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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주 Aug 16. 2023

스마트폰이 주는 비교와 빼앗겨 버린 몰입

비교를 얻은 대신 몰입을 빼앗겨 버린 시대를 살고 있다.

우리는 더 오래 살고, 더 건강하며,
클릭 한 번이면 전 세계의 오락물에 접속할 수 있다.
그런데도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도 더 우울해 보인다
어쩌다가 이렇게 되었을까? - 책 인스타브레인 본문 중에서



토요일 AM 5시 30분

기상을 하라는 알람음이 울린다.

새벽 라운딩을 나가야 해서다

산책이라고 함은 정해진 목적 없이 ~♪~~~


"그래 산책을 떠나 보자"!

하지만 몸은 엉거주춤한 채로 반쯤만 일어났다

원래 아침잠이 많은 편이라 새벽의 기상은 항상 어눌하기만 하다

하지만 새벽까지 스마트폰을 보는데 시간을 너무 많이 빼앗긴 탓이 사실일 게다

10분만 더 잘 요량으로 스마트폰 액정 너머로 시간을 살핀다.

"5시 35분"

그 사이 벌써 5분이 지나가 버렸다.

그래! 빨리 알람 맞춰놓고 눈을 감자

손을 뻗어 스마트폰을 집어 들고는 5시 50분 알람을 맞췄다

짧은 맛잠을 기대하며 다시 포근함 속으로 몸을 뉘었다.




금요일 PM 11시경

친구들과의 저녁 시간을 뒤로한 채 집으로 돌아왔다

고기 냄새와 땀 냄새로 얼룩진 몸부터 씻어야 했다

샤워를 하는 도중에 스마트폰이 울린다

"그래 잘 들어왔어...... 좋은 시간 보냈고.... 다음에 또 보자"

샤워를 마치고 개운한 기분으로 우유 한잔을 마시며 스마트폰을 집어 들어 친구들과의 저녁시간 사진들을 이리저리 둘러본다. 그리곤 머리맡의 책을 집어든다.

"안데르스 한센의 인스타브레인"

클루지에 이어 이번주에 읽고 있는 책이다

1 회독 이후 정독으로 잠들기 전 한 시간씩 천천히 읽고 있는 중이다

오늘 챕터는 영유아 및 청소년의 스마트 폰 실험에 관한 내용이다

책을 읽으며 스마트폰이 인간의 본성에 미치는 경고 및 고민을 엿볼 수 있었다  그냥 일상이라고 생각했던 디지털화 된 지금. 한번쯤 고민을 해봐야겠다 생각한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책을 읽고 있는 지금도 스마트폰은 계속 무언가 소리를 내었고 액정까지 깜빡이며 자신의 존재를 알려왔다

책의 내용을 빌리자면 나에게 무한 반복의 도파민 주사를 투여하고 있는 중인 것이다

결국 내일 새벽라운딩을 핑계 삼아 책을 덮는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너튜브 골프방송을 쳐다보고 있는 나.

방금 읽었던 책 내용 따윈 털끝만큼도 생각나지 않을 만큼 고수들의 시원스러운 스윙을 보며  새벽 1시가 넘도록 스마트폰이 주는 도파민에 취해 깨어 있어야만 했다.




우리는 하루에 2,600번 정도 스마트폰을 만진다. - 본문 중에서



"몰입"


과연 책을 읽는 내내 나는 책에 몰입을 하고 있었던 것일까?

아니면 책을 읽으며 스마트폰의 도파민 주사까지 즐기는 멀티태스킹의 단계까지 올라서 버린 것일까?

책을 읽는데 집중이 되지 않아 스마트폰을 무음으로 바꾼 채, 등 뒤 소파로 던져버린 기억이 있다

책에 몰입을 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10분도 채 지나지 않아 조용하기만 한  스마트폰이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그 사이 어떤 메일이 왔을까?  어떤 피드가 생성 되었을까?  새로운 하트가 생겼을까? 새로운 이웃이 생겼을까?

스마트폰은 하루종일 우리에게 도파민 주사를 주면서 24시간 자신만을 바라보게 만들고 있다


24시간 자신만을 바라보게 인간의 도파민을 자극하는 스마트폰 말고 우리는 또 다른 어디에 몰입을 할 수 있을까?

그것도 온전한 몰입말이다

독서,  글쓰기,  운동, 음악, 영화, 취미 등...

곰곰이 생각해 보니 그 어떤 일을 하더라도 스마트폰은 항상 나의 곁을 지켰던 것 같다

하물며 본능에 충실해야  섹스 때도 스마트폰은 항상 곁에 있었다


이렇듯 우리는 왜 몰입의 시대에 살고 있지 못하는 것일까?

