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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odinni Jun 26. 2023

신입 기획 포트폴리오 한 끗차이를 만들어주는 팁

서비스 기획자로 취업 준비를 하면서 부트 캠프 교육을 마치고, 그 누구보다 열정이 가득했던 시절이었다. 다양한 채용 공고를 살펴보던 중, 정말로 나와 잘 맞는 스타트업을 발견했다. 


"아웃도어 취미만 있으면 덕업 일치 어렵지 않아요", "고객이 원하는 아웃도어 경험을 디자인한다"라는 그들의 팀 문화를 소개하는 문구와 미션을 보면서 이 서비스와 팀에서 내 열정과 애정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채용 직무도 프로덕트 매니저(PM/서비스 기획)로 내가 원하던 직무였다. 하지만 문제는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단 3일이었다. 이제부터는 내가 어떻게 하면 지금 뿜어져 나오는 열정과 애정을 전달할 수 있을까 고민하기 시작했다.




정해진 지원서 형식이 없어서, 자기소개서와 포트폴리오를 제출하기로 결정했다. 자기소개서에는 지원 동기와 유사 경험, 역량을 약 3,000자 정도로 작성했고, 포트폴리오에는 부트 캠프에서의 프로젝트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 이 포트폴리오를 통해 나의 열정을 보여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약간의 걱정을 가지고 스타트업의 앱을 다운로드했다. 서비스 기획, PM으로서의 역량을 보여주는 동시에 내가 얼마나 당신의 회사에 관심이 있는지를 어필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1. 비즈니스 모델 분석

2. 서비스 프로세스 분석

3. 가설 수립

4. 리서치 조사

5. 문제인식 & 해결책

6. AS-IS & TO-BE (스토리보드)

7. 가설검증을 위한 Metric


위와 같은 순서로 포트폴리오 10장 정도의 분량을 만들었다. 4번, 5번이 어려웠는데 실제 앱 내부 데이터, 유저들 행동을 분석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유사한 또는 경쟁사의 서비스를 조사하거나 내가 그 서비스의 고객이라고 가정하고 진행했다. 이렇게 마감일 바로 전날까지 포트폴리오에 시간을 쏟으며 지원서 버튼을 누르고 최선을 다해서 후회는 없다는 생각으로 결과만을 기다렸다.



지원서를 제출하고 3일 정도 후에 연락이 왔지만 아쉽게도 결과는 탈락이었다. 하지만 탈락 결과 글 아래에는  보내주신 포트폴리오가 매우 인상 깊어서 간단한 커피챗을 나누고 싶다는 의사를 담은 내용이 함께 있었다. 나에게 충분히 큰 의미를 줬다. 물론 합격 소식이 가장 기뻤을 테지만 나의 열정과 진심이 잘 전달되었다고 느껴졌다. 커피챗 당일만 기다리며 어떤 대화를 할지 기대하고 있던 나는 시간을 착각하는 바람에 어처구니없게도 30분이나 지각을 하게 됐다. 그럼에도 대표님은 흔쾌히 만남을 응해주셨고 기존에 예정된 30분 정도의 시간이 아닌 1시간이나 대화를 나누게 됐다.


탈락에 대한 이유를 말씀해 주시면서 대화가 시작됐다. 아무래도 스타트업 특성상 어느 정도 경력을 지닌 올라운드 플레이어가 필요하다는 이유였다. 그럼에도 나의 열정과 관심이 잘 느껴졌고 여타 지원자들 속에서 가장 눈에 띄었다고 하셨다. 다른 회사에 지원할 때도 이런 모습을 보이는 것이 좋고 지원할 때 다른 지원자들도 본인들이 정성을 기울인 모습을 어필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해주셨다. 그리고 나서는 지원자가 아닌 이 서비스의 사용자로서 어떤 점을 기대하고 있는지, 어떤 서비스로 발전해나갔으면 좋겠는지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커피챗을 통해서 대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사람은 정말 대단하구나라는 감정이 가장 컸다. 그 이유는 나와 같은 지원자에게 직접 커피챗을 제안하고 대화를 나눠서 인사이트를 얻으려고 하는 자세와 마인드에서 느껴지는 그 사람의 깊음을 가늠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이었기에 이와 관련된 고민에 대해서 많은 질문을 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나와 같은 직무 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며 여러 조언 중에 기억나는 것을 적어보려고 한다. 


"요즘 회사를 판단할 때 연봉, 워라밸, 복지, 네임밸류 등 여러 가지 조건을 고려하는데 회사에서 내가 어떤 일을 맡게 될 것인지를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했으면 좋겠어요. 연봉, 복지 등 엄청난 차이가 아니라면 100만원, 200만원으로 너무 고민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학생의 신분을 벗어나서 직장인 또는 사업자로서 출발하는 것은 지금까지 걸어온 길과 마찬가지로 어려움이 등장할 텐데 처음이 오르막길이었다면 그 뒤에는 그것보다 살짝 높은 언덕 그 뒤에는 더 높은 산이 나올 것이고 계속해서 그런 것들을 극복한다면 처음 고려했던 연봉, 복지 등등은 부가적으로 따라올 거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회사에 만약 들어간다면 저 사람처럼 되고 싶다. 저 사람처럼 일하고 싶다는 생각을 들게끔 하는 사람을 찾으세요. 그런 사람이 없고 회사에 발전이 없어 보인다면 다른 회사를 찾아보는 것도 좋고 본인이 그런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노력했으면 좋겠어요. 이직이 어려운 이유는 회사에 안주하게 되기 때문인 것 같아요. 끊임없이 성장을 추구한다면 어디서든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거예요"


앞으로 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저런 말들을 공감하고 기억할 때가 올 텐데 지금 이 글에 담긴 나의 마음이 그때에도 똑같이 남아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 글을 읽는 누군가도 나와 같은 울림과 동기를 얻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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