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9 장 고대 아시아 문명의 모순과 역설
동양의 고대 사상에서 비롯된 고대 아시아 문명의 모순과 역설을 설명하기 위해, 먼저 주요 사상들의 개념을 간단히 살펴보겠다.
유교
유교는 공자((孔子) 기원전 551-479년)에 의해 체계화된 사상으로, 인간의 도덕성과 사회적 관계를 중시하였다. 핵심 개념으로는 효, 인(인간애), 예(예절과 규범), 지혜 등이 있습니다. 유교는 인간 사회의 질서와 조화를 위해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것을 강조하며, 군군신신부부자자((君君臣臣父父子子) 군주, 신하, 부모, 자식 등 각자의 역할을 다함)라는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또한 상하 관계와 가족 중심의 윤리를 중시하며, 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이루기 위해 덕치를 강조한 사사이다.
도교
도교는 노자((老子) 기원전 6-5세기)와 장자(기원전 4세기)의 사상에서 발전한 철학으로, 자연과의 조화, 무위자연((無爲自然) 자연의 흐름에 따라 행동하는 것)을 중요시하였다. 도교에서는 인간이 자연의 법칙을 따르고, 인위적인 개입을 최소화하여 자연스러운 삶을 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도교는 또한 불로장생이나 영원한 생명을 추구하며, 인간의 자아를 초월하는 삶을 이상적인 목표로 삼았다.
불교
불교는 고타마 붓다((बुद्ध, buddha) 또는 불타(佛陀) 기원전 6세기경)에 의해 창시된 사상으로, 고통의 제거와 해탈을 목표로 하였다. 불교는 인간의 고통을 욕망(집착)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이를 없애는 방법을 제시합니다. 사성제(고통, 고통의 원인, 고통의 멸망, 고통을 멸하는 길)를 통해 고통의 본질을 파악하고, 팔정도를 통해 이를 극복하는 방법을 설명했다. 또한 무상, 무아, 윤회와 같은 개념을 통해 인간 존재의 본질과 우주적 진리를 탐구하였다.
인도철학
인도철학에서 베다(Veda)와 상파(Shankara)는 중요한 철학적 전통이다. 이들 각각의 주요 개념을 간단히 살펴보겠다.
베다(Veda)는 고대 인도에서 성스러운 지식과 가르침을 담고 있는 문헌을 일컫는다. 베다는 리그베다(Rigveda), 야주르베다(Yajurveda), 사마베다(Samaveda), 아타르바베다(Atarvaveda) 네 가지 주요 경전으로 나눠진다.
베다에서 가장 핵심적인 개념은 브라만(Brahman)이다. 이는 우주와 자연의 근본적인 실체이자 절대적 존재로, 모든 것의 근원이며, 영원하고 변화하지 않는 진리다. 브라만은 무한하고 초월적인 존재로, 모든 피조물과 현상 뒤에 있는 본질적 실체이다.
아트만(Atman)은 개별적인 "자아"나 "영혼"을 의미한다. 베다에서는 아트만이 브라만과 동일하다고 가르친다. 즉, "너는 바로 그것이다"(타트 탐 아시, Tat Tvam Asi)라는 명제로 표현되는 것처럼, 개별 자아는 궁극적으로 우주의 근본 원리인 브라만과 하나임을 주장한다.
베다에서는 인간의 행동이 미래에 영향을 미친다고 믿었다. 이 개념은 카르마(Karma)로, 선한 행동은 긍정적인 결과를, 악한 행동은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한다는 이론이다. 윤회(Samsara)와 연결되며, 사람의 행동은 사후생에 영향을 미친다고 하였다.
베다의 궁극적인 목표는 모크샤(Moksha), 즉 해탈이다. 이는 윤회의 고통에서 벗어나 브라만과 합일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모크샤를 얻기 위해서는 자신과 우주의 본질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요하며, 이는 진리 탐구와 영적 수행을 통해 달성된다.
