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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이진 Jul 21. 2024

부인과 어머니, 남편과 아버지, 같은 거죠

목숨 걸 일 아니면 굳이 이런 건 서로 묻지 마세요

https://youtube.com/shorts/sfmsyDWj6sk?si=6l8jte6sAiPsFfDL


근데 저는 이상한 게 왜 이런 질문은 항상 부인이 남편한테만 하는지 모르겠다는 점입니다. 남편이 부인한테 <나하고 장인어른이 동시에 물에 빠지면 당신은 누굴 구할 거냐> 이렇게 물어볼 수도 있는 건데, 늘 문제 해결의 결정권을 부인이 남편에게 주는 경우밖에 없어요. 부인도 입장을 바꿔서 이 질문을 받는다고 하면 <아, 아버지와 남편 중에 누군가를 선택한다는 건 상당히 고통스러운 거구나> 자각을 하게 될 테고, 어떤 면에서는 그걸로 서로를 이해할 수도 있을 건데, 남성이 엄마와 부인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을 너무 당연하게 여기지 않나 합니다. 


실제로 이 상황을 영화로 재현한 게 <다크 나이트>인데, 여기서 조커는 배트맨에게 (사랑 = 개인적인 욕망)하는 여자친구와 정직한(?) 검사 (정의를 수호해 줄 수 있는 = 사회 공동체의 실현) 둘 중 하나만을 살리도록 압박을 했고, 배트맨은 결국 검사 (정의)를 구하러 갔다가 여자친구는 죽고 검사는 사실상 또 다른 빌런이 되는 상황에 처하죠. 검사는 억지로 살아났지만 배트맨의 전 여자친구이자 자신의 여자친구의 죽음 앞에 자신의 생명도 무가치해지고요. 


이 영화만 보더라도 결정권자가 어떤 결정을 내리던, 개인이 추구할 수 있는 가장 높은 가치인 사랑을 선택하든 사회의 공동 선을 선택하든, 선택을 받은 사람에게는 그 선택됨으로 인한 무게가 또 선택받지 못한 사람에게는 선택받지 못 함으로 인한 처절한 패배가 존재함을 알 수 있어서, 저는 굳이 이런 질문을 지속할 이유는 잘 모르겠습니다. 


엄마라도 악인일 수 있고 부인이라도 악인일 수가 있으므로, 저라면 <둘 중 악인을 버린다>를 선택할 거 같은데, 선악의 갈림길에 있을 정도의 상황이 아니고서야, 엄마와 부인 둘 중 하나를 선택할 상황은 오지 않으리라 봅니다. 이런 막중한 결정을 남편에게 자주 압박한다면 부인도 남편과 친정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 압박받는 때가 자주 오겠죠.  


아, 그리고 이 영상이 자주 Bㅗ이는데, 이 문제로 고민하는 분들이 많은 모양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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