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밤의 꿈> 두 번째 이야기
안녕, 내 이름은 닉 보텀이야. 옷감 짜는 일이 내 직업인데, 연극 무대에 서는 것도 좋아해. 어느 저녁이었어. 나와 친구들은 연극 연습을 위해 숲 속에서 모였어. 곧 있을 공작님 결혼 축하 공연에 올릴 건데, 조용히 연습할 곳이 필요했거든. 그런데, 연습 도중 참 이상한 일이 벌어졌단다. 퍽이라는 장난꾸러기 숲 속 요정이 내 머리를 당나귀 모습으로 바꿔 놓았던 거야. 나는 그런 줄도 모르고 있었지만, 내 모습을 본 친구들은 놀라서 다 도망갔어. 더 신기한 일은 마침 잠에서 깬 숲 속 요정 여왕이 글쎄 내 모습을 보자마자 반해버린 거야.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요정 왕이 골탕 먹이려고 요정 여왕에게 마법을 걸었기 때문이었어. 요정 여왕은 나를 마치 숲 속 왕처럼 대했고, 부하 요정들을 시켜 내 시중을 들게 했단다. 나는 모든 것이 어리둥절했지만, 나쁘지는 않았어. 아니, 기분이 정말 좋았지. 내가 원하는 것을 말하면 다 들어줬으니까. 아쉽게도 요정 여왕에게 걸렸던 마법은 풀렸고, 요정 퍽도 내 모습을 원래대로 돌려놨단다. 나와 친구들은 공작님의 결혼식 축하 공연을 무사히 마쳤지. 숲 속에서 요정 여왕과 사랑에 빠진 것이나 요정들이 시중들던 것이 실제로 일어난 일인지 내가 잠깐 꿈을 꾼 것인지 아리송하지만, 그 일을 떠올리면 기분이 좋아지고 행복해져. 힘들게 옷감 짜는 일을 하면서도 기분이 좋아져서 흥얼거리게 되고. ‘꿈이어도 좋아!’하고 속으로 외치곤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