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특급과 함께한 [에이틴/연애플레이리스트/만찢남녀] 편
Teaser | 플레이리스트, 문명특급 그리고...
2019.04 에이틴2
2019.06 연애플레이리스트4
2020.06 만찢남녀
지금부터 펼쳐놓을 이 이야기는 2019년 웹드라마 [에이틴2]로부터 시작된, 아름답게 질척이는(?) 인연의 기억에 대한 이야기다.
2023년도 절반이 훌쩍 넘은 이 시점에서 4년 전 이야기를 꺼내다니. 웬 유물 발굴하는 소리며 사골국 끓여먹는 소리겠냐 싶지만 나의 추억 속에만 있던 내 머리 속의 일기장을 브런치에 옮겨보려 한다.
첫 만남, 6시에 만나기로 한 친구가 10시에 나타났을 때
명실상부 대세 웹예능 [문명특급]. 글로벌을 주름잡는 K-POP 스타들, 난다긴다 하는 배우들로도 모자라 최근엔 맨시티까지 등장한 글로벌 신물문 전파 프로젝트가 된 문명특급. 사실 난 문특팀에 참 미안한게 많다. 왜냐면.. 첫만남에서부터 뒷통수를 거하게 치며.. 혐관이 되었어도 할 말이 없는 일들을 겪게 했기 때문이다.
뉴미디어라는 새로운 영역이 막 탄생하던 그 시절.(솔직히 뉴미디어가 정확히 뭔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플레이리스트와 문명특급은 각각 드라마와 예능을 웹세상에서 각자의 스타일로 흙바닥에서부터 일구며 존재감을 떨치고 있었고. 한창 그 기세를 이어갈 [에이틴2] 홍보마케팅을 준비하던 때
"문명특급에서 에이틴2를 다루고 싶다는데요?"
"헐, 너무 좋다"
문특팀이 우리에게 러브콜을 보내왔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우리팀 모두 그 말을 듣자마자 도파민이 max로 터져버렸다. 그때만 해도 웹드라마 홍보를 위해 배우들이 예능이 출연하거나, 외부 프로그램과 협업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게 쉽지 않았다. 그런 귀하고 귀한 최초의 기회가 무려 문특팀 제안으로 먼저 생기다니! 꿈만같았다. 그렇게 짠듯이 모두 "헐!"이란 놀람의 탄식을 내뱉은 후 "너~무~좋~아~"란 콧노래를 부르며 문특팀의 제안을 덥-석- 물었다. 그런데...
"저희 촬영이 좀 딜레이 되서.. 말씀드린 시간보다 쪼오금 더 기다리셔야 할 것 같아요.."
분명 "쪼오금..."이라고 얘기해놨는데. 약속했던 6시를 훌쩍 넘기다 못해 10시까지 그들을 무한대기시키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문명특급 인터뷰로 넘어가기 전 마무리 돼야 하는 촬영이 딜레이되면서 자연스레 문특과의 촬영도 밀려버린거다.
촬영 현장은 늘 변수가 존재한다. 분명 스케줄을 다 짜놓고 움직이는 일인데도 이상하게 현장에서는 꼭 예상을 벗어난 변수가 생기고, 그것은.. 딜레이를 만들고야 만다. 흔하다면 흔하고 익숙하다면 익숙한 일이 벌어진 보통날이었을 수도 있지만 하필이면 손님인 문특팀이 온 날,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게 날 멘붕에 빠트렸다. 홍철없는 홍철팀도 아니고 손님을 불러다놓고 집주인이 나타나지 않는 상황을 겪게하다니..(심지어 주말에 아직 롱패딩을 입어야 할 한파가 여전하던 날씨였다.) 미안함과 초조함이 뒤섞여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는데
"왜 이렇게 모여 계세요?"
"에이틴 시즌2 1분 PR 해주세요"
P.R.O인 재재는 우리와의 인터뷰를 시작했다.
기다림에 지쳐 짜증이 날 법도 한데.. 재재와 문특팀은 그 순간마저도 허투루 보내지 않았고, 나와 예니 뿐만 아니라 에이틴 PD, 스타일리스트 등 현장에 있던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며 되려 우리를 웃게 만들어줬다. 미안함과 고마움이 뒤섞인 감정이 휘몰아치던 현장. 고군분투하는 문특팀을 보며 나와 예니는 뭐라도 도움이 되고자 노력했고. 그러다 별안간 문명특급 팀을 향한 구애까지 시작했다.
