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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 Sep 15. 2022

세상의 모든 불완전한 것에 대한 경배

을유문화사의 책 <인생, 예술>과 함께합니다.



매 순간 존재를 고민하는 우리를 향해, 속절없이 가는 세월이 초조해 어떻게든 쓰러지지 않으려 용쓰는 나를 향해 결코 완벽하지 못했던 한 인간이 온갖 상처를 자처하며 덜어 내고 비워낸 미완의 것들로 비밀스럽게 용기를 전한다.
그러므로 자코메티의 작업은 세상의 모든 불완전한 것에 대한 경배나 다름없다.
- 책 <인생, 예술> 中


책 <인생, 예술>을 읽으면서 가장 밑줄을 북북 그으며 읽었던 챕터다. 알베르토 자코메티의 <쓰러지는 남자>를 보며 이야기하는 부분.

알베르토 자코메티, <쓰러지는 남자>, 1950


'불완전'이라는 단어가 주는 안정감은 참 모순적이다. 완전해야만 할 것 같은 세상을 살아가면서 그러지 못한 인간의 반향. 닿지 못할 완전으로 나아감에 있어 가장 불완전과 가까워지는 삶.


늘 이야기하듯 인간의 불완전함은 인간을 인간이라 칭할 수 있도록 하는 무언가가 된다.


작가는 자코메티의 작품을 보고 이렇게 말한다.

처음에는 안정과 추락이 교차하는 순간에 놓인 인간의 위태함.
그저 쓰러지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아슬아슬한 모습에 기를 쓰며 사는 현재의 나를 완전히 투사했기 때문인지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두번째로 볼 땐 이 쓰러지는 남자가 한 발을 앞으로 크게 내디뎌 다행히 쓰러지지 않았는지, 혹은 바닥에 얼굴을 처박으며 쓰러져 크게 다친 건 아닌지 새삼 궁금해졌다.
그리고  번째로 만났을 때는 어쩌면 그가 쓰러지지 않으려 애쓰는  아니라  쓰러지고자 한다는 생각에 이르렀고, 급기야  쓰러지는 남자가 춤을  것처럼 보이기까지 했다.


결국 예술은 예술 자체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인생과 만났을 때 비로소 의미가 됨을 느낀다.

그래서 인생, 예술.

인생. 예술이 아니라.


자코메티의 <쓰러지는 남자>가 왜 불완전한 것에 대한 경배가 되는지 궁금하다면

자코메티의 철학, 사유, 경험, 존재 이유 등

응축된 삶의 뼈대와

추상화된 세계의 질서로 구성된 결정체에 대한 설명과 함께 

책에서 직접 만나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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