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새 그립처럼 뽀송하게~!
지금 보시는 건 일종의 실리콘이나 폴리올레핀 같은 열에 의해 수축하는 폴리머로 만든 튜브를 퍼터 그립에 끼우고 열로 수축시키는 과정입니다.
일반 클럽과는 달리 섬세한 느낌이 중요한 퍼터는 그립을 상대적으로 더 자주 갈게 되는데요, 특히 홍두깨처럼 굵은 점보 그립일 경우 그립의 표면이 쉽게 마모되고 거칠어지거나 해질 수 있어서 더 자주 갈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 영상에서 사용하는 튜브는 물기가 많아 미끄러지기 쉬운 낚싯대 손잡이용 제품인데요. 크기가 다양해서 보통 크기 그립은 물론 초대형 홍두깨 그립에도 사용이 가능합니다. 촉감은 뽀송합니다. 끈적이지는 않지만 깔끄럽지 않은 아주 고운 사포 같은 느낌의 표면 질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퍼터 그립은 모양이 조금 더 독특해서인지 일반 그립보다 가격이 비싼데요. 두꺼운 홍두깨 그립은 훨씬 더 비싼 경우가 많습니다. 드라이버는 쇼(show)고 퍼터는 돈이라는 말처럼 스코어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퍼팅. 퍼터 그립이 거슬리는데 퍼팅이 잘 될 리 만무합니다.
2007년 아닌 밤중에 홍두깨라는 말처럼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홍두깨 그립을 들고 나온 선수가 있었습니다. 네, 맞습니다. 바로 최경주선수죠. 그런데 최경주가 그 홍두깨 그립으로 PGA 투어 우승까지 일궈내자 세상에는 홍두깨 바람이 일기 시작했었습니다. 이후 수많은 프로선수들이 사용했고 이젠 퍼터 그립하면 오히려 두꺼운 그립이 생각날 정도로 흔해졌습니다.
처음에는 나무로 만들었던 홍두깨 그립은 무게를 줄이기 위해 수지류에 기포를 발생시켜 모양을 만드는 방식, 즉 우리가 흔하게 보는 스티로폼을 만드는 방식과 비슷한 방식으로 만들어지는데, 두께가 굵다 보니 골프백에서 넣고 빼며 마찰도 더 쉽게 일어나고 표면은 비닐코팅처럼 얇고 내구성이 약하다 보니 쉽게 해지거나 낡아서 거칠어지고 너덜너덜해지기가 쉽습니다.
퍼터를 사서 처음부터 열수축 튜브를 씌워 사용할 수도 있고, 쓰다 표면이 해지거나 태키(tacky) 한 게 사라지기 시작할 때 씌워 사용하셔도 됩니다. 한번 튜브를 씌우고 난 후 시간이 흘러 표면이 조금 미끄러워지거나 마음에 들지 않을 땐 튜브를 덧 씌워도 됩니다. 당연히 그립은 더 두꺼워지겠죠. 너무 두꺼워진다 싶으면 기존의 튜브를 칼로 잘라내고 새로 씌우면 됩니다.
아, 한 가지 중요한 포인트가 있습니다. 저는 편의상 헤어드라이어를 이용했는데요 온도가 높지 않은 일반 헤어드라이어를 사용하면 열수축튜브가 제대로 수축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가장 확실하게 튜브를 그립에 밀착시키는 방법은 끓는 물에 넣는 것입니다.
열수축 튜브는 알리익스프레스에서 '낚싯대용 열 수축 튜브'로 검색해서 주문하면 되는데 중요한 점이 있습니다. 튜브의 직경이 여러 가지 있는데 튜브를 납작하게 놓고 잰 길이가 아니라 튜브를 동그랗게 만든 원의 지름을 말합니다. 주문하는 튜브의 직경은 그립의 크기보다는 확실히 커야 합니다. 왜냐하면 재질이 미끄러지지 않는 재질이라 너무 빡빡하면 그립에 씌우기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1미터(m) 단위로 판매를 하는데 튜브의 직경에 따라 가격이 다르지만 대개는 몇천 원이면 주문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