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많은 브랜드가 있다.
멋있는 브랜드도, 짜친 브랜드도, 성공한 브랜드도, 실패한 브랜드도...
그러나 실무자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나는 세상의 모든 브랜드를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 것 같다.
정말 '멋있는' 브랜드와 '멋부리는' 브랜드.
멋있는 브랜드는 말 그대로 가만히 있어도 멋이라는 것이 넘치는 브랜드이다.
사람으로 치면 마치 청바지에 흰 티셔츠만 입고 있어도 멋이 나는 그런 말도 안되게 어려운 것이라고나 할까?
자신만의 가치와 색깔, 이미지를 지속적으로 정교하게 만들어 나갔기 때문에
트렌드라는 것이, 시장이 어떻게 바뀌든 그것을 그저 선택의 문제로 만들어 버린다.
어떤 트렌드를 입어도 멋있는 브랜드는 자신만의 멋을 낸다.
심지어 자신들이 걸어왔던 길이 트렌드가 되기도 한다.
멋부리는 브랜드는 피나는 노력을 하지만, 결국 겉만 번지르르한 브랜드이다.
세상에 온갖 수식어, 현존하는 모든 트렌드의 각종 요소들을 차용 하였지만 그것들은 그저 냉장고 문을 빼곡하게 채우는 여행 기념 자석 마냥 어울리지도, 제 역할을 하지도 못한 채 그저 간신히 붙어 있는 모습이다.
이 브랜드는 트렌드를 따라 자신들의 기조를 밥 먹듯 바꿔나가기 때문에, 지속가능하지 않는다.
몇 년이 지나면 흑역사라고 부를만큼, 그들이 제공한 서비스나 제품에 대한 가치는 0에 가깝게 되기도 한다.
멋부리는 브랜드는 멋있는 브랜드를 따라한다.
뒤 늦게 트렌드를 따라가려고 하면, 사실 시간과 돈이라는 자원이 투여되게 된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그 어떤 축적효과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 투자는 실패에 가깝다.
스타트업부터 대기업 브랜드까지, 다양한 브랜드를 경험하며 깨달은 점은 결국, 브랜드 스스로 멋을 내며 발광 하려면 트렌드가 아닌 브랜드 그 자체를 바로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브랜드를/ 비즈니스를 시작하면서 이를 세팅하느냐,
아니면 보다 더 기민하고 가뿐하게 비즈니스를 시작하여 성공궤도에 안착시킨 후 브랜드를 정비하느냐.
결국 시점의 차이일 뿐 장기적인 존속을 꿈꾸는 브랜드에게는 이는 필수적인 과정이다.
브랜드 자체의 체력을 키워야 한다.
트렌드는 결국 입혀지는 껍데기일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