애초에 이 협업에 사심이 가득 끼여있던 나와 예니는 별안간 재재에게 셀카를 요청하기도 하고, 우리 사무실인 양 평소처럼 노래하고 춤까지 추며 회식에 와달라는 뻔뻔한 고백까지 갈겼다.(우리팀은 흥 넘치는 한국인답게 가무를 즐기며 노래는 꼭 화음까지 쌓아 부르는게 일상이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이런 우리가 정말 어이없었을텐데.. 고맙게도 재재는 주책바가지인 우리를 받아주다 못해 에이틴2 대박 기원 댄스까지 쳐줬다.
두번째 만남, 연플리 새내기가 14학번 고인물을 만났을 때
그렇게 잊지 못 할 첫만남을 쎄게 한 우리. 문특팀의 너그러움으로 아름답게 마무리 되기는 했지만 그날의 미안함이 도저히 떨쳐지지 않았다. 그러다 문득
'문특팀에서 관심 가진 작품에 연플리도 같이 있었잖아..?! 그 연플리가 곧 시즌4로 나오잖아..?'
연애플레이리스트4가 있음이 떠올랐고. 이번엔 우리가 문특팀으로 웹드라마의 신화의 주인공인, 연플리4와 함께하자며 러브콜을 보냈다.
모든게 일사천리였다. 문특팀은 '다시 만난 세대' 콘셉트로 우리의 러브콜에 화답해줬고, 이를 들은 연애플레이리스트 PD들은 우리팀보다 더 이 만남을 환영하며 일정 조율부터 장소까지 적극 지원해줬다.
그리고 미안함이 그득했던 우리팀은 자그맣게라도 우리의 마음을 표현하기로 마음먹었고
바로 'WE ❤️ 재재' 고백 이벤트를 열었다.
이 덕분에 에이틴을 함께한 예니에 이어 연플리 담당자인 예리도 이 질척임의 세계관에 등장하게 되었는데. 재치 넘치는 예니, 예리가 함께하며 셋이 된 우리는 지난번보다 조금 더 과감해졌고(?) 길 한복판에서 털기춤도 서슴치 않게 출 수 있었다.
거한 오프닝을 끝내고 연플리 주역들인 한데 모여 시작된 고인물vs새내기 대결. 새내기지만 고인물 문제를 기가막히게 맞추는 푸름이의 희생(?) 덕분에 더 빛을 발하는 케미. 나는 그 모습을 지켜보며 또 사심을 가득 채우며 웃기 바빴고. 꽤나 양팀이 만족하는 인터뷰 촬영을 무사히 끝내며 정말 행복하게 웃으며 헤어졌다.
세번째 만남, 인소 명대사 이렇게 잘하는 01년생 본 적 있음? 만찢남녀의 등장
우당탕탕 첫만남 후 의외의 모습을 발견하며 사랑이 싹트는 로코 클리셰가 떠오르는 두 번의 만남. 문특팀은 만나면 만날수록 또 만나고 싶은 마력의 존재감을 떨쳤고. 그렇게 플레이리스트의 문특팀을 향한 지독한 짝사랑이 짙어지던 즈음..
첫 만남에서 알게된 TMI를 빌미로 또 한 번의 러브콜을 보내고야 만다.
그 러브콜의 내용은 바로.. 영화 '앤티크'로 이미 데뷔한 신인배우(?) 재재의 공식적인 첫 작품 데뷔를 플리 드라마로 제안해보자!는 아이디어였다. 거기다 이미 연플리 세계관으로 들어와 14학번 고인물 캐릭터를 가진 재재와 야니가 있으니, 세기 말 감성이 중요하게 나오는 [만찢남녀]에 초대하고 싶은 인물 1순위일 수 밖에 없었다.
사실 요건 제작팀의 소취기원 프로젝트이기도 했다. 정확히는 연플리4 PD였던 아리의 문특팀에 대한 그리움? 같은 거? 라고 해야할까..? 마케팅팀이 하려는 일은 뭐든 부둥부둥 애정으로 지원해주는 아리PD. 아리도 우리 못지 않게 문특팀을 사랑하는 사람 중 하나였는데. 마케팅팀과 문특팀, 아리가 좋아하는 이 조합을 [만찢남녀]에서도 너무 너무 보고싶어했다.(여러 경험이 더 쌓인 지금 이날을 돌이켜보니 이렇게 마케팅팀에다 모든 걸 지원해주려는 제작팀을 만난 건 정말 정말 행운이었다.)
