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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기후와 책

세번째 책 《사라져 가는 미지의 섬, 투발루》 출간

by 이재형
제목 : 사라져 가는 미지의 섬, 투발루
저자 : 이재형
출판사 : 바른북스
발간일 : 2025년 6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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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으로서 반복되는 삶에 권태감을 느끼던 어느 날, 일상에서 벗어나 자유를 찾아보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리고 오랫동안 관심을 가져왔던 남태평양의 작은 섬, 투발루로 향했습니다. 투발루는 흔히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사라지는 섬’으로 알려져 있지만, 우리는 그 이외의 투발루에 대해서는 거의 알지 못합니다.
일주일간 투발루에서 머무르며 기후위기의 현실뿐 아니라, 그 속에서 살아가는 주민들의 일상을 가까이에서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어쩌면 사라질지 모를 작은 섬, 그곳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은 마음에 《사라져 가는 미지의 섬, 투발루》를 쓰게 되었습니다.



2023년 연말의 어느 날, 아내와 함께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 3〉를 보고 있었습니다. 기안84, 덱스, 빠니보틀이 마다가스카르의 한 시골 바오밥나무 아래에서 노을을 바라보고 별을 감상하는 장면이 나왔습니다. 또, 해안가 식당에서 천둥이 치고 장대비가 쏟아지는 해변에서 세 사람이 뛰어노는 모습도 보았습니다. 특히 하나뿐인 팬티를 아까워하면서도 빗속을 뛰어다니는 모습이 너무나 자유로워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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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난 김에 세계일주 3> ⓒMBC


사회에서는 ‘박사’ 혹은 ‘매니저’로 불리고, 독자들에게는 ‘작가’로, 집에서는 남편·아들·사위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 3〉를 본 뒤에는 ‘사회적 이재형’이 아닌, ‘자연인 이재형’으로서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다 문득, 기후변화와 관련된 일을 시작한 뒤로 줄곧 들어왔고 이야기해 왔던 투발루(Tuvalu)에 다녀오기로 결심했습니다.


결심을 한 뒤, 가장 먼저 한 일(?)이 있습니다. (책에는 쓰지 않았지만) 바로 아내를 설득하는 일이었습니다. 회사에 휴가를 내고 자비로 그 먼 곳까지 여행을 떠난다는 것, 특히 두 아이를 맡겨 두고 혼자 여행을 간다는 것은 아무리 부부 사이라도 설득이 쉽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다행히 아내와 모종의 금전적(?) 거래를 통해 손쉽게 승낙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사라져 가는 미지의 섬, 투발루》는 2024년 3월 초, 일주일간의 투발루 여행 기록을 담은 책입니다. 기후변화를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투발루를 안타까워하지만, 막상 투발루를 제대로 아는 경우는 드물었습니다. 그래서 투발루에서의 경험을 더 많은 사람과 나누고자 《사라져 가는 미지의 섬, 투발루》를 쓰게 되었습니다.


집필 과정은 온전히 혼자만의 싸움이었습니다. 투발루 현지에는 우리나라 대사관도, 교민도 없습니다. 국내에도 투발루를 직접 다녀온 사람은 거의 없고, 관련 정보 역시 ‘해수면 상승’이라는 단편적인 이미지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그래서 투발루 정부 사이트, 영어로 된 책과 보고서, 논문 등을 찾아가며 최대한 많은 정보를 담으려 애썼습니다.


투발루를 단순히 ‘해수면 상승’이라는 한 단어로 표현하기에는 부족합니다. 그곳에도 사람들이 살고 있고, 그들의 삶이 있습니다. 물론 ‘해수면 상승’은 투발루에 위협적인 현실이지만, 저는 《사라져 가는 미지의 섬, 투발루》에서 그저 위기 속의 나라가 아니라, 그곳 사람들의 삶과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이 책이 투발루를 단순히 안타까워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그들을 이해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책 작업에 앞서, 투발루 여행 경험을 블로그에도 기록했습니다. 블로그에는 책에 담지 못한 많은 사진과 현지에서 촬영한 동영상도 올려 두었으니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사라져 가는 미지의 섬, 투발루》를 통해, 우리가 무심코 배출하는 온실가스가 저 멀리 남태평양의 작은 섬나라에 직접적인 피해를 주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우리의 삶의 방식을 바꾸는 출발점이 되었으면 합니다.


사라져 가는 미지의 섬, 투발루를 기억해 주십시오.





사라지는 섬, 그러나 살아 숨 쉬는 섬

남태평양의 외딴섬 투발루, 기후위기 속 인간의 삶을 보다.

투발루는 ‘해수면 상승으로 사라질 섬’으로만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이 책은 그러한 이면에 숨겨진, 작지만 생동하는 사람들의 삶에 주목합니다.

직장인의 일상에서 벗어나 자유를 찾아 떠난 저자의 여정은 단순한 여행기가 아닙니다. 기후위기의 최전선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현실을 마주하며, 우리가 놓치고 있는 진짜 투발루를 전합니다.