상파(Shankara)는 8세기 인도 철학자로, 베단타(Vedanta) 철학의 대표적인 해석자로 알려져 있다. 상파는 아드바이타 베단타(Advaita Vedanta) 철학을 발전시킨 인물로, 주요 개념은 다음과 같다
"비이원론"을 의미하는 아드바이타(Advaita)는 브라만과 아트만의 완전한 일치를 주장합니다. 상파는 "브라만은 유일한 실체"이며, 모든 차별적 존재는 환상이라고 말한다. 즉, 우리의 감각이나 인식은 일시적이고 제한적인 것이며, 궁극적인 진리는 하나(비이원적)라는 관점이다. 그는 모든 다양성은 "마야(Maya)", 즉 환상에 불과하다고 설명한다.
상파는 세상에서 나타나는 모든 차이와 분별은 마야(Maya), 즉 환상으로 보았다. 우리가 경험하는 세계는 진리의 왜곡된 표현에 불과하고, 궁극적인 실체는 브라만 하나뿐이다. 마야의 존재를 이해하고, 그 본질을 파악하는 것이 해탈을 향한 첫걸음이다.
상파는 개별적 자아(아트만)와 우주적 자아(브라만)가 근본적으로 동일하다는 가르침을 무냐(Atman)라 하였다. 즉, 모든 개체는 본질적으로 브라만의 표현일 뿐이며, 아트만은 브라만과 전혀 다른 존재가 아니라 하나라는 점을 강조하였다.
상파는 깨달음(지식)을 통해 브라만의 본질을 이해하고, 마야를 넘어서서 무한한 존재인 브라만과의 합일을 이룰 수 있다고 가르친다. 바로 해탈과 깨달음이다. 이는 "깨닫는 것"을 통해 이루어지며, 명상과 지식의 습득이 중요하다.
베다와 상파는 인도 철학의 중요한 두 축을 이루며, 각기 다른 방식으로 인간과 우주의 본질을 탐구하고 있다. 베다는 브라만과 아트만의 일치를 강조하며, 카르마와 윤회를 중심으로 한 영적 진리를 추구한다. 반면 상파는 비이원론을 주장하며, 모든 분별과 차이를 마야로 보고, 궁극적인 진리인 브라만과의 합일을 목표로 한다. 이 두 철학은 인간 존재의 궁극적 목적과 우주의 본질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제공한다.
그럼, 동양의 세계관에 중요한 근간이 된 위 사상들은 어떤 모순과 역설이 존재할까? 동양의 주요 사상인 유교, 도교, 불교, 그리고 인도 철학에서 발생하는 모순과 역설은 그 사상들이 인간 존재와 우주의 본질을 탐구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각 사상은 이상적이고 최종적인 목표를 제시하지만, 그 과정에서 인간 존재의 복잡성, 현실적 조건, 사회적 관계 속에서의 갈등과 모순을 마주하게 된다. 아래에서는 각 사상의 주요 모순과 역설을 살펴보겠다.
유교의 모순과 역설
유교는 仁(인간애), 禮(예의), 孝(효)와 존경을 중요한 윤리적 가치로 삼으며, 가족과 사회 내 질서와 규범을 강조합니다. 그러나 유교는 개인과 집단의 조화를 중요시하면서도, 개인의 자율성과 자유를 제한하는 역설을 안고 있다. 사회적 규범과 가족 중심의 질서를 중시하면서도, 이러한 규범이 개인의 자유와 자아를 제약하는 모순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유교에서 주장하는 왕도 정치는 군주가 이상적인 통치를 해야 한다고 강조하지만, 실제 역사에서 유교적 이상은 종종 권력자의 독재와 결합되는 역설을 보였다. 왕의 도덕적 권위가 때때로 권력 유지의 수단으로 사용되었던 점이 그 예다.