우리의 조상들 즉, 후뇌의 진화가 급속도로 발전할 때인 수렵 채집기에는 본능에 몰입을 하였다

몰입을 하지 않으면 죽었기 때문일 것이다

사냥을 할 때도 몰입을 해야 했으며 포식자를 피해 달아날 때도 몰입을 해야 살아남을 수 있었다

그래서 몰입은 우리의 본능과 함께 해 온 생존 능력이다

하지만 지금은 살기 위해 사냥할 필요도 없으며 포식자를 피해 달아날 일도 없는 시대를 살고 있다

즉, 생존을 위한 몰입이 필요 없게 된 것이다

하지만 원시적인 우리의 후뇌는 자신의 진화가 아닌 새로이 생겨난 전두엽과의 완전한 매칭을 이루지 못한 까닭에 몰입을 할 무언가를 계속 찾고 있다

몰입의 본능은 이렇듯 대단하고 인간이 진화하고 성장하는데 꼭 필요한 능력인 것이다


지금은 스마트폰 몰입 시대이다

스마트폰에 우리의 본능과 감정을 빼앗겨 버린 몰입의 시대말이다

스마트폰은 우리에게 행복과 만족을 주는 도파민 주사가 맞을까?  

하루만이라도 손에서 스마트폰을 놓아보자. 의도적으로 모른 척해보자

하루가 어떠할까?  궁금해진다.



"비교"


비교는 기쁨을 앗아간다" - 시어도어 루스벨트


인간의 대화 중 80~90%는 자기 이야기 또는 타인에 대한 험담이라고 한다

이유인즉,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일 것이다

인간은 나와 타인을 비교하며 그 사회가 원하는 인간형으로 살아가고 싶어 한다

그 속에서 타인보다 더 행복해지고 싶고 더 예뻐지고 싶고 더 부유해지고 싶어 한다

즉, 본능 외 욕망이라는 것이 생긴 것이다

사냥과 목숨보전이라는 시대를 살았던 후뇌는 진화를 거듭하며 인간의 본능 유전자를 유지시켜 왔다

계속된 인간의 진화는 후뇌 위에 중뇌로 진화를 하였으며 오늘날 전두엽의 진화까지 이어져 왔다

그렇게 전두엽의 진화는 욕망의 진화를 불렀다

그렇다면 오늘날 욕망의 기준은 무엇일까?

그 욕망의 기준은 사회적으로 정한 것이 아니다

자기 자신이 정하는 것이 그 기준이 되는 것이다

매일 쏟아져 나오는 수많은 메일, 문자, 피드, sns, add, 동영상 등에서 스스로 기준을 정하는 것이다

인간의 감정이 배제된 채 스크린에서 튀어나오는 사진이나 동영상, 그리고 글은 어쩌면 필터 없는 쌩담배를 피우는 것처럼 위험한 디지털 신호일 것이다

자극적인 썸네일에 이끌려 자동으로 맞춰진 알고리즘을 타고 깊이 들어갈수록 디지털화된 주관적, 일방적, 편향적인 사건들, 그리고 진실이 아닌 진실 사이에서 우리의 뇌는 객관성을 잃고 방황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렇게 자신의 진짜 모습은 잊은 채 디지털화된 타인의 모습을 보며 좋아요를 누르고 하트를 날린다

이것을 디지털 욕망이라 칭하고 싶다

하지만 인간의 욕망은 결국 본능에서 진화된 것이다

그렇기에 욕망은 본능에 우월할 수는 없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인간은 수렵 채집 때부터 상호 대화와 바디랭귀지를 통하여 관계를 맺어 왔고 그 속에서 모든 감정을 교감해 왔다

그렇게 인간의 뇌는 살아있는 인간 실체에서 자신의 행복과 타인과의 정서적 만족을 느끼게끔 진화되어 온 것이다


지구 전체 인구의 단지 9%만이 적극적으로 자신의 삶과 모습을 공유하려 sns에 글과 사진을 업로드한다고 한다

즉, 인간의 감정이 투영되지 않은 sns에서의 얼굴 없는 대화는 본능과 욕구를 거르지 못한 채 타인과의 비교만을 강요할 뿐이다. 그 속에서 어느 누구도 정하지 않은 비교 우위에서 스스로 자신의 위치를 정하고 그 속에서 웃기도 울기도 하는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통계적으로 sns를 하는 사람들의 91%) 운다고 한다.  이것을 디지털 질투라고 칭하고 있다

즉, sns를 많이 할수록 디지털 질투는 심해지고 그로 인한 우울과 상태적 박탈감은 더 많이 생길지도 모르는 일이다.



우리의 뇌는 여전히 수렵채집의 시대를 살고 있다

그 시대의 뇌는 인간의 오감과 근육에 몰입했을 것이다

몰입은 죽느냐 사느냐를 결정하는 아주 중요한 본능이었기 때문이다


사냥에 몰입하고 포식자로부터 피하기에 몰입했던 그 시대의 뇌가 지금은 스마트폰이라는 디지털에 우울한 몰입을 하고 있다

원시적인 본능이 우선 시 되어야 했던 후뇌의 영향력은 아직도 크다

인간이 우울을 느끼며 스스로 고립하는 것을 선택하게끔 만드는 것을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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