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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샨탈 Nov 09. 2022

페스코 베지테리언의 회사 미식 생활

네이버 1784 라이프

한국에서 페스코 베지테리언 (해산물 ok 야채 ok 육류 no) 으로 산 지 10년이 넘어간다. 10년 전에는 정말 비건, 베지테리언이라는 개념 자체가 아예 한국에 없었고 생소하게 다들 생각하셨는데 요즘엔 각종 미디어에서도 많이 다루고 연예인들도 많고, 주변에서도 점점 많이 생기는 추세이니 신기할 뿐이다. 


페스코 베지테리언 (Pesco)
유제품, 달걀, 생선까지 섭취하는 준 채식주의자입니다.




예전 회사에서 회식 할 때는 고깃집을 가면 부서 버짓으로 내가 먹을 샌드위치를 따로 사가거나 (외국계라 좀 플렉시블 한 면이 있어서 가능했던 듯), 고깃집에 가서 다른 밥 메뉴가 없으면 (비냉, 막국수, 고기안들어간 된장찌개 등등) 정말 밥과 김치만 먹은 적도 있었다 (+술만 있으면 오케이). 내가 안 먹을 뿐이지 고기를 드시는 것에 대한 거부감은 전혀 없었기 때문에 회식에서도 잘 어울렸던 것 같다. 처음에 회사 분들께 내가 페스코인것을 오픈하면 조금 당황해 하시다가, 내가 맛집도 잘 알고 가서 다른 음식을 잘 찾아먹으니 나중에는 다들 적응 하셨었다. 그 때는 개념 자체가 생소하다보니, 다른 분들이 나 때문에 과하게 신경쓰시고 거부감을 느끼실까봐 나도 걱정을 했던 면이 있었는데, 생각보다 어렵지 않게 생활을 하였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내가 일하는 네이버 1784는 음식에 진심인 회사이다. 난 음식도 음식이지만 커피에 진심인 편인데, 네이버는 각 층마다 jura 머신을 두었다. (기계마다 100만원 넘을듯) 디자인에도 진심이지만, 커피도 많이 신경을 쓴 부분이 보였다. 원두는 딱 산미없는 구수한 풍미인데, 물을 적게 내리고 얼음을 부어 아이스드로 만들면 외부 카페 부럽지않은 맛이다. (내가 아는 카페들은 라 마르조코를 주로 씀) 실제로 여기 출근 한 후 주말 외에는 외부 카페를 아예 안 가고있어, 돈을 엄청 세이브 하고 있는 중이다. (thanks to naver!) 


그리고 일 때문일 때도 있지만, 주중에는 보통 회사에서 점심, 저녁을 모두 먹고가고있다. 맛집을 모아놓은 5층 식당가는 점심때만 오픈하고, 간식 시간때는 라면같은 간식들 위주로 서빙하고 있는데 지하 식당이 네이버 직원들은 식사가 무료고 우리같이 사옥을 쓰는 스타트업들은 일정 금액 (2천원)을 받고 있어 아주 만족도가 높다. (정말 2천원의 행복) 


특히 고기를 안 먹는 입장으로서는, 외부 식당가서 메뉴를 시켰는데 고기를 미리 못 빼는 경우엔 같이 먹는 사람에게 물어보고 덜어주거나 했는데 여기서는 따로 메뉴들이 나와서 고기메뉴가 있으면 빼고 받아서 좋다. 

그리고 고기가 올라간 덮밥이라도 서빙하는 분이 고기를 올리시기 전에 미리 말씀 드리면 빼고 야채나 계란을 더 주시는 배려가 너무 너무 감사했다. 정말 결론적으로는 페스코 베지테리언인 나로서는 계속 이 식생활을 유지하고 싶은 곳이다. 


오징어 볶음 덮밥
미리 메뉴설명이 나와있어, 이날은 떡갈비구이를 받지 않았다. 
오뎅탕 
찌개
한식과 양식 보통 이 2가지로 나뉘어 서빙되는 편이다 
이날은 그 주의 특식


5층 식당가의 오뎅 
특이하게 키토김밥이 있다. 건강하게 먹을 수 있어서 좋음
떡볶이 맛집
이날도 고기 토핑 이었는데 토핑없이 소스만 받아서 먹었다
비빔만두와 샐러드
이 날도 고기 토핑 없이 계란과 소스만
해물탕
이날도 고기 없이 계란. 보통 이런 볶음밥은 고기와 계란을 같이 넣는것 같다. 
거의 다 해산물이나 야채가 주이다. 
제철 꼬막 비빔밥


참 건강하게 먹어서 좋고, 여기서 점심, 저녁을 너무 합리적인 가격에 먹으니, 외식비가 줄어서 좋다 (예전엔 맛집을 많이 다녔는데 요즘은 소비생활에 흥미가 없어짐)


끝으로, 보통 페스코라고 하면 많이 물어보시는 질문이 얼마나 됐어요? 이다. 


10년 넘는다고 하면 한국에서 그게 가능하다며 다들 놀라시는 분위기. 사실 내가 맛집도 다니고 건강하게 먹는 걸 보고 친구들이 먼저 요즘 건강하게 먹고싶다, 육식을 너무 많이 한다며 더 익스트림한 비건을 시도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 하지만 10이면 10 다 며칠만에 그만두고는, 나에게 어떻게 10년째 고기를 안 먹느냐는 질문을 정말 많이 받았었다. 

이에 대한 내 의견은 작은 것부터 실천하세요. 이다. 


갑자기 식생활을 개선한다고 급으로 고기, 계란을 하루 아침에 끊으라는 것이 아니라, 고기를 붉은 육류부터 줄이든, 흰 육류부터 줄이든, 원래의 식생활에서 조금씩 줄이는게 더 오래 지속될 수 있는 식생활을 만드는 것 같다. 비건을 미디어에서 많이 다뤄서 다들 쉽게 생각하시는것 같은데, 한국에서 사회생활을 하고 회식을 다니고, 사람들과 어울려 식사를 한다면 정말 힘든 부분이 있을 것이다. 뭐든지 어느정도의 틈과 융퉁성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나같은 경우의 장점은 체중 감소보다는 몸이 가볍게 느껴지고 소화가 엄청 잘된다 라는 점이다. 하지만 이것은 나의 경우고 페스코를 주변 사람에게 강요하고 싶지는 않다. 사람마다 육류가 소화가 너무 잘 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본인의 체질을 먼저 알고 실행에 옮기는게 중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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