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AIdant Sep 07. 2022

EP.2 내과 전문의 송태호

의사의 시선

TITLE [View: 의사의 시선]


각자의 다양한 환경에서 쌓은 경험, 현재의 노력과 미래를 위한 도전과 관점까지, 의료인의 시선에서 바라본 의료계의 다양한 이야기를 폭넓게 다루고 나눌 수 있도록 하는 대담 형태의 인터뷰 콘텐츠.



이번 ‘의사의 시선’에서는 ‘동네 의사’ 송태호 원장님을 만나 보았습니다.


송태호 원장님은 내과 전문의로 ‘송내과의원’을 운영 중이시고, 조선일보에서 ‘동네 의사 송태호의 진료일기’라는 칼럼을 오랜 기간 연재하셨습니다. 흡입력 있는 글솜씨로 많은 독자들의 관심을 받으셨죠. 최근엔 유튜브에서 만성질환, 건강검진 정보 등 유익한 의학 정보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적극적으로 환자와 소통하며 정확하고 올바른 지식을 알리고 계시고, 앞으로 더 많은 분들께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고 싶다는, 사려 깊고도 확고한 신념을 느낄 수 있었는데요. 의료계를 바라보는 원장님의 시선에 귀 기울여 보았습니다. 특히, 1차 진료 기관을 운영하는 개원의로서 느낀 점을 이야기해 주셨습니다.



Ep.2 내과 전문의 송태호의 시선


안녕하세요. 원장님! 자기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의사면허를 딴 지 30년 된 내과 전문의입니다.

전공의 때 순환기 내과를 전공했고 석사 때는 관상동맥질환을, 박사 때는 고지혈증을 공부했습니다. 오랜 기간 동네에서 1차 주치의로 진료하고 있어요. 우연한 기회에 조선일보에 ‘동네 의사 송태호’라고 이름을 걸고 평소에 갖고 있던 생각을 약 4년간 연재할 수 있었습니다.

현재는 진료하면서 틈틈이 각종 언론에 기고하고 있고요, 유튜브 채널 출연 및 여러 방송에서 올바른 건강 지식을 알리는 데 힘쓰고 있습니다.


칼럼 연재, 출간, 유튜브 채널 출연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고 계시는데요, 이런 활동의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현장에서 환자를 진료하다 보면 필수적인 것들도 모르는 분들이 많거든요. 이런 것들을 제가 진료실에서 종일 떠들어 봐야 6~70명에게 전달되겠죠. 하지만 글이나 방송은 훨씬 더 많은 환자와 국민들에게 계몽 효과가 큽니다. 더 많은 국민을 대상으로 올바른 의학을 알리고 ‘사이비’에 속지 않게 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하고 있죠.

그 효과를 종종 경험하곤 합니다. 제 글이나 방송을 보고 찾아오시는 분들은 일단 병에 대해 의사와 의논할 준비가 되어 있어 저의 진료와 처방을 잘 따라주시거든요. 다른 곳에서 한 각종 검사기록을 저와 의논하고, 투약과 검사스케줄도 잘 지키십니다. 결국 환자의 경과도 좋아지지요.


칼럼 제목에 ‘동네 의사’라는 단어가 들어가죠, 송태호 원장님을 묘사할 때 빠지지 않는 표현인데요. 원장님이 생각하시는 동네의사란 무엇일까요?

어느 동네든 주로 그 주변에 사시는 분들 위주로 진료한다면 동네 의사라고 할 수 있겠죠. 아주 특별하진 않아도 여러 자잘한 질병들을 진료하면서 혹시라도 큰 병이 생기는지 확인하는 역할입니다.

저는 동네 의사가 교통경찰의 역할을 한다고 생각해요. 환자가 어느 과를 가야할지 헤맬 때 방향을 알려 주는 거죠. 과속, 신호위반 (투약 순응도, 생활 습관)을 단속하는 것은 기본이고요, 나무보다 숲을 볼 수 있어야 해요. 대학병원 선생님들은 전공 분야 이외의 부분에 문제가 생기면 관심이 적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동네 의사는 전체적인 상황을 보고 다른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하는 거죠.



교통경찰이라는 비유가 인상적이네요. 운영하시는 병원의 진료실을 보니까 이비인후과 진료 장비도 갖추셨더라고요.

저희 병원은 주로 만성성인질환(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환자분들이 많아요. 환자분들의 평균연령도 꽤 높고요. 그런 분들은 하루에 여러 의원을 방문하는 것도 큰일입니다. 제가 진찰해서 전문의의 진단이 필요할지 판단하기 위한 일정 수준의 시설을 갖추는 게 1차 진료 기관의 기본이라고 생각한 겁니다.


1차 진료 기관 운영에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의원의 운영이 어렵습니다. 경제적인 면뿐 아니라 여러 가지 인사, 시설관리도 오롯이 원장의 몫이 되죠. 특히 간호인력의 충원이 어려워요. 이는 거의 모든 개인 의원 원장님들이 공감하실 거예요. 인력은 어느 정도 있지만, 이직이 잦고 예기치 못한 사직도 많아 힘듭니다. 아주 급할 때, 지원을 해 줄 수 있는 시스템이 있다면 좋겠습니다. 개인병원의 시설을 관리하는 용역도 있으면 좋겠어요. 지열별로 의사회나 아니면 다른 사설업체가 있어서, 여러 의원을 대상으로 일정 관리비를 받고 관리해 주는 거죠.


