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도전하는 것도 웬만하면 스스럼없이 했고, 정말 열중해서 무언가를 해내는 게
너무 뿌듯하고 행복했었다
그래서 내 스스로가 열정이 대단한 사람이구나 생각했다
.
그런데 어느 날 내가 정말 열심히 한 게 아무런 결과도 없는데다가 심지어 나를 제외한 모든 사람이
너무 뛰어났었던 날이 있었다
그날 그 한 가지 이유로 내 마음속에 불처럼 타오르던 열정은 순식간에 사라져있었으며
묘한 수치심까지 들기 시작했다
내가 실패했다는 생각에 내 실패의 원인을 반성하는 게 아니라 그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에 대해
사람들에게 설명했다
내가 못난 사람이 될까 봐
.
또
열심히 했으면서 열심히 하지 않았다고 변명했다
그렇게 변명이라도 하면 그나마 속이 시원 할 것 같았는데 내 마음은 천근만근 더 무거워져 있었다
그렇게 못난이 같은 나날을 보내다 마음이 회복될 때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
내가 정말 순수한 열정을 가지고 있었다면 이런 구차한 변명들 따위가 날 포장해야 했을까?
그렇게 생각하다 내린 내결론,
난 열정보단 열등감이었다 물론 열정적으로 도전한 건 맞지만
나보다 뛰어났던 이들에 대한 수치심을 느꼈다는 건
과정의 열정만으론 부족한 결과에 열등감을 가졌다는 것이다
나는 열등감이란 감정에 열정적이었던 것 같다
내 열정적인 모습을 알아봐줬으면 하는 바람이 날 괴롭혔던 게 아닐까 싶다
내게 열정이라는 게 존재하긴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