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나비 - 전설
이음세 음악 감상회 @ieummmsae 충남 공주시 흑수골길 41 2층
잔나비 2집, '전설'이 되다.
3년 만에 돌아온 잔나비의 2집이네요. 머나먼 시간이었죠.
그 사이 많은 것들이 변했어요. 세상은 더 이상 갈망하지 않고, 치열하게 부딪히며 사랑하던 모든 관계 역시 시대답게 편리해진 듯해요. 그것도 모르고 언제나 더 뜨겁고자 했던 나와 내 친구들은 어디에 몸을 비벼야 할지 몰라 한낱 음악 속에 우리 이야기를 눈치 없이 다 담아버렸네요. ‘전설'이라는 쓸데없이 장엄하고 촌스럽기 그지없는 이름과 함께요. 투 머치 인포메이션. 그래서 빙빙 돌며 같은 말을 반복하기도 할 테니 남 이야기 듣듯 무심히 들어주세요. 언젠가는 다 사라져 전설로 남을 청춘의 처절했던 시간들에 대한 이야기라며. 많은 시간 함께 기다려준 우리 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우리도 얼마나 많이 기다려왔는지 몰라요. - 최정훈-
노란 배경에 파란 머리 남자는 어디를 뚫어져라 쳐다보는 것일까. 반 고흐의 진한 노란색이 떠오르는 그림의 주인공은 최정훈 자신일까? 이 그림은 앨범의 어떠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일까. 수만 가지 생각들이 떠오른다. 앨범을 듣고 있는 우리들의 모습일까? 앨범을 쳐다보고 있는 최정훈일까? 앨범 속 최정훈의 감정을 드러낸 것일까? 아니면 진짜 아무 의미 없는 것일까...? 우리는 아마 영영 알 수 없을 것이다. 나 스스로 알아서 생각하면 그것이 답이다. 그게 예술의 재미이니까.
최정훈은 이 앨범을 어떠한 동기로 만들게 되었을까? 참으로 궁금하다. 그는 어떠한 인생을 살았기에 이러한 가사들을 노래하게 되었을까. 우리는 그의 인생을 직접 살아볼 수 없지만 가사를 통하여 아주 약간이라도 유추해 볼 수 있을 것만 같다.
인생의 방향이 서서히 정해질 20대의 끝무렵, 최정훈은 자신의 지난날들을 되돌아보며 자신의 젊음, 청춘을 노래한다. 우리는 이 앨범을 감상하며 최정훈의 젊음을 슬쩍 맛볼 수 있다. 그리고 우리들의 젊음에 밴 향과 맛을 떠올리며 웃을 수 있다. 우리는 모두 다른 삶을 살아왔지만 결국 똑같은 인간이기 때문이다. 인생의 비슷한 시기에 사람들이 공유하는 공통된 것들이 존재한다는 사실, 이 얼마나 신비로운가!
2집 <전설>은 전반적으로 고전 가요, 올드 팝들과 해외 록 밴드들의 음악에서 큰 영향을 받은 복고풍의 음악적 색깔은 그대로 유지하였지만 전작에 비해 비교적 로큰롤의 활기찬 분위기는 비교적 줄어들고 클래식의 비중이 커져 서정적이고 부드러운 챔버팝적 요소가 상당히 강해졌다. 앨범 발매일에 '더 잘하고 싶었는데' 라며 너무 아쉬워서 최정훈과 김도형이 얼싸안고 펑펑 울었다고 한다.
잔나비가 지금의 위치에 오르는데 크게 기여한 앨범으로, 한국 인디신 역사상 가장 성공한 앨범 중 하나로 보기에 부족함이 없는 앨범이다. 타이틀 곡 주저하는 연인들을 위해는 2019년 멜론 차트 5월 월간 차트 1위에 오르는 등 폭발적인 성공을 거두었으며, 그 외에도 '꿈과 책과 힘과 벽', '나의 기쁨 나의 노래', 'DOLMARO', '투게더!' 등 앨범 수록곡 상당수가 대중적인 성공을 거두었다. 그리고 '주저하는 연인들을 위해'가 2020년 제17회 한국 대중 음악상 시상식에서 올해의 노래상까지 수상하는 영예를 누렸다.
쉽고 값싼 마음에 대한 노래예요. 앨범을 시작하기에 더없이 좋은 노래가 되겠네요.
제가 음악을 마주하는 마음이 담긴 곡입니다.
