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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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의 다양한 환경에서 쌓은 경험, 현재의 노력과 미래를 위한 도전과 관점까지, 의료인의 시선에서 바라본 의료계의 다양한 이야기를 폭넓게 다루고 나눌 수 있도록 하는 대담 형태의 인터뷰 콘텐츠.
이번 ‘의사의 시선’ 4화에서는 ‘따뜻한 의사’ 김선만 원장님을 만나 보았습니다.
원장님께서는 한 곳에서 20년 동안 병원을 운영하셨고, 환자와 충분한 소통이 되도록, 더 나은 결과가 나오도록 고민하는 분이셨는데요. 올해 강연, 국제 컨퍼런스 개최, 암면역센터 개원까지 바쁜 일상을 보내고 계시는 와중에 원장님이 생각하시는 가치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가치 있는 삶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는 시간인 동시에 환자와 사람에 대한 원장님의 따스한 시선을 느낄 수 있었는데요. 김선만 원장님의 시선에 귀 기울여 보겠습니다.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수원시 화서동에서 환자를 보는 연세가족사랑의원 원장 김선만입니다. 응급의학과 전문의로, 대한응급의학의사회 고문으로도 활동하고 있고, 대한개원의협의회에서는 상임이사를 맡고 있습니다. 올해부터는 개원의를 대상으로 대전, 대구, 강릉, 수원, 광주, 부산까지 전국을 돌면서 강의를 했습니다. (웃음). 또 2022 IVRA 국제 의료 컨퍼런스에서 부위원장을 맡았고 큰 관심 속에 잘 마무리되었습니다. 최근에는 암면역센터의 개원을 앞두고 있어요. 규모가 있는 센터다 보니 바쁘게 보내고 있습니다. 그 밖에도 헌정회 자문위원, 충청남도 보건헬스케어 자문위원을 맡고 있습니다.
올해 특히 바쁘셨을 것 같아요. 개원 예정인 암면역센터는 어떤 곳인지 설명해주세요.
대형 대학병원을 기준으로 기존의 암치료는 수술, 방사선치료, 항암제를 근간으로 한 치료자 중심의 치료를 하고 있어요. 이 중 방사선 치료나 항암제 같은 경우는 정상 조직에도 영향을 줘서 상당한 부작용이 있거든요. 특히 환자의 컨디션이 악화되고 면역력이 저하되는 등, 삶의 질 자체가 떨어지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명을 연장한다는 최우선 목표 아래, 삶의 질이 고려되지 않는 거죠.
반면, 개원예정인 암면역센터 '아미랑'은 암면역치료를 통해 환자의 컨디션과 면역이 좋아지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온열치료, 자연치료 및 영양수액 등을 통한 면역증진치료를 하는 곳입니다. 기존 암 치료의 효과를 증진시키는 역할도 기대할 수 있죠.
암 발생에 대한 이론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중요한 건 면역입니다. 매일 수 천개의 암세포가 생기고 있어요. 우리 몸의 면역이 제대로 활동한다면 그 암조직이 커지지 않겠지만 면역이 약해지면 고형암으로 발전할 수 있죠. 이에 대한 치료 방법으로 고주파 온열치료나 고용량 비타민 C 치료 등을 사용하고 면역 증진이 되는 습관을 환자에게 심어, 훨씬 효과적으로 암을 치료하고 재발을 막기 위한 치료를 하는 공간이 될 겁니다.
개원을 앞두고 가장 집중하시는 일이 있다면요?
우선, 아미랑에 근무하게 될 의료진들이 암 환자를 제대로 진료할 수 있는 수준으로 가도록 교육과 논문을 리뷰하고 있고요. 규모에 맞고 함께 할 수 있는 인력들을 채용하고 교육하는 데 힘을 많이 쏟고 있습니다. 또, 고주파온열치료 중심의 암환자 관리 프로토콜을 만드는 데도 집중하고 있습니다.
개원을 앞두고도 계시지만 개원의를 위한 강의도 하시는 데, 병원을 운영하실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있다면요?
개원을 하게 되면 결정하고 신경 써서 구축해야 할 게 참 많습니다. 우선 경영에 있어서는 진료의 퀄리티가 높을 수 있도록 근무하는 의사와 정기적으로 세미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의료는 서비스라는 관점에서 조금 더 양질의 진료를 제공할 수 있도록 프로토콜을 마련하고 정기적으로 직원을 교육하고 있고요.
사실 환자와의 라포 형성이 중요한 건 모든 의료진이 공감하죠. 저는 친절은 기본이라고 생각하고, 환자와 충분히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신경 씁니다. 개원을 하게 되면, 진료만 생각할 수 없죠. 예약 시스템을 구축해서 환자의 불필요한 대기시간을 줄이고, 진료 후에는 환자의 만족도나 불편사항을 체크해서 개선하고 있습니다. 신경 쓸 게 너무 많다고 생각하기보단 조금 더 편하게 진료를 보러 오는 것도 모두 환자와의 라포 형성 과정에 포함된다고 생각합니다.
환자에 대한 섬세한 배려가 느껴지네요. 원장님께서는 어떤 의사가 되고 싶으신가요?