아무튼,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이번에도 문특팀은 우리의 제안에 흔쾌히 "okay!" 대답을 줬고. 만찢남녀와 문명특급. 이 만남에서는 두가지 프로젝트가 동시에 돌아가게 됐다.
1. 재재와 야니의 카메오 출연
2. 김도연, 김민규 두 주연배우와의 인터뷰
이 과정에서 재재와 야니는 새벽 6시 첫 촬영씬부터 시작해야 하는 극단적인 하루를 시작하기도 했고. 하마터면 인터뷰는 포기해야 할 뻔 했던..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의리로 함께해준 문특팀. 그 덕분에 만화책 속에서 튀어나온 남자 주인공으로부터 벌어지는 좌충우돌 [만찢남녀]의 로맨스가 더욱 힘을 받게 됐고. 이렇게 매번 의리와 애정으로 함께해주는 문특팀에게 우리는 마지막(?) 선물로 레드카펫과 상패..는 아니고..ㅎㅎ 현수막을 준비했다.
함께 일을 한다는 것. 이 사회에서 '함께'라는 걸 즐겁게 해낸다는 건 참으로 어려운 일이라 생각한다. 같은 소속의 일원들도 같은 목표를 보며 한 마음으로 나아가기가 어려운데, 하물며 이해관계가 더 복잡해지는 외부와의 협업은 더더욱 힘들 수 밖에 없다.
이런 현실을 알기에 [문명특급]과 같은 팀을 만나면 그 인연이 더 귀하게 느껴진다.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방향성을 놓고 고민하고, 서로 존중할 줄 알며, 그 모든 과정이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기까지 한.. 어쩌면 유토피아일 수 있는 이야기가 현실에 있었던, 값진 추억을 선물해준 팀을 만난건 정말이지 행운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4년이 흐른 2023년의 현재. 플레이리스트 마케팅팀에서 창피한 줄 모르고 온갖 주접을 떨어댔던 우리팀원들은 또 다른 세상으로의 모험을 떠나 각각의 자리를 찾아 흩어졌다. 그렇지만 여전히 우리는 각각의 자리에서 재밌고 새로운 그러면서도 함께 만족하며 발전할 수 있는 무언가를 하고 싶을 때마다 문특팀을 찾는다.(어쩌면 여전히 질척이는 것에 더 가까운 것 같다) 그리고 지난날 그때처럼, 함께 즐거운 추억이 남는 새로운 재미들을 찾아내는 날이 있기를 기대한다.
추신. [재재특급 EP.09] 예니, 예리 그리고 시니
2019년 8월 어느날. 문특팀으로부터 걸려온 전화 한 통.
"재재특급 라이브에 플리 마케팅팀 분들을 초대하고 싶은데요"
에이틴에선 예니 연플리에선 예리. 연이은 만남에서 주책바가지를 떨어댄 우리 셋을 다시 불러준 문특팀.
세명 중 편하게 두명이 대표로 앉아 떠들어재껴달라는 요청이었는데
나는 그 말을 듣자마자 동네 친구 바이브로 환상의 케미를 보여주는 예니x예리 조합을 밀었다.
놀랍게도 이 둘의 mbti는 모두 I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또 그 누구보다 열심히 초대에 응했고
인생에 다시 없을 경험을 하며 광대가 아플 정도로 웃으며 또 한번 주접의 주접을 떨고 왔다.
우리 인생에 너무도 스페셜한 추억이 된 문명특급 영상을 첨부하며, 구구절절 일기는 여기서 마무리.
[문명특급 EP.53] 6시에 만나기로 한 친구가 10시에 나타났을 때
[문명특급 EP.60] 연플리 새내기가 14학번 고인물을 만났을 때 ☆다시 만난 세대★
[문명특급 EP.129] 인소 명대사 이렇게 잘하는 01년생 본 적 있음? 만찢남녀한테 개기면 죽는다 (그만큼 추억이라는 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