유교는 인간관계에서의 이상적 도덕을 강조하지만, 현실적으로 그 이상을 완벽하게 실현하기는 어려운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효는 부모에 대한 절대적인 존경을 의미하지만, 부모의 부당한 요구나 부정적인 영향을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한 갈등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이는 도덕적 이상과 현실의 갈등에서 발생하는 모순과 역설이다.
유교는 사회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엄격한 계층 질서와 권위적 관계를 중시하지만, 이는 인간 개개인의 자유와 존엄성을 제약할 수 있는 모순을 내포한다. 군신(君臣), 부자(父子), 부부(夫婦) 간의 관계에서 권위가 강조되면서 개인의 권리가 억압될 위험이 존재한다. 이는 권위주의와 인간 존엄 간의 충돌로 발생하는 모순과 역설이다.
도교의 모순과 역설
도교는 자연(道)과의 조화와 무위자연(無爲自然), 즉 인간이 자연의 흐름을 따르며 자발적이지 않고 억지로 개입하지 않는 삶을 강조한다. 그러나 도교의 실천적 측면에서는 인간의 삶을 규명하기 위해 많은 제도와 철학적 체계를 제시하며, 이를 통해 도덕적 규범을 설정한다. 이러한 체계화는 자연스러움을 추구하는 도교의 핵심 철학과 모순을 일으킬 수 있다.
또한, 도교에서 불로장생이나 자연의 완전성을 추구하는 이상은 인간의 한계와 세속적 삶의 모순을 내포하고 있으며, 자연의 법칙을 거스르려는 시도가 역설적으로 인간의 고통을 증대시킬 수 있다.
무위(無爲)는 인간의 간섭을 최소화하고 자연의 흐름에 따르라는 가르침이지만, 실제로 무위를 실천하려는 인간의 의지가 필요하다. 즉, 무위를 실천하려는 의지 자체가 역설적으로 유위(有爲)로 변질될 수 있다는 점에서, 무위의 추구 자체가 인간의 자기 목적적 노력이 되며, 도교의 핵심 원칙과 상반되는 상황이 발생한다. 이는 무위와 인간 의지의 충돌이 드러내는 모순과 역설이다.
도교는 인간이 자연과 일체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인간은 본래 자연의 일부가 아닌 독립된 존재로서, 자연과의 분리된 상태에서 이를 추구할 때 모순이 발생한다. 자연의 도(道)를 따르라 하면서도 인간은 스스로 그 법칙을 이해하고 실천해야 한다는 점에서, 자연과 인간의 이원성 역설이 존재한다.
불교의 모순과 역설
불교는 고통의 소멸을 궁극적인 목표로 하며, 이를 위해 집착을 버리고 공(空)의 실체를 깨닫는 것을 강조한다. 이러한 사상은 고통의 극복을 목표로 하여 무소유, 무집착, 무상(모든 것은 변한다)을 강조하지만, 현실 세계에서는 고통을 피하려는 인간의 본능적인 욕구와 이상적인 무소유의 삶이 자주 충돌한다. 고통을 없애려는 마음이 오히려 더 큰 고통을 낳는다는 고통과 해탈의 역설이 나타난다.
윤회와 업의 개념도 모순적이다. 윤회는 끝없는 고통의 순환을 의미하며, 이를 끊기 위한 해탈의 길을 찾는 것이 불교의 중요한 목적이지만, 현실에서 이 길을 찾는 것은 매우 어렵고, 이를 위해 수행해야 하는 과정이 고통스럽다는 역설적 상황이 존재한다.
불교는 인간의 고통이 집착에서 비롯된다고 보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 무집착과 공의 개념을 강조한다. 그러나 해탈을 추구하는 노력 자체가 집착이 될 수 있어, 자기 노력이 역설적으로 고통을 계속 지속시킬 위험이 있다. 고통을 벗어나려는 과정에서 여전히 고통을 겪는 상황은 고(苦)와 해탈(解脫)의 역설적 관계를 보여줍니다. 결국, 고통과 해탈은 모순과 역설로 얽혀 있다.