- 앨범에서 제일 좋아하는 노래... 지친 몸으로 누워서 듣다가도 가슴을 벅차게 만드는 힘이 있다
최정훈이 직접 언급하였듯이 음악을 마주하는 최정훈의 마음이 담긴 곡이다.
나의 기쁨
나의 노래되어 날아가
거리를 헤집으며 텅 빈 눈과 헛된 맘과
또다시 싸워 이길
나의 기쁨 나의 노래야
거리를 나뒹구는 쉬운 마음 되어라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로 시작하여 피아노로 끝나는 노래. 최정훈은 자신의 노래에 기쁨이 가득 담겨 세상 멀리 펴졌으면 한다고 말한다. 근데 거리를 나뒹구는 쉬운 마음이 되라니, 사람들이 그의 노래를 쉽게 듣고, 힘을 얻었으면 한다고 말하고 있는 걸까? 그럼 최정훈은 역시 성공한 듯하다. 지친 몸을 뉘며 쓰러지더라도 가슴만큼은 계속 뛰게 만들었으니.
머나먼 기다림에 대한 노래예요. 이런 걸 팬송이라고 한다죠? 고마워요.
전영록 선생님의 ‘종이학’ 가사 일부를 인용하였습니다. 허락해 주신 전영록 선생님, 이건우 선생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산뜻함과 생동감이 느껴졌어요
- 손뼉 치면 안 되나요?
- 음악을 음악대로 느끼려고 온 모임이지만 너무 <무빙>의 봉석이 테마곡이다
흔히 말하는 '팬송'이다. 기다려준 팬들에게 하고픈 말을 담은 노래이다. 또한 드라마 <무빙>에 삽입되어 각종 음원사이트에서 역주행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드라마 초반의 몽글몽글한 분위기와 어울려 좋은 선곡이었다는 반응이 많다.
너는 나의 메아리고
그런 마음 한 줌이야
때가 되면 내 마음에
축제처럼 열릴 거야
오 기다림은 저 별의 빛
우주를 건너온 그 한달음
최정훈에겐 팬들을 향한 마음이 될 것이고, 누군가에겐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노래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기다림과 사랑; 팬과 아티스트, 사랑하는 사람 사이의 공통점이 아닐까?
지치지 않고 싶은 마음에 대한 노래예요
- 나의 기도 내일도 아무렇지 않게 떠오를 희망 비웃을 힘을 주소서 이런 기도는 처음 들어보는데 자조적이면서도 희망을 놓지 않는 느낌이 마음에 들어요
- 비웃을 힘은 무엇인가
지치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나는 이 곡이 너무 많은 기대를 하지 않고 하루하루를 성실히 살아가는 태도를 노래하고 있다고 생각하였다. 아침에는 하루에 대한 과도한 기대를 하게 되고 밤에는 하루의 기대를 충족하지 못하여 부끄러움이 쌓인다. 아침과 밤의 사이, 영원한 새벽을 원하고 있다.
나의 기도
내일도 아무렇지 않게 떠오를
희망 비웃을 힘을 주소서
해가 지는 곳 따라 걷다 보면
그게 내 기쁨이어라
최정훈은 무엇을 원하고 있나. 하루라도 아무렇지 않게 하루를 시작하고 싶어 한다. 자신을 짓누르는 스트레스와 압박이 없는 하루를 살고 싶어 한다. 그 압박은 하루를 완벽하게 살아가리라 하는 희망. 최정훈은 그 희망을 비웃을 수 있는 힘을 원하는 것이다. 해가 지고 밤이 오기 전, 해 질 녘을 향해 걷는 게 최정훈이 생각하는 기쁨 아닐까?
거울 속 자신에게 말을 건네는 습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 거울을 보고 웃자!
- 내 얼굴이 심통이나 잔뜩 난 못난 어른일까 봐 무섭다 집에 돌아가면 거울을 봐야지 어릴 적 나의 미소를 봐야지
거울 속에 비친 나의 모습을 자신을 따라 하는 친구라고 재미있게 표현한 노래이다. 심통이 난 친구를 보고 웃어주니 따라 웃는다고 하며, 실실 대며 웃고 있는 바보를 보며 인상을 찌푸리니 덩달아 심통이 났다고 한다. 참 귀여우면서 재치 있는 표현이지 않은가!
The Velvet Underground와 The Beatles가 생각나는 드럼과 기타 전개는 왠지 모를 평온한 느낌을 선사한다. 금방이라도 루 리드와 존 레넌이 노래를 시작할 것만 같은 곡.
어울려 놀 만한 친구를 찾아보렴
혼자선 더 이상 견딜 수 없을 거야
이것이야 말로 최정훈이 자신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었던가. 왜 자신에게 이런 말을 해주고 싶었을까. 궁금해져만 간다.