의사로서는 환자 편에 서서 제대로 된 의료를 하는 의사가 되었으면 합니다. 제가 가장 존경하는 분은 아버지와 유일한 박사님이세요. 저도 죽기 전에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고 싶어요. 사회에 도움이 되는, 기여할 수 있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세상은 저 혼자 사는 게 아니잖아요. 제가 이렇게 병원을 꾸려 나갈 수 있는 것도 내 주변에서, 사회에서 도움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사회에 기여하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지금도 지역사회 활동을 하고는 있어요. 개원 초부터 매년 인근 학교 2곳에 각 2회씩 장학금을 전달합니다. 인근 노인정에서 행사가 있을 경우는 찬조하기도 하고요. 환경 등으로 불안장애가 있었던 친구를 오랜 기간 멘토링 하기도 했죠. 햇수로 6년째네요. 예전처럼은 아니지만, 성인이 된 지금도 주기적으로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진료비의 납부가 어려운 가정을 대상으로 공적 기관의 협조를 받아 무상진료를 하기도 하고요. 사회에 도움이 되는 가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원장님께서는 더 좋은 의사가 되기 위해 노력하시는 게 있을까요?
일반적으로 의사하면 똑똑하고 다 알고 있는 사람으로 생각하곤 하죠. 하지만 제가 현재 알고 있는 지식은 아주 조금에 불과합니다. 저의 진짜 스승은 환자예요. 환자와의 진심 어린 소통과 의사로서 환자를 정말로 나아지게 하려는 열정, 이 두 가지를 잊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새로운 이론이나 지식에 대한 습득을 게을리하지 않도록 신경쓰고 있습니다. 다른 분야도 그렇겠지만 의료분야도 새로운 지식과 연구성과들이 빠르게 쏟아지고 있습니다.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 쉽지는 않은 일이고 모든 것을 따라갈 수도 없죠. 그래도 최소한 트렌드는 쫓아가야 한다고 생각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 의학이라는 학문은 종합예술에 가깝습니다. 의료행위라는 기술적인 부분도 있지만 환자를 대하는 데 인문학적인 소양도 상당히 중요하죠. 그래서 요즘엔 철학이나 역사 공부를 하면서 인문학적인 소양을 높이려고 합니다.
다방면으로 노력하시는 게 느껴집니다. 원장님께서는 미래의 의료는 어떤 모습일 거라고 생각하시나요?
의사는 사실 환자 안에 있어요. 환자가 스스로 치료행위에 참여해야 병을 고칠 수가 있습니다. 요즘은 워낙 다양한 정보들이 쏟아져 나오고 사람들은 그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가 있어요. 진위여부는 확인하지 못하고요. 미래에는 그 정도가 더 심해질 겁니다. 그래서 환자가 똑똑해져야 하는 상황이 될 거예요.
그리고 인공지능은 더더욱 의료와 밀접해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판단을 내리는 용도는 아닐 거예요. 그래서 미래에는 인공지능이 환자의 판단에 도움을 주면 좋겠습니다. 환자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거죠. 치료여부를 결정하거나 2가지 이상의 치료 방법 중 어떤 치료를 선택할 것인지 등 환자가 결정해야하는 일이 있을 때 인공지능이 환자 상황에 맞게 맞춤 분석 결과를 보여주는 방법으로요. 예를 들어 암 말기 환자가 어떤 치료를 받는다고 했을 때 이 사람에 대한 정보를 넣으면 몇%의 가능성이 있는지, 치료했을 때 예상되는 비용, 부작용 가능성, 치료 후 삶의 질에 대한 지표 등의 정보를 받을 수 있는 거죠. 환자가 체크할 수 있는 다른 수단이 더 생기는 겁니다. 결국은 최선의 판단을 할 수 있게 환자와 의사, 인공지능까지 모두가 노력하는 그런 모습을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학생 때 봉사서클에서 고아원으로 봉사를 나간 적이 있었습니다. 저는 그게 진짜 봉사일까 라는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내가 이 아이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나 라는 생각이요. 지금 하고 있는 지역사회활동을 비롯, 멘토링을 하게 된 것도 그런 생각들이 쌓여 실행하게 됐죠.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저는, 막 성인이 되었지만 아직은 어린 고아들을 돕는 기관을 세우고 싶습니다. 법적으로 성인이 되면 적은 보조금을 가지고 사회에 뚝 떨어지는 아이들에게 울타리가 되어주고 싶어요. 옆에 있어 준다는 것, 봐주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힘이 되고, 한 번 더 생각하게 되거든요. 안전한 공간을 제공하고 지켜보면서 아이들이 나쁜 길로 빠지지 않고 성실한 사회의 일원으로 적응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싶습니다.
사회에서 훌륭한 일을 하고 계신 분들의 참여를 독려해서 함께 가치 있는 일을 해 나가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에이던트에서 만난 의사선생님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환자에 대한 열정과 의지가 느껴지곤 합니다. 특히 김선만 원장님의 시선 속에는 늘 환자가 있었는데요. 삭막하고 날이 서있는 세상에서 이러한 따스한 선생님들의 모습이 환자에게 조금 더 잘 전달되길 바라게 됩니다.
소속, 과목, 활동 등 제각기 다른 환경 속에서, 공통된 시선과 또 다른 시선을 통해 더 나은 의료를 위한 발걸음을 내디딜 수 있도록 에이던트가 돕겠습니다. 시선을 공유해주신 김선만 원장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