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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Dec 26. 2023

레이첼 카슨 – 침묵의 봄 (2003)

기후와 책


제목 : 침묵의 봄
저자 : 레이첼 카슨
출판사 : 에코리브르
발간일 : 2022년 3월 28일


연말 연휴를 맞아 과거에 읽었던 환경 및 기후와 관련된 책을 다시 꺼내 들었습니다. 《침묵의 봄》입니다. 《침묵의 봄》은 화학방제로 인해 생태계가 무너져 새들의 소리가 사라진 봄을 상징적으로 의미합니다.      


책 초반에 <감수의 글>에 홍욱희 박사님은 ‘40년 만에 다시 읽는 《침묵의 봄》’이라고 이야기하며 《침묵의 봄》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저는 환경학도로서 ‘환경생태공학’을 전공으로 선택한 이후 《침묵의 봄》을 읽었습니다. 그때 읽었던 《침묵의 봄》인데, 저 역시 어느덧 40대가 되어 20년 만에 《침묵의 봄》을 다시 읽게 되었습니다.


1962년에 출간된 《침묵의 봄》이 세상에 나온 지 벌써 6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만큼 현재의 사실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레이첼 카슨의 노력 덕분에 화학약품에 대한 우리들의 인식이 변화되었고, 환경에 대한 기준이 강화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침묵의 봄》이 출판되었던 61년 전은 세상이 화학약품에 대해 무지하고 너그러웠던 시기였습니다. 그만큼 《침묵의 봄》은 화학약품과 관련된 기업, 협회 등 이해관계자에게는 문제의 서적이었으며, 다른 사람들에게는 화학약품에 대한 무지를 일깨워 준 서적입니다.


레이첼 카슨 덕분에 우리는 화학약품의 사용과 환경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 세심하게 살펴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침묵의 봄》이 없었다면 인류가 자기파괴적으로 만든 화학약품에 의해 더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지금 길이 두 갈래로 나뉘는 곳에 서 있다. … 우리가 오랫동안 여행해온 길은 놀라운 진보를 가능케 한 너무나 편안하고 평탄한 고속도로였지만 그 끝에는 재앙이 기다리고 있다. 아직 가지 않은 다른 길은 지구의 보호라는 궁극적인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는 마지막이자 유일한 기회라 할 수 있다.
그 선택은 우리 자신에게 달려 있다.


화학약품에 대해서는 레이첼 카슨이 이야기한 두 갈래 길 중에서 아직 가지 않은 다른 길을 걸어간 것 같습니다. 지구의 보호라는 궁극적인 목적지에는 완벽하게 가지는 못했지만, 화학약품으로 인한 재앙이 기다리는 길은 선택하지는 않은 듯 합니다.


이제 인류에게도 두 갈래로 나뉘는 길 앞에 서 있습니다. 레이첼 카슨이 경종을 울린 화학약품에 대한 길이 아닌, 기후변화에 대한 길입니다.


우리도 과거의 습관대로 너무 많은 화석연료를 쓰면서 기후변화라는 재앙이 기다리고 있는 길을 갈 것인가, 아니면 기후변화를 완화하기 위한 길을 갈 것인가 하느냐 말이죠. 그 선택 역시 우리 자신에게 달려 있습니다.


출간한 지 61년이 지난 《침묵의 봄》이 우리에게 주는 역사적 의미는 위와 같습니다. 우리도 마지막 선택을 해야 합니다.




01 내일을 위한 우화

35p

오늘날 미국의 수많은 마을에서 활기 넘치는 봄의 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은 왜일까? 그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 이 책을 쓴다.



02 참아야 하는 의무

36p

지구 생명의 역사는 생명체와 그 환경의 상호작용의 역사라고 말할 수 있다. 넓은 의미로, 지구에 서식하는 동식물의 물리적 형태와 특성은 환경에 의해 규정된다. 지구 탄생 이후 전체적인 시간을 고려할 때 그 반대 영향, 즉 생물들이 주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상대적으로 미미하다. 20세기 들어서 오직 단 하나의 생물종(種), 즉 인간만이 자신이 속한 세계의 본성을 변화시킬 수 있는 놀라운 위력을 획득했다.


03 죽음의 비술

57p

화학자들이 새로운 살충제를 고안해내는 속도가 유독물질의 영향에 관한 정확한 지식을 습득하는 속도를 훨씬 앞지르기 때문에 디엘드린이 우리 목 속에 어떻게 축적되고 분배되며 배출되는지 그 일반적인 지식에는 허점이 많다.