여러분은 거울에 비친 친구에게 무슨 말을 해주고 싶은가요?
어릴 적 방 문 너머로 엄마와 선생님의 통화 내용을 엿들었어요. ‘우리 애는요, 사랑이 필요한 아이예요 덜 떨어져 봬도 알고 보면 멋진 애예요.’ 대충 이런 내용이었던 것 같아요. 어른이 된 지금, 누가 그렇게 내 편이 되어줄 수 있을까요.
- 아이의 장점을 보아줄 수 있는 부모님의 애정 어린 시선이 감동적이에요 교사가 되어서 저런 눈으로 학생들을 바라볼 수 있기를
멍청한 장난처럼
짓궂은 농담처럼
내 친구가 되어줘
늘 나를 향해 서 줘
곁에 있어줘
비겁한 변명처럼
어설픈 핑계처럼
나의 편이 되어줘
늘 나의 뒤에 서 줘
곁에 있어줘
내 친구가 되어줘
늘 나를 향해 서 줘
내 곁에 있어줘
우리도 한 때 이러했던 적이 있을 것이다. 그래도 우리를 사랑해 주고 이해해 주는 건 역시 부모님 밖에 없다. 누구는 안 좋게 볼 만한 행동들을 최정훈은 오히려 좋게 보고 있다. 이러한 긍정적인 생각을 할 수 있는 건 아마도 옆에 있어준 사람들이 그를 사랑으로 보듬어줬기 때문이지 않을까? 교사로서 우리는 아이들을 어떠한 시선으로 보아야 할까? 그리고 아이들을 어떻게 지도해야 할까? 늘 곁에 있어주는 친구 같은 교사, 나무처럼 항상 뒤를 지켜주는 교사, 해바라기처럼 늘 아이들을 향해 서있는 교사. 교사의 자세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곡이다.
내 고향 돌마로. 학교와 학원과 집 그런 것들 사이에서 밤마다 나와 속닥여준 아이가 살고 있는 곳. 돌아가고 싶은 마음에 대한 노래예요
- 투정 부리듯 찡얼대는 부분이 너무 좋네요.
- 돌마로가 어딘가요 너무 가고 싶어요
최정훈이 돌아가고픈 고향 돌마로를 생각하며 쓴 곡이다. 우리 모두 마음속의 돌마로가 한 곳쯤은 있지 않나?
엄마가 빨리 들어오라고 하는 곡의 첫 부분은 우리 모두를 초등학생으로 만든다. 나도 이 곡을 들으면서 내가 친구들과 같이 뛰놀던 놀이터가 생각났다. 어릴 적 기억은 왜 이리 아름답게만 느껴지는 것일까. 쓸데없이 따뜻하고 흐뭇해지는 곡이다. 이 곡을 듣고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진다면 언제든지 돌아갈 수 있는 곳, 돌마로로 우리 모두 돌아갈 때가 된 것이 아닐까?
언젠가 내가 잊힌다면
돌마로 이곳으로 오세요
깜찍하지 만은 않던 작은 내가 사는 곳
영원히 기다리고 있어요
전설에 대한 노래예요.
누구나 자신이 걸어온 그 길이, 돌아보면 전설처럼 남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곡.
치열하고, 뜨겁고, 격정적인 사랑에 대한 곡입니다.
- 가슴이 벅찬 노래네요..
- 페스티벌에서 들었던 때가 기억나요 낡은 흑백화면 연출 속에서 목에 핏대를 세우며 노래 부르던 잔나비의 모습이 아직도 잊히지 않는 곡...
- 앨범 아트? 저 그림이 노래랑 너무 잘 어울려요
- Save my Life~
일렉 기타와 스네어 드럼 사운드가 인상적인 강렬한 노래, 노래의 분위기처럼 격정적인 사랑을 노래하고 있다.
그댄 나를
사랑이라 불러 주오
그리되어 드리리 오늘 밤
나 그대의 품에 안겨서
입을 맞추고
Rock n' roll save my life
나를 사랑이라 불러주면 사랑이 되어드리겠다. 이보다 사랑을 잘 표현할 수 있는 말이 있을까?
언제나 끝이 기다리고 있을 시작. 그런 사랑의 순리를 알면서도 또 한 번 영원할 것처럼 속고야 마는 우리의 복잡한 마음에 대한 노래예요.
또다시 사랑이 찾아온다면 멋지게 속아봐요. 주저하는 연인들을 위해.
