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를 다닌 지 정확히 세 달째 되는 날이다. 사실 출근 시작일로부터 2주 뒤 사수가 사라졌다. 사수가 떠나기 전에는 걱정이 많이 됐는데 그런 말이 있지 않은가 회사는 어떻게든 굴러가는 곳이라고 역시나 무난하게 잘 흘러가고 있다. 그래서 세 달째 되는 오늘, 어떻게 하면 사수도 없는 내가 스타트업에서 레벨 업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얻은 방법을 공유하고자 한다.
1. 사내 위키를 나의 사수로 만들자 !
신입으로 일하면서 가장 많이 질문했던 내용은 '왜' 이 일을 하는 건가요? '어떻게' 이런 방향으로 정해진 것인일까요? 였다.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 일을 하게 되면 결국 효율성이 떨어지다는 생각과 순수한 궁금증을 가지고 계속 의문을 품었던 것 같다.
이제는 사수가 없는 상황이니 바로 대표님께 물어봐야하는데 난이도가 꽤 높았다. 분명 업무 인수인계도 받았 는데 질문을 하면 일을 못하는 것처럼 비춰질까봐 걱정되었다. 그래서 내가 찾은 방법은 '사내 위키'를 들여다보는 것이었다. 과거 회의록이나 문서를 보면 구두로 전달되는 것보다 어쩌면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대화에서는 전달하는 사람이 알고 있는 지식을 전달하기 때문에 알게 모르게 생략되는 내용이 있을 수 있을 수 있지만, 문서는 모든 정보를 제공해 준다.
이런 방법은 아마 스타트업에 적용하기 좋을 것 같다. 대기업 같은 경우는 워낙 양이 많다 보니 자기가 소속된 팀이나 부서에 대한 위키만 찾아도 충분히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위키를 들여다보면서 업무와 관련된 부족한 히스토리를 파악하니 업무 방향성을 쉽게 잡을 수 있었다. 또한, 갑자기 질문이 들어와도 "어.. 그 문제는 이렇게 결정된 걸로 알고 있습니다"로 당당하게 대답할 수도 있을 것이다.
2. TIL을 작성하자 !
TIL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들어봤을 것이다. 또한, 여러 채널에서 TIL 잘 쓰는 법, 템플릿을 공유해 주고 있어접해보거나 써본 사람도 많을 것이다. TIL을 작성하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목적은 '회고'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TIL을 쓰는 다양한 스타일이 있지만 나는 딱 세 가지의 내용으로 쓰고 있다. '잘한 점', '개선할 점', '배운 점'이다.
'잘한 점'에는 어떤 상황에서 어떤 행동을 했는지 기록하는 동시에 칭찬을 담아야 한다.
'개선 점'에는 겪은 문제나 어려움, 그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행동을 적는다. 또는 어떤 액션을 통해 이를 해결일 것인지를 적는다.
'배운 점'에는 어떤 것을 배웠고 그 배움을 적고 싶은 이유가 무엇인지를 적는다.
이렇게 적어 보면 어려워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쉽다. 중요한 한 가지 팁을 추가하자면 퇴근 길에 작성하는 것이다. 퇴근길에 기분좋게 유튜브를 보거나 노래를 들으면서 휴식을 취하고 싶지만 사실 퇴근 길 대중교통 안에서 작성할 내용이 제일 잘 떠오른다. 신기하게도 집에 도착하고 자기 전에 쓰려고 하면 잘 떠오르지 않는다. 그리고 TIL의 T가 Today의 약자이긴 하지만 우리는 챌린지를 하는 것이 아닌 '회고'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꼭 매일매일 쓰지 않아도 괜찮다는 생각이다. 사소한 일이라도 기록하는 것은 물론 좋지만 TIL '매일' 쓰겠다는 것에 초점이 맞춰지면 억지로 쓰게 되고 '회고'의 힘이 약해질 수 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출근길에 내가 썼던 TIL을 읽어야 한다. 특히 월요일에 이것을 하면 효과가 좋다. 업무를 상기시켜면서 무슨 일을 해야 하지 고민하는 10~20분의 '멍 때리는 시간'을 줄여줄 수 있다. 또한, 어제의 업무를 연장하는 날이라면 어제보다 더 효율적이고 질 높은 업무를 할 수 있을 것이다.
3. 회사의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자 !
회사의 간식, 비품 등의 자원을 아낌없이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미리 말한다. 우리 회사에는 IT 직무에 종사하는 사람이 읽으면 좋을 책들이 무수하게 쌓여있다. 그래서 나는 이 책들을 틈틈이 읽어보자는 목표를 세웠다. 회사 복지 중에 도서 구매비 또는 자기 계발비를 지원해 주는 곳이 있다면 그것을 최대한 활용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회사에서 퇴근할 때 책을 가져가거나 아침에 잠깐이라도 책을 읽으면 주변에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 팀원 모두가 성장하는 선순환을 만들 수 있다.
이 외 회사의 자원은 툴이라고 생각한다. Figma와 같은 툴은 쉽게 접할 수 있지만 그 외에 Jira, Asana 등 협업 툴은 혼자서 써보고 익숙해지는 데는 어려울 수 있다. 그러므로 회사에서 다양한 툴을 써보면서 툴에 익숙해 지는 것이 중요하다.
요즘은 Job의 시대가 아닌 Career의 시대라고 한다. 특히 IT 기업에서 일하는 사람이라면 빠르게 산업 트렌드가 변화하는 것을 느낄 것이다. 우리는 개인의 성장을 위해 노력하며, 꾸준히 성장하는 Career를 그리기 위해 일상 속에서 성장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