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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이의 세 번째 생일 파티를 한 날이었다.

by Ding 맬번니언

오늘은 행복이의 세 번째 생일 파티를 한 날이었다. VR 센터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이미 소란스러운 에너지가 공기를 흔들었다. 7명의 남자아이들에 행복이까지, 총 8명의 아이들이 모여 있으니 그 자체로 작은 태풍 같았다. 행복이를 포함해 행복이가 잘 어울리는 아이들은 늘 비슷한 분위기였다.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부터 움직임까지, 에너지가 닮아 있었다.

아이들은 헤드셋을 쓰자마자 현실과 단절된 듯 몸 전체로 게임 속 세계로 뛰어들었다. 어떤 아이는 칼을 휘두르듯 허공을 가르고, 또 다른 아이는 괴물이라도 쫓아오는 듯 뒤로 물러나며 소리를 질렀다. 누군가는 환호성을 지르고, 누군가는 허공에 대고 “잡았다!”라고 외쳤다. 부딪히고, 웃고, 어깨를 치며 “봤어? 나 거의 이겼어!”라고 외치는 모습은 마치 작은 실내 경기장이 펼쳐진 것 같았다.

VR 장비에서 땀방울이 흐를 만큼 몰입해 놀던 아이들은 게임이 끝나자마자 한순간에 에너지를 다른 곳으로 옮겼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도 웃음소리는 계속 이어졌고, 문을 열자마자 신발도 벗기 전에 수영장으로 달려갔다.

물에 빠질 듯 뛰어들고, 서로 물총을 들고 장난을 치며 웃음이 파도처럼 번졌다. 한 아이가 물장구를 치면 옆의 아이가 따라 하고, 누군가 다이빙을 하면 또 다른 아이가 그보다 더 높이 뛰어오르려 했다. 물보라가 끝없이 튀었고, 햇빛은 그 물방울에 반사되어 아이들의 얼굴을 더욱 생동감 있게 비췄다.

아이들의 에너지는 좀처럼 고갈되지 않았다. 수영장 주변은 물보라와 웃음, “나 잡아봐라!”라는 외침이 뒤섞여 하나의 커다란 축제 같았다. 행복이는 그 가운데에서 누구보다 환하게 웃고 있었다. 친구들과 함께 있는 그 순간, 세상에서 가장 즐거운 날을 보내는 아이처럼.


그 소란스러움, 그 환호, 그 번쩍이는 움직임. 오늘의 파티는 그저 ‘아이 여덟 명이 놀았다’가 아니라 작은 세상이 하루 동안 눈부시게 살아 움직인 시간이었다. 파티의 마지막, 모두가 함께 모여 행복이에게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주었다. 아이들의 어깨가 들썩이고 음정은 제멋대로였지만, 그 시끄러운 합창 속에는 어린아이들만이 줄 수 있는 순수한 축복이 담겨 있었다. 촛불이 꺼지는 순간 행복이의 얼굴은 물에 젖은 머리칼처럼 반짝였다.

이렇게 올해 행복이는 무려 네 번이나 생일 파티를 했다. 디즈니 크루즈에서 시작해 루나 파크, 친구들과의 VR 파티와 수영 파티. 그리고 내일, 11월 24일에는 가족들과 보내는 진짜 생일이 기다리고 있다. 행복이가 가장 좋아하는 태국 식당에서 저녁을 먹을 계획이다. 가족이 둘러앉아 웃으며 이야기 나누는 가운데, 열한 번째 생일을 조용하지만 따뜻하게 축하하게 될 것이다.

왁자지껄했던 오늘과, 편안하고 다정한 내일이 이어져 올해 생일은 행복이에게 오래도록 남는 추억이 될 것이다. 그리고 나는 매년 이렇게 최선을 다해 행복이의 생일을 준비해 왔다. 그래서 후회가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한, 매 순간 최선을 다해 행복이의 시간을 빛나게 만들어주었다는 확신이 나를 단단하게 만든다.


나는 이번 아이 생일파티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정말 할 수 있는 만큼 했고, 그 순간마다 마음을 다했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아이는 어떻게 느낄까?
나처럼 똑같이 느낄까? 아니면 전혀 다르게 기억할까?

어쩌면 같을 수도 있고, 어쩌면 다를 수도 있다.
부모와 아이는 서로를 사랑하지만, 각자의 자리에서 다른 세상을 바라보며 자라기 때문이다.
나는 부모의 마음으로 최선을 다했고, 아이는 아이의 방식으로 그 사랑을 받아들일 것이다.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일상처럼 사는 멜번니언이 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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