영원할 것 같던 사랑도 언젠가는 끝이 난다. 마지막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또 한 번 기꺼이 사랑에 속아 주려 하는, 청춘의 한 장면을 노래한 곡.
- 추억할 그 밤 위에 갈피를 꽂는다는 표현 너무 아름다워....
- 그녀가 떠오르는 노래입니다
- 예전엔 어른스러운 사랑 같다고 느꼈는데 지금 곱씹으며 들으니 젊고 뜨거운 연애 이야기 같네요
- 주저하는 연인들을 위해, 그 끝이 짐작되더라도 사랑하기를 멈추지 말라고 말하는 것 같은 노래
누가 뭐라 하더라도 단연코 잔나비 최고 히트 곡, 정말 모든 면이 완벽한 곡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이 곡의 가사는 사랑이란 감정의 모든 면을 쿡쿡 쑤시고 있다. 유재하는 <사랑하기 때문에>라는 음반을 통해 사랑의 모든 과정을 그려냈다면 최정훈은 이 곡을 통하여 사랑의 모든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폭풍 같은 사랑의 끝을 본 자만이 이해할 수 있는 잔잔한 사랑의 시작을 노래한 곡. 최정훈은 대체 어떤 사랑을 했길래 이렇게 아름다운 가사를 쓸 수 있던 것일까.
사랑의 아픔으로 사랑을 주저하는 사람들을 위한 사랑 장려 곡.
피고 지는 마음을 알아요 다시 돌아온 계절도
난 한동안 새 활짝 피었다 질래 또 한 번 영원히
그럼에도 내 사랑은 또 같은 꿈을 꾸고
그럼에도 꾸던 꿈을 난 또 미루진 않을 거야
사랑이란 얼마나 비정하면서 아름다운가. 사랑은 아픔만 주고 떠났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돌아온다. 그리고 나 역시 그것을 무시할 수가 없다. 다시 사랑이란 아름다운 구렁텅이에 빠지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인생이란 것은 참 너무한 것 같다. 그런데 어찌하겠나! 사랑은 너무 달콤하다. 어리석은 인간은 또다시 한 치 앞을 못 보고 순간의 행복에 불나방처럼 뛰어들고 말 것이다. 그래, 어쩌면 최정훈이 말한 것처럼 미련 남길 바엔 그리워 아픈 게 나을 수도 있다. 그리고 헤어질 때는 우린 서둘러 뒤돌지 말고, 마주 보던 그대로 뒷걸음치면서 서로의 안녕을 보면 될 것이다. 아... 나만 슬픈 것인가?
앨범 작업기 동안 불면증에 시달렸어요. 잠자는 일은 꽤나 어려운 기술이죠. 잘 자는 잠에 대한 노래예요.
- 잠들기 전에 듣고 싶은 곡이네요
- 이 노래 들으니까 침대에 눕고 싶어 졌어요..
- 오 잠이 올 듯 말 듯 몽환적이면서 신나는 듯 너무 좋은데요
- 잘 생각에 신난 제 모습 같네요
제목 그대로 잠을 잘 수 있어서 신난 마음을 노래한다. 웃기면서도 귀엽고, 공감되고... 포크/컨트리 사운드를 사용하여 평온한 느낌을 더욱 효과적으로 그려낸다... 아우 졸려... Zzzzz
비단옷을 입고
돌아온 고향 나의 침대여
손을 들어 환영해 주오
잠들자 신나는 잠
넋두리 같은 곡이에요.
- 가사가 이해하기 어려워요
- 신나는 잠에서 잠들려고 흥얼거린 멜로디가 꿈속에서 유령들이 부르는 노래가 된 것 같은 느낌이다
70,80년대 하드락 밴드들이 생각나는 기타 리프 오프닝에 의미를 도통 알 수 없는 가사들... 전형적인 락 음악이다.
넋두리 같은 곡이라... 진짜 아무 의미 없이 쓴 노래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끔 가사의 짜임새를 신경 쓰는 건 나쁜 꿈처럼 꽤나 불편하고 스트레스고, 짜증 나기 때문이다. 모처럼 신나는 잠에 들었는데 나쁜 꿈을 꿀 수는 없으니 말이다. 아니면 대중들에게 드러내고 싶지 않은 자신의 마음속 깊은 생각들을 난해한 상직적 표현을 이용하여 간접적으로 드러낸 것일 수도 있겠다 싶다. 하지만 해석은 부질없는 짓이다. 아사달 아사녀처럼. 어찌 됐든 강렬한 금관악기 소리와, 남성 코러스, 일렉 기타가 우리들을 나쁜 꿈을 꾼 것 처럼 신나는 잠에서 깨우고 있다.
