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만 골라내기
전략이나 기획을 하지 않더라도 MECE는 살면서 한 번쯤 또는 상식으로 알고 있을 법하다. 하지만, 난 MECE개념과 마찬가지로 LISS 또한 (사실 실무하는 입장에서 더욱 중요하게 느껴진다.)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시장조사를 할 때 먼저 시장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가를 고민하게 되는데, 이때 MECE적 사고를 통해 개념을 정리하고 각 카테고리별 규모, 전체 시장 중 몇 프로가 점유하고 있는지 유추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난재가 나타난다. 어떻게 조사를 할까?
시장조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면서 핵심이 MECE적 관점에서 나눈 카테고리별 시장규모와 비중이다. 이것만 잘해도 절반이상은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분류를 잘해도 분류된 카테고리가 어떤 값인지 알 수 없으면 도루묵이다. 그렇다고 신도 아닌 이상 모든 산업, 상품의 시장규모와 비중을 제대로 알 수 없다. 이때 도입되는 개념이 LISS다.
LISS란 영어약자로 Linealy Independent Spanning Set으로 해석하면 선형적으로 독립적이고 포괄적인 집합이란 뜻이다. 나도 어렵다.... 간략히 풀어서 설명하면, MECE처럼 중복되지 않지만 그 합이 100%가 아닌 각 부분의 중요한 요소를 도출하는 분석적 사고다. 아.. 설명해 놓고도 어렵다. 예를 들어서 설명해 보자.
국내 항공사 시장 조사 및 분석을 한다고 해보자. 국내 항공사는 대형 항공사인 아시아나, 대한항공과 저가 항공사인 진에어, 제주항공, 티웨이 등 손에 꼽힌다. 이 항공사들의 매출정보는 검색을 통해 비교적 쉽게 알 수 있다. 그렇다면 매출별 비중을 통해 국내 항공사의 M/S(Market share) 정도는 그릴 수 있다. 여기서 추가로 좀 더 세분화하고 싶다면 각항공사가 운항하는 지역을 구분하여 다시 매출 비중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어쨌건 MECE적 사고방식을 적용해 구분하고 최대한 빠짐없이 구분도 가능하다.
하지만, 국내 여행가방 조사 및 분석을 한다고 해보자. 바로 감이 잡히는가? 머릿속에 수많은 브랜드들이 스쳐 지나간다. 대표적으로 샘소나이트가 떠오른다. 그 이후로는 수많은 브랜드들이 있을 것이고 개인 브랜드도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이즈별, 가격별 등 MECE적인 사고로 분류는 하더라도 전체 100%의 값을 구분하진 못한다. 왜냐하면, 모든 국내에 판매되는 여행가방의 데이터를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렇듯 어떤 시장이냐 따라 조사 및 분석의 난이도가 다르다. 산업군별로 다르고, 상품 마다도 다르다. 그래서 필요한 게 LISS 개념이다. 전체의 값은 알 수 없지만 MECE로 구분된 각 부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만 도출하는 방식이다. 요소라고 하는 것은 상품기획자에 있어서 브랜드 or 상품이 될 것이다.
다시 예를 들어보자 국내 휴대폰 시장의 대표브랜드와 상품은 무엇일까? 애플과 삼성이다. 애플의 아이폰과 삼성의 갤럭시다. 휴대폰이란 시장을 MECE적인 방식으로 구분할 때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운영체제로 나눠보는 것이다. 크게 IOS, 안드로이드가 있다. 이 중에서 IOS의 대표 상품은 아이폰이고, 안드로이드의 대표상품은 갤럭시다. 국내에 유통되는 휴대폰의 종류는 정말 많다. 하지만 각 부분별 대표하는 상품을 먼저 구분하면 전체 시장규모를 정확히 몰라도 대표 상품을 통해 시장분석을 좀 더 논리적으로 할 수 있다.
이 개념은 누구나 흔히 하는 주식시장 등 에도 쉽게 적용되는 것을 알 수 있다. 바로 주식에서의 대장주라는 개념이다. 수많은 주식시장에 상장된 업체들은 MECE적 개념인 산업으로 정리하고, 그 산업에서 LISS적인 개념인 대장주로서 그 산업의 동향과 특징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또한 부동산에서 말하는 대장아파트도 이런 개념이다. 대장이 가지는 특성이 LISS적인 사고방식과 동일하다. 이렇듯 이런 개념이 어렵지만 우리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고 있었던 것이다.
상품기획자는 기획을 할 때 MECE적 사고를 통해 분류를 하고 LISS적 사고를 통해 그 분류된 부분에서 핵심 상품을 추려내는 과정을 통해 시장을 좀 더 쉽고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 이 개념만 제대로 습득한다면 단순 매출별 동향을 넘어 시장이 어떤 식으로 변화하고 주요 니즈가 무엇인지 좀 더 쉽게 알 수 있게 된다. 이를 통해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좀 더 나은 전략적 선택을 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차차 심화과정을 통해 다뤄보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