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UX 심리학 파헤치기라는 스터디를 들어보면서 배달의 민족 앱을 분석하게 되었다. 발표를 준비하면서 정리했던 내용들을 적어봅니다. (2023년 2월 기준으로 분석을 해서 작성했어요)
복합적인 이유가 있지만 개인적으로 다른 배달앱들보다 배민을 훨씬 많이 쓰고 있기 때문이다. 배달이친구들과 B급 감성의 일러스트레이션이 내 취향에 저격해서 그런건지 모르겠지만 정가는 이 앱을 한 번 분석해보기로 했다.
실제로 배민의 이용률은 어떨까?
배민의 스플래시 화면에서 보여지는 ‘배달 1등앱’ 이라는 카피에 걸맞게 다른 배달앱들보다 훨씬 높은 이용률을 보이고 있었다.
그래프에서 보다시피 배민은 다른 앱들보다 주 이용률 뿐만아니라 주이용 전환율도 압도적으로 높은 걸 확인할 수 있다.(아무래도 이런 이유로 딜리버리히어로가 요기요를 포기하고 배민을 선택한 게 아닐까..) 배민이 이런 성과를 낼 수 있었던 이유를 UX 심리학 관점에서 한 번 분석해보고자 했다.
배민이 UX 적으로 어떤 행동을 유도하고자 하는 지 이해를 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아서 먼저 배민의 비즈니스적 니즈들을 파악해보고자 했다.
한 가지로 요약을 하자면 “배민은 푸드 슈퍼앱으로 가려고 하고 있다” 였다.
어떤 계기로 배민은 “푸드 슈퍼앱”의 길을 걸으려고 하게 되었을까? 리서치를 한 결과, 2015년에 배민이 중개음식점 수수료를 0퍼센트를 선언한 것으로부터 출발했다고 생각한다. 당시 이는 30프로의 매출을 담당하는 적지 않은 부분이었다고 한다.
이 후에 우리가 알고 있는 B 마트라던지, 배민상회, 쇼핑라이브 등 음식과 관련된 다양한 부분에서 얻는 BM을 구상할 필요가 있었다. 또한 점점 더 배달앱 시장의 경쟁이 과열되면서 배달말고도 다른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니즈가 있었을 것이다. 이처럼 다양한 서비스들에서 고객의 유입량을 늘려 배민의 전체적인 CC를 늘리는 전략을 취했다고 볼 수 있겠다.
AARRR 해적지표를 통해서 배달의 민족을 분석해봤다.
각 단계에서 질문에 대한 솔루션을 내기 위해서 많은 UX 심리학 법칙들이 적용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지만 이 글에서는 가장 인상깊었던 몇 가지들 위주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파킨슨의 법칙
파킨슨의 법칙이란 사람들이 특정과업을 하는데 시간이 주어진다면 그 시간을 모두 써버릴 때까지 해당 업무에 몰두해버리는 현상을 이야기 한다. 따라서 이 점을 UX 적으로 개선을 한다면 해당 테스크에 소요되는 불필요한 시간을 줄여주는 방향으로 풀 수 있다. 배민에서 이런 법칙이 자주 나왔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사례들은 다음과 같다.
적용된 사례 : Acquisiton, Retention
스크린 : 배달 받을 장소 입력하고, 배달 주문 상세 정보 입력
→ 회원가입에서 acquisition으로 전환을 시키는데 일조를 한다고 생각. 회원가입 부터 유저의 니즈에 맞게 커스터마이즈를 할 수 있으니 말이다.
→ 배달 상세정보 입력 : 특정 상황에서 배달 주문은 반복될 확률이 많다. 집에서, 회사에서 시켜먹는다, 단골집이 있다.. 등 동일한 조건에서 재구매시에 소요되는 불필요한 시간을 줄여준다. 결국 이런 조건이라면 같은 집에서 시켜먹더라도 배민을 키게 되지 않을까.
