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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IMES Jan 24. 2023

상품기획의 기본 1. 내가 아닌 고객.

기획자는 발명가가 아니라 시장전문가여야 한다.

기획은 어떤 일을 하기에 앞서 방향을 설정하고 계획하는 것이다. 한 가지 더 붙이면 계획한 데로 진행했을 때 목표에 맞게 잘 이뤄졌는가 돌아볼 수 있는 기준점이 되기도 하며, 다시 기획을 하기 위한 데이터가 되기 때문에 시작과 끝이라고 할 수 있다.


기획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우린 태어나서 삶을 통해 자연스럽게 기획을 하면서 살아온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기획을 하며 성취도 하고, 점점 더 복잡한 목표를 위해 기획의 난이도를 높여간다. 

그렇게 학교를 졸업하고, 취업도 하고, 승진도 하고, 결혼도 하고, 여행도 다니며 하고 싶은 것들을 이뤄간다.


모든 것에 기획 없이 되는 게 얼마나 있을까? 단계와 깊이의 차이지 기획 없이 모든 일은 이뤄지지 않는다. 특히 요즘같이 복잡계 세상에서는 우리를 둘러싼 주변의 환경이 너무나도 변화무쌍하고 이미 축적된 정보가 많기 때문에 더욱 기획력은 중요해진다.


그렇기에 사람이라면 기획은 누구나 하고 있다고 봐도 전혀 틀린 말이 아니다. 당장 시장에 나가 분식집 사장님과 이야기를 해봐도 사장님 나름대로의 엄청난 기획력을 들을 수 있다. 여기 상권은 어떻게 되고, 무엇이 잘 팔리고, 고객들의 성향은 어떠한지 등…


그렇다면, 기획을 잘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너도 나도 기획을 하는데 기획을 하기만 해도 성과가 난다면 잘못된 기획을 하고 있는 게 아닐까?


기획은 숨 쉬듯이 누구나 하는 것인데 기획을 잘하는 사람은 드물다. 왜냐하면 목표한 대로 이룬 사람은 언제나 소수이기 때문이다.


본인의 가게에 대해 물어보면 쉬지 않고 기획에 대해 말하는 사장님은 오늘하루 매출이 안 돼서 걱정하고 월세를 내느라 급급하다.


상품에 대한 자랑과 우수성에 대해서 입에 침이 마르도록 이야기하는 스타트업의 대표는 오늘도 쌓여만 있는 재고로 한숨을 내쉬며 “상품은 참 좋은데 사람이 못 알아본다.”라며 푸념한다.


사업하다 망하신 우리 아버지들은 항상 주변의 탓을 돌리며 신세 한탄을 하기 바쁘다. 

기획은 잘했는데 안 되는 건 언제나 사람들이 몰라줘서, 사람이 방해해서, 운이 안 좋아서 등 여러 가지로 핑계 없는 무덤이 없다는 말을 여기서도  할 수 있다.


어떤 사람은 주변에 친구들이 손재주가 좋다고 한다. 일종의 공예품을 잘 만드는데 손재주가 좋으니 팔아보면 좋을 것 같다고 한다. 손재주가 좋은 사람은 그렇게 나름의 가치와 기획력을 토대로 제품을 만들어 판매를 한다. 하지만 쉽지 않다는 걸 느낀다. 


이런 사례는 우리 주변에 얼마든지 있다. 무엇이 가장 큰 문제일까?


난 아마도, 조심스레 한 가지로 정리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그것은 상품기획의 대상이 고객이 아닌 ”나”에게 있는 경우일 가능성이 크다.


(상품)기획은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닌 고객이 원하는 것이어야 한다. 그러려면 고객을 알아야 한다. 고객을 모른다는 것은 상품의 방향조차 없다는 말과 같다. 


"주요 타깃 고객은 누구인지?"

"고객 중에서도 좀 더 세분화하면 어떤 유형의 고객인지?"

"그 고객은 무엇을 선호하고 어떤 채널을 통해 정보를 습득하고 구매를 하는지?"

"그 고객의 주머니 사정은 어느 정도인지?"


상품기획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시작은 “내”가 아니라 “고객”이라는 점을 반드시 알고 시작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게 기본 중의 기본 생각이다.


내가 상품기획업무를 하면서 생각보다 많은 대표, 기획자가 이 기본이 없었던 것은 불편한 진실이다.


이 생각만으로도 상품기획자에겐 중요한 마인드셋이 될 수 있다. 사실 나도 이 사실을 기획자로서 7년 차 너머에 제대로 깨달았다. 얼마나 고객에게 집중했는가에 따라서 출시 이후 상품의 반응이 극과 극으로 나눴다. 고객에게 집중할 때도 있지만 또, 어떤 순간에는 놓치기도 한다. 중요한 의사결정을 코앞에 두고 고객이 아닌 나의 주관적 판단이 개입되는 경우도 많다. 대표적으로 품평이다. 품평은 굉장히 중요한 과정과 의사결정의 순간이지만 (언제나 감이 좋으신) 윗분들의 주관으로 상품이 결정될 때가 많다. 앞으로 이런 과정에서도 유능한 기획자라면 어떻게 의사결정을 진행하도록 하는지 서술하도록 하겠다.


지금은 상품기획자의 기본을 다루는 주제로, 상품기획자의 기본 중의 기본은 내가 아닌 고객의 관점에서 기획을 해야 한다는 생각만 확실하게 하고 업무를 한다면 분명 생각조차 달라질 수 있음을 느낄 것이다.


그렇다면 '고객의 관점에서 기획은 어떻게 해야 하지?'란 생각이 들 것이다. 그렇다면 발전적인 방향으로 가고 있다.


나의 생각이 언제나 옳지 않다고 생각하는 순간 기획은 비로소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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