 금지를 시켜야 하는데, 그렇다고 영부인이 만나자는 사람을 경찰 불러서 접근 금지를 시키면 그것도 모양은 안 좋죠. 비판할 겁니다, (상대) 진영이. 윤석열 대통령도 사람들 항의하는 거 입 막고 끌어내고 접근 못 하게 하니까 여론 안 좋듯이, 만남을 요구한다고 경찰을 동원할 수야 없는 거죠. 


요는 김건희 여사가 일반 사람이 아니란 점입니다. 대통령의 부인이죠. 따라서 억울하거나 갈등이 있는 사람들이 주야장천 만나자고 할 수밖에 없는 위치에 있는 거예요. 어디를 가더라도 자기 얘기 들어 달라는 사람이 줄을 서는 자리입니다. 무슨 아이돌만 돼도 보고 싶다는 사람들이 줄을 서는데, 십만 유튜버만 돼도 매일 택배에 DM이 난리라는데, 한 나라 대통령의 부인으로서 당연히 만나자는 사람이 줄을 서죠. 그리고 그들 중에는 당연히 정치적으로 지지 세력도 있고 반대 세력도 있는 겁니다. 


지금까지 어느 영부인이든지 아마 이런 만남에 대한 요구는 있었을 겁니다. 그런데 왜 이제 와서 이런 문제들이 불거지느냐, 앞서 말씀드렸듯이 김건희 여사가 지나치게 정치적이라서 그렇습니다. 여기서의 정치적이라는 건 정치색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권력을 드러내는 성향을 말하는 겁니다. 즉 자신에게 권력이 있다는 취지로 발언을 하기 때문에 자꾸 논란이 되는 거죠. 


그리고 영부인으로서 청와대에 들어가지도 않고, 몰래카메라 감지도 안 되는 자기 사적 업무 공간에서 대통령 부인 집무를 봤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거고요. 누차 말하지만 이렇게 된 것도 김건희 여사 본인이 대통령 내조만 한다면서 청와대에서 나갔기 때문에 발생한 거라 누굴 탓할 것도 없어요. 청와대라는 눈에서 벗어난 상황에서 자기 임의로 행동한 것에 대해서는 김건희 여사 본인에게 책임 소지가 없다고 할 수가 없습니다. 


목사와 나눈 대화에서도 단순히 대통령인 남편의 정치적 신념을 지지하는 입장에서 대화를 나누는 모양새가 아니라 마치 자신이 대통령의 정치적 신념을 움직일 수 있는 것처럼 대화를 했는데, 그렇게 통일 문제에 나서야겠고 어떻게든 북한 주민들을 감싸고자 한다면 스스로 정치판에 나오면 됩니다. 아버지나 남편, 오빠가 정치에서 나간 뒤 나오는 여성들 꽤 있습니다. 김건희 여사 정도면 여당이 바로 부를 거 같은데, 굳이 정치적 활동은 안 하겠다는 영부인 자격으로 왜 자꾸 정치를 하려고 하시는지? 


스스로 대통령의 부인으로 내조만 하겠다고 국민에게 고했다면 지속적인 목사의 만남 요청을 거절하기는 어렵고 하니 부르긴 부르되 <저는 그냥 예술 기업 대표이고 남편이 대통령인데 저는 청와대도 안 들어가고 해서 뭐가 어떤지 잘 모릅니다만, 좋은 의견이 있으면 전달은 해보겠습니다> 이 정도로 마무리했더라면, 글쎄요, 이 몰래카메라 사건이 터지고 오히려 국민들이 오해를 했구나 했을 듯 한 데요. 


김건희 여사는 (상대) 진영 혹은 반대편들이 떡밥(이라고 해야 하나? 뭐 접근 시도라고 해야 하나?)을 던질 때마다 덥석 물어서는 청와대에 들어갈 수 없는 영부인이라는 지위에 맞지 않는 정치적 발언을 성큼성큼 합니다. 일반 국민인 제가 볼 때마다 저러면 되나? 싶을 정도이고 다들 그 지점을 걱정하는 건데 그걸 자꾸 여기 탓하고 저기 탓하고 이러니까 북한 주민을 데려오기는커녕 한국 내에서조차 파가 갈리죠.


이번 선거에서도 김건희 여사에 대한 접근 방법에 의해 당이 갈릴 정도였으면 이렇게 고소로 맞설 게 아니라 스스로를 좀 돌아봐야죠. 진짜 김건희 여사 관련 뉴스는 언제나 안 보게 될까, 좀 의미 있는 기사가 보고 싶다 생각합니다. 


대통령 영부인은 원래 사람들이 만나고 싶어 안절부절못하는 자리입니다. 그거 모르고 그 자리에 있으면 안 되는 거예요. 수십 수백 번 만나자고 할 겁니다, 억울하고 하고 싶은 말이 있는 사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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