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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판 May 07. 2024

운전면허 적성검사와 면허증을 갱신받은 경험 이야기

얼마 전 서울 마포구에 있는 면허시험장에 운전면허 적성검사와 면허증 갱신을 받으러 갔다.

검색을 해보니 사진 두 장과 2년 이내의 건강검진(시력검사) 결과지를 가져가면 따로 적성(시력) 검사를 하지 않아도 면허증을 갱신받을 수 있었다. 사진은 즉석 사진으로 찍기로 마음먹었고, 건강검진 결과지는 재작년에 종합검사를 받았던 자료가 있어서 챙겨가지고 갔다. 평일 오전이었는데도 사람이 제법 많았다. 나는 당연히 서류를 작성해서 제출하겠거니 생각하고 사람들이 서류를 작성하는 곳으로 가보았는데, 운전면허시험 신청서 같은 서류 샘플만 코팅되어 놓여있었고 신청서 종이는 하나도 없었다. 도무지 신청용지가 어디 있는지 몰라 헤매다가, 일단 번호표 먼저 뽑았다. 가운데 안내부스로 보이는 곳에 한 남자 직원이 앉아서 무뚝뚝한 목소리로 한 사람씩 안내를 해주면서 서류를 건네주는 것을 유심히 살펴보던 나는 일단 저분에게 물어봐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많은 사람들이 그 직원에게 상담받기 위해 줄을 서 있었다. 나도 줄을 섰다. 새로 로비에 들어서는 사람들이 길게 늘어선 줄을 보고 무슨 줄이냐고 나에게 묻기도 했다. 적성검사 안내문을 찾지 못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이 많았다.


내 차례가 되어 적성검사를 하러 왔다고 말했다. 직원은 면허증의 주민등록번호를 검색해 보더니 건강검진기록이 뜨지 않는다며, 용지 한 장을 주면서 작성해서 오른쪽 끝에 있는 방으로 가서 적성검사를 하라고 했다.(개인적으로 실시한 종합검진 등은 검색이 안되고,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시행한 건강검진내역만 조회되는 것으로 보임) 사진 가져왔냐고 물어서 안 가져왔다고 했더니 거기 가서 사진도 찍으라고 했다. 나는 적성검사 신청 종이를 작성하여 적성검사 하는 곳으로 갔다. 그곳에 즉석 사진을 찍어주는 아저씨가 있었다. 비용은 만원이었다. 가급적 웃는 표정으로 찍으려고 한 것이 무척 어색한 표정의 사진이 출력되었다. 다시 한번 찍겠다고 할 걸, 사진이  마음에 안 들었다. 10년을 보아야 하는 사진인데, 집에서 찍어올 걸 하는 아쉬움이 컸다. 그다음으로는 적성검사를 해야 했다. 신청 용지의 사진 붙이는 란에 출력한 사진을 오려 붙였다.  적성검사료가 6000원이었다. 건강검진 기록지를 가져왔는데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눈이 침침한 느낌도 있었기에 시력이 안 좋게 나올까 봐 걱정도 되었다. 적성검사 접수직원에게 건강검사 결과지를 가져왔다고 말했더니, 접수할 때 검사결과지를 보여주면 된다고 해서 적성검사는 하지 않았다. 한참을 기다렸다가 접수 번호가 내 차례가 되어 드디어 접수를 하러 갔다.


 접수직원은 면허증과 사진 한 장을 달라고 했고, 내가 보여준 건강검진 결과지의 시력검사 결과표를 프린트해서 서류 등록을 했다. 직원은 모바일 운전면허증도 원하는지 물었는데 나는 하지 않겠다고 대답했다. 운전면허증 갱신비용은 만 육천 원이었다. 사진은 등록을 한 뒤 돌려주었고, 작성했던 종이도 적성검사를 하지 않았기 때문인지 돌려주었다. (적성검사 신청서에 작성한 영문 이름은 철자 확인용으로 보았는지도 모르겠다)

10분가량 기다리니 새로 만들어진 운전면허증이 내 손안에 들어왔다. 주민등록번호, 영문 이름 철자를 꼼꼼히 확인해 보았다. 이상이 없었다. 운전면허증 뒷면은 더 깔끔해 보였다. 영문으로 작성돼 있어 해외에서 사용해도 될 것 같았다. 자동차 종류별로 운전가능한 것을 표시해 놓았는데, 전에도 이런 그림이 있었는지 생소하게 느껴졌다.


 10년 뒤에  다시 할 때도 이번처럼 똑같이 헤매지 않을까 싶다. '용무가 있으신 분은 일단 안내데스크를 경유하라'는 안내문이 있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안내문이 있었는데 낯설어서 허둥대느라 발견하지 못했는지도 모른다. 그래도 무사히 운전면허증을 갱신한 것과 적성검사료 6000원을 아낀 것을 감사하면서 오랜만에 들른 공공기관을 나서니 숙제 하나를 마친 것처럼 기분이 후련했다. 거친 봄바람이 부는 맑은 날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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