파레토의 법칙과 피츠의 법칙의 합작
파레토의 법칙은 흔히 20:80의 법칙으로도 잘 알려져 있는 법칙으로, 상위 20퍼센트의 원인이 결과의 80프로에 영향을 미치는 현상을 이야기한다. 배달의 민족도 아직 주력인 배달을 주목성이 높은 상단에 배치를 하고 있지만 일반적으로 다른 앱들과 달리 다른 서비스들도 큰 영역으로 해서 보여주고 있다. 이렇게 크게 배치를 한 이유에 있어서 피츠의 법칙이 적용됬다고 생각하는데 피츠의 법칙이란 도달하고자 하는 물체와의 거리가 작을 수록 그리고 해당물체가 클 수록 속도가 증가한다는 법칙이다. 즉, 다른 서비스들에 있어서도 적지 않은 접근성을 부여했다는 것이다. 그 말은 배민이 나머지 원인의 80프로에서도 많이 주력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생각한다. 글의 앞 부분에서 나왔던 “푸드 테크앱으로 가려는 배민의 니즈”가 가장 잘 반영된 사례가 아닌 가 싶다.
적용된 사례 : Activation
스크린: 메인 화면
→ 메인화면에서부터 서비스를 전체적으로 쉽게 탐색할 수 있게 도와줌.
목표 그라데이션 효과와 어포던스
목표 그라데이션 효과란 목적지에 도달할 수록 목표에 도달하려는 경향이 높아지는 현상을 이야기한다. 이런 목표 그라데리션 효과가 적용된 예로는 처음에 회원가입을 하고 마이프로필 쪽에서 보게 되는 뱃지가 있겠다. 서비스에 진입을 함과 동시에 “ 고마운 분” 이라는 뱃지를 받게 되는데 이렇게 먼저 시작을 하는 허들을 낮춰줌으로서 목표에 다가가는 것에 부담을 줄여준다. 마치 커피쿠폰을 받을 때 커피도장을 하나 꽝 찍어서 주듯이 말이다. “목표에 다가간다” 라는 것을 부각시키기 위해 이렇게 “현재 채운 지점”, “ 앞으로 해야할 양” 그리고 “다 채워서 목표에 도달하면 얻을 수 있는 혜택” 을 보여주는 3구조를 배민의 뱃지 영역에서는 아주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 채워야할 양에 있어서는 흐리게 표시를 해서 채워야 할 것같은 시각적 암시를 주고 있고 등급별 혜택이라는 버튼을 탭을 해서는 텍스트로 앞으로 해야하는 양과 목표를 도달하면 얻을 수 있는 혜택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주고 있다.
이런 목표그라데이션 효과는 프로그레스바의 형태로 B마트에서도 등장한다.
B마트는 비교적 장을 보듯 여러 상품들을 담아야 한다. 이런 구매패턴을 통해서 객단가를 높이려는 전략으로 해당 UX 심리 전략이 사용됬다. B마트에서는 장을 볼 때 가격에 대한 피드백을 3번에 걸쳐 받을 수 있다. 배달이 가능한 최소주문금액, 배달팁이 무료인 금액으로 차츰 올리게 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었는데 이를 어포던스를 활용하여 풀어내고 있다. 어포던스란, 사용자가 다음행동을 하기 위해서 시각적으로 단서를 제공하며 유도한다는 뜻이다. 여기에서 프로그레스바를 활용하여 조금만 더 추가하면 다 채울 수 있게 동기를 부여하고 있다.
적용된 사례 : Retention과 Revenue
→ 구매율을 높이는데 동기부여 요소로 활용하고 있음.
