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여중학교에 갔다.
글쓰기 세미나를 진행하고 이어서 동기부여 강연을 했다.
하루 종일 주구장창 친구들에게 외쳐댔다.
“하고 싶은 일을 하세요 여러분들! 공부라는 건 수단에 불과해요!”
하지만 나는 친구들이 하고 있을 실질적인 고민들을 알고 있었다.
왜냐면 나도 그맘때 하던 고민이었으니까.
세상이 흘러가는 대로 공부만 하기보다는, 하고 싶은 일들을 하라는 멋스런 말들은 그맘때도 분명 있었다.
어린 나는 감동을 받았으나, 이내 실질적인 문제에 부딪혔다.
‘그래서… 그런데… 내가 하고 싶은 게 대체 뭐지?’
‘TV에 나오는, 인터넷에 떠도는, 하고 싶은 일을 해서 행복하다는 사람들… 대체 어떻게 저런 꿈을 찾는 거지? 어떻게 하면 나도 저런 멋진 꿈을 찾을 수 있지?’
무언가 가슴속에서 꿈틀댔지만 그 마음이 어디로 향해야 할지 알 수 없었기에, 꿈틀댐은 얼마 안 가 사라졌다.
그렇게 어렸던 나는 한참을 헤맬 수밖에 없었다.
강연이 끝나고 Q&A시간이 시작되기 전 쉬는 시간, 내게 다가와 감명받았다 말하는 친구들.
내가 물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라고 했는데, 꿈을 이미 찾은 친구 있어요?”
갑자기 어떤 죄라도 지은 듯, 서로 눈치만 볼뿐 아무도 말을 꺼내지 못했다.
안타까웠다.
내가 바로 그랬었으니까.
그래서 한참을 헤매다 돌아와야만 했으니까.
쉬는 시간이 끝나고 Q&A 시간이 시작되었다.
질문은 받을 필요가 없었다.
이미 받은 것이었으니까.
도리어 내가 질문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라고 했는데, 혹시… 꿈을 이미 찾은 친구 있어요?”
70여 명 중 두 명 정도 손을 들고 나머지는 할 말을 잃은 듯했다.
두 명의 친구는 나를 똑바로 바라보았고, 다른 모든 친구들은 나를 바라보지 못하고 손을 든 두 친구만을 바라보았다.
거기에는 죄책감도 있었고 부러움도 있었다.
할 말을 잃은 친구들을 대신해, 내 질문에 대한 답변을 내가 시작했다.
“
하나 알려줄게요 여러분들.
꿈은요, 찾는 게 아니라 ‘찾아지는’ 거예요.
내가 글을 쓸 때 좋은 글을 써야지 하고 밑도 끝도 없이 앉아있으면, 몇 시간을 헤매도 마음에 차는 글이 써지지 않아요.
반면에 일상을 살다가 ‘어? 이거 봐라?!!’ 하는 소재가 생길 때, 그때 그걸 가지고 않으면 삼십 분도 채 되지 않아서 멋진 글이 나와요.
꿈도 마찬가지예요.
찾아야지 한다고 쉽게 찾아지는 게 아니에요.
관심을 가지고 나의 삶을 살다 보면, 세상을 눈여겨보다 보면, 어느 순간 ‘어? 이거?!!’ 하는 게 생길 거예요.
꿈은 그렇게 ‘찾아지는’ 거예요.
"
강연 문의lighter.lee@kaka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