이 책은 낯설고 먼 나라를 생생하게 그려냅니다. 투발루 주민들의 일상, 기후환경, 문화와 신앙, 삶의 태도를 깊이 있게 조명하며, 투발루를 ‘사라져가는 미지의 섬’이 아닌, ‘존재하는 생의 공간’으로 다시 바라보게 만듭니다.


4000년에 걸친 항해의 역사

투발루는 어디에서 왔는가?

투발루는 단순히 섬이 아닙니다. 수천 년에 걸친 폴리네시아인의 항해와 정착의 흔적이 담긴 공간입니다.

저자는 투발루의 기원을 찾기 위해 고대 항해술, 언어, 유전적 계보, 신화적 전승까지 짚어가며, 디즈니 애니메이션 <모아나>의 세계가 실제로 존재했음을 보여줍니다.

환초, 문신, 타부(Taboo) 등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문화 요소들이 투발루와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은 놀라움을 안겨줍니다. 한낱 작은 섬이 아니라, 인류 문명의 한 축을 형성해 온 지역으로서 투발루의 위상을 되짚어 보게 됩니다.


적도의 열기 속, 사람이 산다

평균기온 31℃, 체감 48℃, 그러나 삶은 계속된다.

투발루의 열대우림기후는 사람이 살기 쉬운 곳은 아닙니다. 그러나 열대우림기후의 혹독한 환경 속에서도 사람들은 웃고, 일하고, 노래하고, 춤춥니다.

투발루에서의 일상은 땀과 습기 속에서도 유쾌하고 따뜻합니다. 물리적 조건의 불편함보다 ‘사람’과 ‘삶’의 진정성이 더 깊게 다가오는 곳, 그곳이 바로 투발루입니다.

저자는 높은 습도와 강렬한 태양, 제한된 자원 속에서도 살아가는 이들의 생활상을 생생하게 기록합니다. 불편하지만 불행하지 않은, 낯설지만 놀랍도록 인간적인 삶이 펼쳐집니다.


한 사람의 철저한 준비, 그리고 한 권의 책

드론, 수영, 오토바이… 그 모든 준비는 기록을 위한 것이었다.

저자의 투발루 방문은 즉흥적인 여행이 아닙니다. 현지에서의 기록을 위해 수영을 다시 배우고, 오토바이 운전을 익히며, 드론 촬영까지 연습합니다.

철저한 사전 준비는 단순한 경험 이상의 의미를 담기 위한 선택이었습니다.

이 책은 ‘한번 가보고 싶었던 나라’를 넘어, ‘후대에 기록으로 남겨야 할 현실’을 담은 여정입니다. 어쩌면 사라질지도 모를 섬, 그곳의 오늘을 후대에 남기기 위해 정성껏 꿰어낸 이야기입니다.


연결될 수 없는 섬, 연결되기를 바라는 이야기

하나의 나라지만 각 섬 간 이동도 쉽지 않은 현실

투발루는 9개의 섬으로 이루어졌지만, 섬 간의 이동은 쉽지 않습니다. 대다수 섬은 한 달에 한 번 운항하는 배로만 연결되고, 기후 여건에 따라 이동이 제한되기도 합니다.

저자가 방문한 푸나푸티 환초는 투발루의 중심지이자 유일한 공항이 있는 섬입니다. 그러나 나머지 섬들은 여전히 낯선 미지로 남아 있습니다.

그럼에도 저자는 푸나푸티를 통해 투발루 전체의 삶을 들여다봅니다. 연결이 어렵기에 더 소중한 이야기, 접근이 힘들기에 더욱 절실한 기록이 책 속에 담겨 있습니다.


기후위기의 최전선, 그러나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기후피해를 넘은 존재의 기록

투발루는 기후변화의 상징처럼 여겨지지만, 그곳에는 ‘삶’이 있습니다. 오히려 투발루 주민들은 ‘기후위기의 희생자’라는 수식어를 넘어 자신만의 문화와 리듬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저자는 기후위기를 언급하면서도, 투발루 사람들을 ‘피해자’로만 보지 않습니다. 그들은 자기 삶을 살아가는 주체이자, 오늘을 살아가는 이들입니다.

우리는 투발루를 불쌍한 섬으로 기억해서는 안 됩니다. 이 책은 그들의 존재를 제대로 ‘보다’, ‘알다’, 그리고 ‘사랑하게’ 만드는 기록입니다.


투발루, 그곳에 사람이 살고 있다

기후위기를 넘어 인간의 이야기를 담다

《사라져 가는 미지의 섬, 투발루》는 단순한 기행문도, 학술 보고서도 아닙니다. 이 책은 투발루라는 공간을 통해 지금 우리가 사는 세계를 다시 들여다보게 만드는 에세이이자 다큐멘터리입니다.

‘사라진다’는 말 뒤에 숨은 존재를 조명하고, 우리에게 잊히지 말아야 할 이야기를 남깁니다.

기후위기의 실체를 체감하고, 인간의 삶이 가진 끈질긴 생명력을 경험하게 만드는 이 책은 독자에게 묻습니다. “당신이 살아가는 세상은 안녕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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