의료 시스템 면에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느끼신 부분이 있나요?

의료 전달 체계에 있어 상향식 (의원→ 병원→ 종합병원)뿐 아니라 하향식 전달에도 개선이 필요합니다. 대부분의 환자가 큰 병원에서 진료와 치료를 받고 동네의원으로 복귀하지만, 상급병원에서 무슨 검사를 했고 무슨 치료나 수술을 했는지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환자도 잘 숙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요. 병의 치료와 관리에 대해 환자가 숙지할 만큼 충분히 설명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자칫 이런 정보 공유의 부족으로 상급의료기관과 1차 진료 기관에서 사뭇 다른 이야기를 환자가 듣게 되면, 라포가 깨지게 되고, 상급병원으로 돌아가게 되겠죠.


생각해보신 적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런 질문도 한번 드려보고 싶네요. 만약 1차 진료 기관에서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는다면 어떤 도움을 받고 싶으신가요?

사실 인공지능은 예전부터 개원의의 진료를 돕고 있었어요. 대표적으로 심전도를 찍으면 자동 판독이 나오는데 이것도 큰 범주에서 인공지능이니까요. 인공지능이 핵심적인 부분을 대체하기는 아직 힘들 거예요. 하지만 사람이 하는 일에 오류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인공지능이 이런 부분을 짚어주는 일을 했으면 합니다. 처방 용량의 오류를 바로바로 체크해준다거나, 진료 과정에 주요한 검사 소견을 실시간으로 불러오거나, 관련 질병에 대한 최신 의학 결과를 의사에게 보여준다면 환자를 볼 때 훨씬 도움이 되겠지요.


의료의 발전에 대한 원장님의 고민이 느껴지네요. 원장님이 생각하시기에 좋은 의사란 무엇일까요?

누가 뭐래도 자기 분야에 실력을 갖춘 의사가 좋은 의사입니다. 다른 건 실력에 우선할 수 없어요. 일단 실력을 갖춘 후에는 좋은 의사가 되기 위한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지요.

정직한 의사가 그 다음일 겁니다. 환자에게 정직해야 합니다.

환자를 불쌍히 여기는 마음 즉 긍휼을 가지는 것도 굉장히 중요합니다. 환자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니까요. 친절함도 좋은 덕목이지만, 위 세 가지를 갖춘다면 충분히 좋은 의사라고 생각합니다.


혹시 앞으로 또 해보고 싶은 일이 있으시다면요?

요양병원 표준화에도 관심이 있습니다. 넘어야 할 제도적, 경제적 문제가 너무 많아 과연 정상적이고 표준화된 요양병원이 가능할지 고민입니다. 우리나라의 건강보험 수준을 평가하기 위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직접 운영하는 병원도 적자를 보고 있는 상황이거든요.

또, 다양한 방송 출연 등을 통해 국민 계몽을 해보고 싶습니다. 대한민국 모든 의사들의 공공의 적, ‘누가’가 발붙이지 못하게요. (송태호 원장님의 ‘누가’를 주제로 한 칼럼. 여기를 클릭하시면 해당 칼럼으로 이동합니다.)

언젠가 의학 시트콤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도 해요. 시트콤은 페이소스가 있는 희극입니다. 경험했던, 혹은 경험할 법한 일들을 이해시킬 수 있다면 소통의 깊이를 더하는 환자-의료기관의 관계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언젠가 시트콤 작가님으로도 뵐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선생님이 바라고 계시는 미래의 의료는 어떤 모습인가요?

어려운 이야기이지만, 병의 진단과 치료가 위주인 현재보다는 병의 예방이 중심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병이 줄면 치료도 줄 수 있으니까요. 마치 고혈압, 당뇨도 합병증을 예방하는 것이 치료의 목표인 것처럼 말이죠. 병이 생길 가능성 판정에 대한 의학의 발전이 있기를 기대합니다. 인공지능이 이 과정에서 의사가 놓칠 수 있는 것들을 잡아내 주었으면 합니다.



인터뷰를 마치며…


1회 인터뷰이셨던 최석재 선생님과 마찬가지로 송태호 원장님께서도 실력을 갖춘 의사를 좋은 의사라고 표현하신 것이 눈에 띕니다. 소속, 과목, 활동 등 제각기 다른 환경 속에서, 공통된 시선과 또 다른 시선을 통해 더 나은 의료를 위한 발걸음을 내딛을 수 있도록 에이던트가 돕겠습니다. 동네 내과 의사로서 시선을 공유해주신 송태호 원장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의사의 내일을 위한 뉴스레터, 에이던트 뉴스레터 구독하러 가기(클릭)

작가의 이전글 목적에 따른 의료 AI 솔루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