매력의 편향과 소유효과
매력의 편향은 내가 매력적으로 느끼는 대상에 더 호감이 간다는 것이다. 당연한 말이다. 다만 여기에서 다루고 싶었던 이유는 사람들이 보통 매력적으로 느끼는 요소들을 트렌드에서 찾아서 일괄적으로 브랜딩에 적용할 수도 있지만 배민의 경우에는 “각자가 매력적으로 보이는 것” 에 대해서 취준존중의 매력의 편향원리를 적용했다는 것이다. 그 사례가 선물하기 기능이라고 생각하는데 우아한 형제의 또 다른 서비스 웹툰 플랫폼 만화경에서 나오는 다양한 만화 캐릭터들을 골라서 선물하기 카드의 디자인에 쓸 수 있다. 단지 디자인을 고르는 것 뿐만 아니라 카드에 들어갈 문구도 쓸 수 있고 스티커도 붙이며 커스터마이즈가 가능하다. 이런 점에서는 소유효과가 반영됬다고 생각하는데 소유효과란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대상에 대해서 더 높은 가치를 매기는 현상을 이야기한다. 아무래도 선물하기이다 보니 이런 “소중함”이 중요한 요소이다보니 이런 심리학의 원리가 잘 녹아든것 같다.
적용된 사례 : Referral
→ 직접 디자인을 고르고 커스터마이즈를 하게 하면서 재미를 느끼게 하고 그만큼 내가 정성을 들이고 싶은 사람에게 선물하기 카드를 보내서 배민을 알리거나 배민앱을 더 켜볼 수 있게 만드는 효과 . (그리고 아무래도 그렇게 선물받은 사람은 선물을 준 사람에게 적지 않은 밀도의 친분, 감정, 신뢰가 있을 확률이 높으니 전환율도 높지 않을까)
서비스가 점점 커지는 단계에 있어서 각 서비스들을 연결시키는 과정에서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예를 들자면, 만화경 서비스.
배달의 민족에서는 현재 나의 계정에서 만화경 서비스를 쉽게 들어갈 수 있다. 회원가입도 없이 말이다. 처음에는 만화경 서비스가 그냥 배달의 민족안에 있는 또 다른 서비스 기능인줄 알았다. (별도로 앱이 있을줄이야…)
이렇게 높은 접근성에도 불구하고 만화경은 배달의 민족과 UX 플로우적으로 연계성은 잘 찾지 못했다. 예를 들자면 요기요 같은 경우에는 ‘맛 매거진’이라는 컨텐츠 서비스가 있다. 이름에서 알다시피 음식에 관한 컨텐츠를 다루는 매거진 컨셉의 컨텐츠 서비스이다. 요기요는 앱에서 배달 주문을 하고 나면 주문이 오는 것까지 기다리는 동안 맛 매거진을 먼저 보고 있으라고 유도한다. 사실 이건 식당에서 메뉴판을 주고 메인요리를 선택하게 한 다음에 다음요리 혹은 디저트를 골라보라고 주는 제 2의 메뉴판과 같은 원리이다. 컨텐츠를 읽고 해당 컨텐츠의 하단에는 컨텐츠가 다루고 있던 음식을 주문해보러갈 수 있는 버튼이 있다. 그걸 누른 유저는 자신이 요기요 앱안에서 또 다른 음식을 탐색하고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이런 플로우가 만화경을 읽으면서는 느낄 수 없었다. 심지어 음식 광고나 이런 것도 없었던 것 같다. 너무 재미있어서 쭉 보는데도 만화 보다가 배고플 테니 야식을 먹으라던가 등의 알림도 뜨지 않았다. 좀 의아했던 플로우였다. 하지만 배달의 민족과 같이 연결이 되면 충분히 많은 가능성들이 있을 것 같다.
전체적으로 배민의 UX는 유저 입장에서 무척 편하다고 생각이 든다. 유저를 배려했다는 느낌이 든다. 아마 이런 생각이 들게 하는 것은 비단 UX 뿐만 아니라 키치한 브랜딩 감성의 푸근함도 없지 않아 있을 것같긴 하다.
베트남 여행에서도 배민을 어렵지 않게 봤는데… 배민이 점점 커져가면서 앞으로 어떻게 서비스를 키워가는지 그게 또 앱 안에서 어떻게 풀어나갈지 계속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