불교에서는 모든 존재가 공(空), 즉 본질적 실체가 없다고 가르친다. 이는 모든 것이 상호 연관되어 있다는 개념인데, 공의 개념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본래적으로 실체를 구하는 집착으로 변질될 수 있다. 따라서 공과 집착, 공의 개념과 존재의 실체 사이에서 모순이 발생한다.
인도철학(특히 베다와 상파) 사상의 모순과 역설
베다와 상파에서 나타나는 철학적 사상은 인간이 궁극적인 진리를 찾는 과정에서 자아를 초월해야 한다고 가르친다. 그러나 자아를 초월하려는 노력이 때로는 자기 자신에 대한 끊임없는 집착을 낳을 수 있으며, 자아를 버리려는 시도가 오히려 자아에 대한 더 큰 집착을 일으키는 역설이 나타난다. 자아 초월의 노력이 자아 집착을 강화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또한, 인간 존재와 우주적 존재 간의 관계를 탐구하는 과정에서, 우주는 불변하고 영원하지만 인간은 한정된 존재라는 점에서 인간의 유한성과 우주의 무한성 간의 모순이 드러난다. 인간은 한정된 존재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주의 무한성과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철학적 역설이 존재한다.
브라만(우주의 근본 원리)과 아트만(개별 자아)의 일치를 강조하는 상파의 철학에서는 개체와 우주가 궁극적으로 동일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개체가 궁극적으로 하나라는 개념은, 개별적인 존재가 독립적이고 유일한 실체를 가진다고 믿는 일반적인 인식과는 맞지 않아 역설이 발생한다. 일체성을 주장하면서도, 개체성을 유지하려는 시도가 모순이 되는 것이다.
인도철학에서 마야는 현실의 왜곡된 모습으로 설명된다. 이 세계는 궁극적인 진리인 브라만에 의해 비춰지는 환상이기 때문에, 마야에서 벗어나 브라만을 깨닫는 것이 목표이다. 그러나 마야를 깨닫기 위한 지식이 마야 안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이를 깨닫는 과정 자체가 마야의 일환이 되는 역설이 존재한다. 마야에서 벗어나 진리를 깨닫는 것이 목표지만, 그 과정 자체가 마야의 일부로 존재하기 때문에 역설적인 상황이 발생한다.
동양의 주요 사상들은 자연, 인간, 우주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제공하지만,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순과 역설은 인간 존재와 사회, 세계에 대한 이해를 더욱 복잡하고 다층적으로 만드는 경향이 있다. 유교, 도교, 불교, 인도철학은 각각 궁극적인 목표나 이상을 제시하면서도, 실천 과정에서 발생하는 갈등과 모순을 직시하고 있다. 이러한 특성은 동양 철학이 현대 사회와 여전히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우리에게 중요한 통찰을 제공하는 이유 중 하나이다. 이처럼 동양의 고대 사상에서는 인간과 사회, 자연과의 관계에서 다양한 모순과 역설이 존재한다. 이러한 모순은 단순한 문제를 넘어서, 그 안에서 균형을 찾으려는 노력과 사상의 발전을 이끈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며, 오늘날까지 깊은 철학적 탐구와 교훈을 제공한다.
지금까지 서양과 동양의 역사적 유산과 사상을 간단하게 살펴보았다. 이는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사회 및 정치 체제의 뿌리가 되는 중요한 원천이 되었다. 고대 사회에서 등장한 정치적 원칙과 제도들은 여전히 현대 사회에 깊은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그 안에서 드러나는 모순과 역설을 통해 현재의 정치 체제를 보다 명확히 이해할 수 있다. 특히, 고대의 정치적 실험들이 현대 사회의 기초를 형성했음을 인식하면서, 우리는 오늘날의 사회적 갈등과 정치적 대립을 어떻게 해결할지 고민하게 된다. 이제 이러한 모순과 역설이 사회 및 정치 체제에 어떻게 반영되었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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