아 부질없도다
아사달과 아사녀
아 저 달님도 방긋
어리석은 우리들
내가 지하 작업실을 좋아하는 이유는 지상을 그리워할 수 있기 때문인 것 같아요. 그런 마음에 대한 노래예요.
그 어느 노래보다 밝고 희망찬 노래입니다.
- 와 인트로 미쳤다ㅠㅠㅜㅠㅠㅜㅠ
- 밤바다에서 듣고 싶은 노래 같아요
- 여러분 무서우면 도망치세요
지하 작업실에서 지상을 그리워하는 노래이다. 하지만 결코 지하를 싫어하는 건 아니다. 무언가 갈망할 수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좋은가! 어둠으로 가득 찬 지하 작업실과 밝은 지상, 최정훈은 무엇하나 싫어하지 않는다. 지하에 있으면 지상이 그리울 것이고 반대로 지상에 있으면 지하가 그리울 테니까.
최정훈은 이 곡의 가사를 어떻게 쓰게 되었을까. 그의 생각의 과정이 궁금해졌다. 그래서 이 곡을 들으며 혼자 상상을 해보았다. 일단 이 곡에서는 빛이 없어져야 사람들이 일어난다. '밤의 나라'이다. 최정훈은 아마 이러한 판타지적 세계를 먼저 상상해보지 않았을까 싶다. '밝을 때 깨어나는 것이 아니라 밤에 일어나는 세상이 있다면?' 마치 '하늘이 땅이고 땅이 하늘인 세계가 있다면?'과 같은 발상으로 말이다. 그리고 그 세계를 점점 구체화시켰을 것이다.
밤의 나라로 가요
잿빛 담요를 두르고
온 세상이 다 함께 새까만 속
형형색색 발하면
눈을 눈을 감아라
무섭거든 도망치거라
현악기와 플루트의 조화는 화가의 붓이 되어 밤의 나라를 한 가닥, 한 가닥 섬세하게 그려낸다.
이 곡은 나와 내 친구들과 아버지께 바칩니다.
- Boys, be ambitious!
- 꿈 많았던 어린 시절이 생각납니다
- 너무 여운이 남는 곡...
우리는 우리는
어째서
어른이 된 걸까
하루하루가
참 무거운 짐이야
더는 못 간대두
이 곡에 대한 자세한 해설은 최정훈 블로그에 올라와 있다. 여기서 굳이 푸는 것보다 직접 읽어보는 게 나을 것이다.
https://m.blog.naver.com/junghoonzzang2023/223198069003
어른이 되어가는 그 과정 속에 있는 20대들을 위한 노래. 개인적으로 앨범에서 제일 아끼는 곡이다. 어째서 우린 어른이 된 걸까? 난 아직 어른이 될 준비가 안 되었는데. 어른이 된다는 것은 무엇일까? 우리는 어른이 되어야만 하는 것일까? 우리는 꿈과 책과 힘과 벽의 세상 속에서 살고 있는 듯하다. 이러한 세상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하는 것이냐!
이제야 나는 이 앨범에 대해 얘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왜 앨범의 제목이 전설인지 알 것 같다. 이 앨범을 알 것 같다는 건 아마 나의 것이 되었다는 의미일 것이다. 나의 것, 나의 인생에 온전히 녹아들었다는 말이다. 전설처럼 내려오는 어른들의 세상을 꿈꾸며 우리는 커가지만 막상 어른의 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 우리는 전설이 되어 버린 어린 시절을 그리워하는 것이다. 지상을 그리워하며 지하를 빠져나오지만, 뜨거운 밖에서 우리는 시원한 지하를 그리워한다. 아, 이 앨범이 나에게 해주고자 하는 말이 무엇인지 알 것 같다. 삶은 그리움의 연속이다. 더 좋은 삶, 더 좋은 인생, 우리는 끝없이 그리워하고 갈망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우리는 어느 순간, 지금 이 순간을 또다시 전설 처럼 그리워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매 순간 전설 속을 살아가는 것이다.
우리 인생은 전설이다!!
밤의 나라로 가요 잿빛 담요를 두ㅁ르고 온 세상이 다 함께 새까만 속 형형색색 발하면 눈을 눈을 감아라 무섭거든 도망치거라
밤의 나라로 가요 잿빛 담요를 두르고 온 세상이 다 함께 새까만 속 형형색색 발하면 눈을 눈을 감아라 무섭거든 도망치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