04 지표수와 지하수

73p

수질 오염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지하수의 광범위한 오염이다. 어디에서건 물에 살충제를 살포하는 것은 결국 모든 수자원을 위협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74p

비가 강으로 직접 내리거나 지면을 따라 바로 시냇물로 흘러드는 경우를 제외한다면 흐르는 물은 대부분 지하수 단계를 거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지하수 오염은 모든 물의 오염을 의미하는 것이다.     


83p

우리는 자연을 구성하는 요소들은 그 어떤 것도 독자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이 세상이 어떻게 오염되고 있는지 좀더 확실하게 살피려면 지구상의 또 다른 자원이라 할 수 있는 토양에 관해 알아보아야 한다.

 

05 토양의 세계

87p

토양은 서로 연결된 생물들로 촘촘하게 짜여진 거미줄과도 같다. 생물은 토양에 의지해 살며, 토양 역시 공동체를 구성한 생물들이 번성할 때에만 이 지구상에 존재한다.

 

06 지구의 녹색 외투

107p

선택적 살포는 ..... 자연의 고유한 복원력에 기초를 두고, 대부분의 관목이 다른 나무의 침입에 강하게 저항한다는 사실을 이용한 것이다.


107p

식물 생장을 조절하는 최선의 방법이자 최고의 안전한 방법은 화학약품을 뿌리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다른 생물을 이용하는 것이다.


111p

토양과 그 속 혹은 그 위에 살고 있는 생명체 사이에는 상호의존적이고 상호이익을 주는 관계가 존재한다.

 

116p

바람직하지 않은 식물을 방제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특정 식물을 먹이로 하는 곤충을 이용하는 것이다. 목초지를 관리하는 데 있어서 이런 가능성은 상당히 무시되었다. 곤충들은 자신이 원하는 식물만 먹이로 삼는데 그런 제한적인 식성을 잘 이용한다면 우리 인간에게는 상당한 이익을 가져다 줄 것이다.

 

07 불필요한 파괴

129p

자연의 힘을 이용하는 방법은 환경 보호에 있어 여러모로 이롭다.

 

08 새는 더 이상 노래하지 않고

134p

봄을 알리는 철새들의 소리를 더 이상 들을 수 없는 지역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한때 새들의 아름다운 노랫소리로 가득 찼던 아침을 맞는 것은 어색한 고요함뿐이다. 노래하던 새들은 갑작스럽게 사라졌고, 그들이 우리에게 가져다주던 화려한 생기와 아름다움, 감흥도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너무도 빨리 사라져버렸다. 아직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은 마을은 그런 사실조차도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다.


151p

동식물 집단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열쇠는 영국의 생태학자인 찰스 엘텐(Charles Elton)이 말한 ‘종 다양성 유지’에 있다.


09 죽음의 강

173p

삼림을 보존하면서 동시에 물고기를 살리는 방법이 분명히 존재한다. 모든 강이 죽음의 강으로 변하는 것을 막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자포자기적인 태도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는 지금까지 알려져 있는 대안들을 보다 폭 넓게 활용해야 하며 지식과 자원을 총동원하여 새로운 대안을 개발해 나가야 한다.          


11 보르자 가문의 꿈을 넘어서

210p

환경 오염을 일으키는 중요한 요인은 살충제의 대규모 살포만은 아니다. 사실 우리 대부분에게 있어서 더욱 중요한 것은 소규모이지만 매일 혹은 매년 지속적으로 화학물질에 노출되는 일이다.

  

13 작은 창을 통해서

236p

에너지 생산이라는 작업은 어떤 특정 기관이 아닌 몸의 모든 세포에서 이루어진다. 마치 활활 타는 불꽃처럼 살아 있는 세포는 생명을 지탱하는 에너지를 만들기 위해 연료를 태운다.


237p

세포 속에서 물질을 에너지로 변형시키는 과정은 물 흐르듯 계속해서 이루어지는 자연계의 재생사이클의 한 부분으로서 마치 쉴새없이 굴러가는 바퀴와 비슷하다.     

237p

세포라는 화학공장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과정은 생명체가 지닌 경이 중 하나이다. 모든 기관이 눈으로 볼 수 없을 정도로 미세하다는 사실 때문에 그 놀라움은 더 커진다.


