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읽씹 하지마
이 세상 살아가다보면 수도 없이 불쾌한 경험들을 하게 된다.
사람마다 불쾌함을 느끼는 상황과 정도는 다르겠지만 장담하건대 현시대를 살아가는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경험은 누구나 불쾌하게 느낄 것이다.
그건 바로 '읽.씹.'
앗! 문자로도 소리로도 표현하니 뭔가 더 불쾌한 느낌이 든다.
쌍자음이 가져다주는 된소리 효과 때문인 건가.
뭐랄까.. 아무튼 '읽.씹'은 경험으로도 소리로도 문자로도 싫구먼.
너무 바쁘고 정신 없어서,
또는 답장을 하려는 순간 갑자기 전화가 와서 전화를 받고 나서는 깜빡해서,
메세지 확인하고 이따 답장해야지 했는데 시간이 지나버려서..등등
이유를 대자면 수백가지도 넘게 댈 수 있겠지만
아무래도 내가 읽.씹을 당하는 것은 불쾌할 수 밖에 없다.
내가 메세지를 보낸 상대방의 답을 기다리는 그 시간이
또는 메세지를 확인했는데 왜 답을 하지 않는 건가 하고 혼자 시나리오를 써가면서 신경쓰고 고민하는 그 순간이 너무나 싫다.
메세지를 읽었다면 꼭 그 즉시 바로는 아니라 하더라도 대답은 해주고 삽시다.
사실 얼마 전 나도 읽.씹을 당한 적이 있다.
나보다 거의 15살은 어린 동료,
회사를 그만두는 날 어찌하다보니 커피 한 잔 하며 굿바이 인사를 하지 못했던 터라
나름 다정다감한 바이바이의 인사와 함께 사는 동네가 가까우니 얼굴을 보자 했지만
시원하게 읽.씹해주셨다.
음....회사를 그만두는 마당에 대화도 잘 안통하는 늙다리에게 답하기는 귀찮았던 건가,
아니면 다시 얼굴 보기 싫으니 "좋아요."라는 거짓말을 덧붙이기 싫었던 건가,
이유야 정확하게 알 수는 없으나
불쾌한 경험을 당하고 나서는
그동안 웃으면서 (소위 말하는 '웃상'으로 유명했는데) 대했던 것까지
불쾌한 연기로 느껴졌다.
뭐 이런 경험을 말하면 우리 모두 책 한 권씩은 쓸 수 있을 것이다.
제발 일부러 불쾌하게 만들고 싶은 것이 아니라면
우리 모두 읽.씹하진 맙시다.
Don't leave someone on read!
leave 는 '떠나다','남기다, 남겨두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사실 이 두 가지 의미는 하나라고 생각해도 된다.
무언가를 떠나는 것이니, 그것과 분리되어 그것을 남겨두는 것이다.
예를 들어, A라는 사람이 나를 떠났다고 해보자.
He left me. 그는 나를 떠났다. -> 그러니, 그는 나를 남겼다. 어떤 상태로? -> alone 혼자인 상태로.
이걸 하나로 합쳐 생각하면,
He left me alone. 그는 나를 홀로 남겨두고 떠났어.
이렇게 leave는 뒤에 목적어(사람 or 사물)를 두고,
그 뒤에 목적보어로 상태를 나타내는 형용사나 형용사구를 사용하면
다양한 표현들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동사이다.
읽.씹 표현으로 집중해서 몇 가지 문장을 더 만들어보자.
He left me on read last night.
그는 어젯밤 내 문자를 읽.씹했어.
(1. me라고 표현해도 my message의 의미로 읽히기 때문에 굳이 my message로 꼭 써야 하는 건 아니다.)
(2. 이 때, read는 동사원형이 아닌, 과거분사로, 형용사와 같다.)
I was left on read.
나 읽.씹 당했어.
I don't want to be left on read.
나 읽.씹 당하고 싶진 않아.
Why do you keep leaving me on read?
너 왜 자꾸 내 문자 읽.씹 하는 거야?
I can't believe youleft me on read!
네가 내 문자를 읽.씹 했다니 믿겨지지가 않아!
우리 모두 웬만하면 읽.씹하진 맙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