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 때는 결국 엄마를 찾게 된다
올해부터 업무량이 대폭 증가했다. 나의 가장 큰 단점인 꼼꼼치 못한 점이 부각되기 쉬워졌음. 충분한 검토 시간 없이 일단 써가야 하는 순간순간마다 너무 큰 스트레스에 휩싸이게 된다. 회사 공동연차 때도 나가서 일을 하고 주말에도 자정까지 일하다 보니 체력이 벌써 동이 났다. 대학원은 첫 수업부터 참석하지 못했다. 야근하느라. '이게 뭐 하는 거지' 싶다. 그럴 때 엄마가 생각난다.
삶이 힘들 때 나에게 기둥이 돼주는 건 역시 가족이고 특히 엄마다. 엄마가 차려준 밥상에 찔끔 눈물이 났다. 내가 좋아하는 김치찌개, 내가 좋아하는 호박볶음. 배도 깎아주고. 나를 진심으로 안타깝게 바라보는 그 사랑 가득한 눈빛에 살 기운을 좀 더 내본다.
그러다 문득 생각한다. 엄마는 누구에게 이런 기운을 얻을까? 아프신 외할머니는 오히려 엄마에게 의지하고 계시고 다 큰 딸들은 아직도 엄마 앞에서는 애기가 된다. 아빠... 아빠를 사랑하긴 하지만 과연 좋은 남편인가? 하면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
엄마가 오래오래 건강했으면 좋겠다. 엄마 없는 세상에서 살아본 적이 없다는 사실이 피부로 다가오는 요즘이다. 내가 엄마에게 힘을 주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엄마의 휴식은 언제 찾아오는 걸까? 나는 벌써 이렇게 힘든데 엄마는 어떻게 세상을 살아왔을까. 생각이 많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