244p

인류 전체를 놓고 볼 때, 개개인의 생명보다 궁극적으로 더욱 소중한 것은 우리의 과거와 미래를 연결해주는 유전적 형질이다. 영겁처럼 긴 시간의 진화를 거쳐 만들어진 우리의 유전자는 현재의 모습을 규정할 뿐 아니라 인간의 미래를 담고 있다. 하지만 이 유전자는 희망찬 약속이 될 수도 있고 커다란 위협이 될 수도 있다. 인간의 잘못으로 인한 유전자의 변이는 이 시대에 대한 협박, ‘우리 문명의 마지막이가 가장 큰 위험’이라고 할 수 있다.


14 네 명 중 한 명

255p

인간이 등장하면서 상황이 변하기 시작했다. 인간은 생물체 중에서 유독 혼자만 암 유발물질을 인공적으로 만들어낸다. 인간이 만들어낸 발암물질들은 지난 몇 세기 동안 우리 환경의 일부가 되었다.


279p

암을 유발하는 물질이 우리 환경에 등장하는 데에는 두 가지 방식이 있다. 좀더 편하고 손쉬운 생활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그리고 화학물질의 제조와 판매를 경제와 산업의 한 부분으로 편입하는 과정을 통해서이다. 


15 자연의 반격

281p

근본적으로 화학방제는 자기 파괴적인 특징을 지니고 있다. 화학물질은 복잡한 생물계에 대한 고려 없이 멋대로 고안되고 만들어진 것이다. 사전에 실험을 거쳤다고는 하지만 이는 특정 종류의 곤충을 대상으로 한 것이지 전체 생물계를 대상으로 한 것은 아니었다.


281~282p

자연의 균형이 현재 모습 그대로 유지되는 ‘불변의 상태’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자연의 균형이란 유동적이고 계속 변화하며 조절과 저정이 가능한 상태를 말한다. 인간 역시 자연이 이루는 균형의 일부분이다. 가끔씩 인간이 이런 상태를 자의적으로 바꾸곤 한다. 그 결과 인간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문제가 일어난다.


284p

숲을 지나가면서도 그 아름다움과 경이를 모르는 것처럼, 우리 주변에 자리잡고 있는 낯설고 때로 무서울 정도인 생명의 힘을 잘 알지 못한다.



16 밀려오는 비상사태

298p

만일 다윈이 오늘날 살아 있다면, 적자생존에 관한 자신의 이론이 인상적으로 증명되었다는 사실에 기뻐하면서도 한편으로 놀랄 것이다. 화학방제가 대세인 상황에서 약한 곤충은 사라지게 마련이다. 곤충을 제거하려는 인간의 노력과는 상관없이 많은 지역에서 가장 강하고 환경에 잘 적응하는 종들만이 살아남게 되었다.

    

312p

생명이란 인간의 이해를 넘어서는 기적이기에 이에 대항해 싸움을 벌일 때조차도 경외감을 잃어서는 안 된다. 자연을 통제하기 위해 살충제와 같은 무기에 의존하는 것은 우리의 지식과 능력 부족을 드러내는 증거이다. 자연의 섭리를 따른다면 야만적인 힘을 사용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겸손함이다. 과학적 자만심이 자리를 잡을 여지는 어디에도 없다.



17 가지 않은 길

313p

우리는 지금 길이 두 갈래로 나뉘는 곳에 서 있다. … 우리가 오랫동안 여행해온 길은 놀라운 진보를 가능케 한 너무나 편안하고 평탄한 고속도로였지만 그 끝에는 재앙이 기다리고 있다. 아직 가지 않은 다른 길은 지구의 보호라는 궁극적인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는 마지막이자 유일한 기회라 할 수 있다.

그 선택은 우리 자신에게 달려 있다.


333~334p

새롭고 상상력 풍부하며 창의적인 접근법은 이 세상이 인간만의 것이 아니라 모든 생물과 공유하는 것이라는 데에서 출발한다. 우리가 다루는 것은 살아 있는 생물들, 그 생명체의 밀고 밀리는 관계, 전진과 후퇴다. 생물들이 지닌 힘을 고려하고 그 생명력을 호의적인 방향으로 인도해 갈 때, 곤충과 인간이 납득할 만한 화해를 이루게 될 것이다.


334p

생태계는 한편으로 너무나 연약해 쉽게 파괴되고 다른 한편으로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튼튼하고 회복력이 강해서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역습해 온다. 아무런 고결한 목적도 없고 겸손하지도 않은 화학방제 책임자들은 자신들이 다루고 있는 자연의 위대한 능력을 무시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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