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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론도 Sep 10. 2024

삭제

필요 없는 것들과의 이별


블로그에 언젠가 업로드하려고 써뒀던

임시저장 글 36개가 나의 터치 한 번으로

다 삭제되었다.


믿고 싶지 않았지만

사라져 버렸다.


근데 오히려 잘 됐다 싶다.

업로드하지 못하고 늘 저장되어 있던

글들이 사실 마음의 부담이기도 했다.


입지도 않는 옷들로 가득 찬

옷장을 바라보듯 저장 글을 볼 때마다

마음이 무거웠다.


어차피 이 정도 방치해 두었던 거면

안 쓸 글이었다.


다 사라지니 오히려 마음이 개운하고 가볍다.


실수가 아니었다면 하지 못했을 일이다.

언젠가는 필요하다 여기고

쌓아두기만 했을 마음의 짐이었다.


그렇게 미련이 남아 가져가고 있던 게

이뿐일까 싶다.


마음이 가지 않는 것에 미련을 두고

정리하지 못했던 것들.

내 발목을 붙들고 있는 임시저장 글 같은 것들.


그런 것들이 나에겐 너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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