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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쥬디 Jun 15. 2024

소크라테스의 변론

매주 금요일 저녁 8시 (인문학 향기 자기 계발 독서 모임) 두 번째 시간에 공부한 책은 '소크라테스의 변론'이다. 처음 읽었을 때는 무슨 말을 하는지 얼른 이해가 안 갔다. 두 번 읽으니 그제야 이해가 되고 아득히 멀기만 한 고대 서양 철학자가 가깝게 느껴지며 친근감마저 든다. 


소크라테스는 BC424년 펠로폰네소스 전쟁을 포함해 3번이나 보병으로 참전했다. 참혹한 전쟁터에서 삶과 죽음을 몸소 겪으면서 삶은 무엇인가에 대한 철학을 탐구하게 되었다. 삶의 구체적인 모습과 인간을 있는 그대로 탐구한 철학자였다고 한다.


1 이 재판의 성격과 고발자들에 대해


먼저 멜레토스를 포함한 3인방이 자신을 고발한 내용이 얼마나 터무니없는지를 말한다.


" 아마도 그들은 아는 척하는 자신들이 사실은 아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진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 것이겠지요"


멜레토스가 고발한 내용은 소크라테스가 사람들과 이야기할 때 다이몬(정령의 신)등을 말한 걸 가지고 아테네 사람들이 믿는 제우스 신등을 믿지 않고 모독하고 있다, 청년들을 현혹해 타락시켰다는 죄목이었다. 이 부분에 대해 그들이 얼마나 잘못되었고, 올바른 진실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논지를 펴 나간다.


2 고발 내용에 대한 구체적인 반박


"내가 유죄 판결을 받게 된다면, 그것은 멜레토스 때문도 아니고 아뉘토스 때문도 아니며 많은 사람들의 시샘과 편견 때문일 것입니다. 그런 것들로 인해 많은 무고한 사람들이 유죄판결을 받았으며 앞으로도 그러할 것입니다"


인간의 본성 중에서 질투에 대한 철학자의 예리한 지적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위대한 사람은 늘 어느 시대에나 질투와 공격을 받았다. 생사를 넘어온 철학자는 이미 간파하고 있다. 


3 무죄 판결을 청원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이 부분을 읽으면서 소크라테스가 평생 해 온 일을 알았다. 그는 극도로 가난한 생활을 하면서도 아테네 사람들 한 사람 한 사람을 만나 부와 명예 등에 관심을 쏟을게 아니라 당신 영혼 상태에 최선의 관심을 쏟고 미덕 쌓기를 바란다고 호소하고 다니는 게 그의 일이었다. 어찌 보면 괴짜라고 할 수도 있지만 그의 말에는 진실이 있다. 철학자는 '마음만이 중요하다'라는 걸 이미 알고 있었고, 그 평범한 철학을 이야기했던 것이다.


그리고 배심원들과 아테네 인들에게 죄가 없는 자신에게 유죄 투표를 해서 죄짓는 일이 없도록 변론하고 있다고 말하는데, 소크라테스는 자신뿐 아니라 배심원들까지 변론하고 있는 셈이다.


생사를 넘어온 철학자는 죽음에 대해 자신이 깨달은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는데, 눈앞이 확 트이는 느낌이다. 


"죽음이 인간에게 사실은 최대의 축복일 수도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사람들은 죽음이 인간에게 최대의 불행이라는 것을 확실히 알고 있는 것처럼 죽음을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이는 죽음을 가볍게 생각해서 말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생과 불가분의 관계인 죽음을 직시하는데서 오는 탁월한 견해이다.


4 배심원 표결에 따라 유죄가 확정된 이후


근소한 표 차이로 유죄가 확정된다. 자신은 올림피아 우승자보다 혜택과 대우를 받아야 하는 사람이라고 외친다. '미덕'에 대해 날마다 대화하는 것이야말로 인간에게 최고의 선이라고 말이다. 유죄 앞에서 조금도 비굴해하지 않는다. 자신이 정한 사명의 인생이 최고의 인생이었음을 말한다.


5 사형 판결이 선고되고 난 이후


사람은 죽음을 피하는 것보다 비열함을 피하는 것이 어렵다고 한다. 죽음 앞에서 작아질 수밖에 없는 사람들의 마음을 철학자는 안다. 그리고 자신이 죽자마자 고발한 인간들은 수많은 사람들에게 가혹했다고 비판받을 것이라 예언한 대로 2 천년이 훨씬 지난 지금까지도 그들은 악인이었다고 모두가 분개하고 있다. 나도 분개한다. 


"나는 죽으러 가고, 여러분은 살러 가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 중에서 어느 쪽이 더 나은 운명을 향해 가는지는 신 말고는 아무도 모릅니다"

철학자는 마지막으로 의미심장한 말을 남긴다.


철학은 역사적인 배경이 아주 중요하다. 자신이 몸소 겪은 일에서 깨달음을 얻고 그것을 보편적인 진리로 사람들에게 전해 간다. '소크라테스의 변론'은 한 편의 법정드라마다. 제자인 플라톤이 얼마나 스승의 말을 윤색했는지는 모르지만 이대로만 보면 철학자는 아주 깐깐하고 고집스러우며 상대의 기분과 자신의 처지는 조금도 아랑곳 않고 확실하게 신념을 피력하는 인물이다. 생사를 초월한 철학자는 두려움이 없다. 


고대시대부터 그의 철학이 확실하게 사람들 마음속에 심어졌다면 인류의 역사가 많이 바뀌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다음 주 파이돈도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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