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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꽁지 Nov 12. 2024

오늘의 동시, 그리고 끄적끄적 3

삼촌

엄마, 나는 왜 삼촌이 없어?

나도 삼촌 갖고 싶어.

현수는 삼촌이랑 어제 PC방 갔대

우진이는 삼촌이 손흥민 포토카드 사웠다고하는데

나만 삼촌이 없고 이게 뭐야.


우리 아들도 삼촌이 있었어.

네가 뱃 속에 있을 때 외할아버지 곁으로 갔지.

삼촌이 PC방에도 같이 못 가고 포토카드도 못 사주지만

우리 아들이 자전거를 빨리 배우고

현수보다 우진이보다 키도 크고

엄마를 많이 사랑하는 게 누구때문인데.


삼촌은 

시간이 지나면 잊혀지고 버려지는

그런 시시한 걸 준게 아니야.


자, 얼굴 펴고

삼촌이 보고 있을지 모르니까.



막내야, 잘 있니? 가을이 되면 네 생각이 더 난다. 글을 쓰게 되면서 네 생각이 더 나. 엄마는 어릴 때부터 너만 이뻐했지. 나는 매번 그게 속상하고 질투가 났어. 그래도 너는 미워하지 않았는데. 솔직히 내가 놀러갈 때 따라 오는 것은 싫어했어. 어릴 때부터 너는 너무 착해서 다른 친구들하고 어울려 놀지 못했지. 울고 들어오는 날이면 내가 가서 복수해줬으니까. 

지금은 엄마가 어릴 때부터 너만 이뻐해준게 고마워. 엄마라도 네 편이 되어 주었으니 얼마나 다행이니. 네 이야기를 글로 쓰고 싶은데 네 이야기가 잘 떠오르지 않아. 아직은 너를 쓸 준비가 되지 않았나 봐. 조금 더 그리워 하고 조금 덜 미안할 때면 너를 쓸 수 있겠지. 매일 떠올리며 써 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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