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생존기계

인생을 채점하지 마라, 끊임없이 이어가라.

by 공음

<이기적 유전자>의 저자인 리처드 도킨스는 인간을 생존기계라고 표현한다.

유전적으로 본인의 유전자를 후대에 물려주도록 설계된 존재라고 여기는 것이다.

반면 나는 대한민국 청소년 및 청년들을 보면 생존기계 같다는 생각이 든다.

모든 친구들이 그렇다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내가 살아오며 느낀 대부분의 친구들이 목표 없이 성적(내신, 학점) 혹은 스펙에 목을 맨다.



나 역시 중, 고등학교 시절의 내가 생존기계 같았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 돌이켜보면 나는 학창시절 추억이 없다.

남들이 보면 너는 행복하게 산 것이라고 말하고, 혹은 그럴 수도 있겠지만 주관적으로 학창시절이라고 하면 절대 돌아가고 싶지 않은 시기라고 표현한다.



내 학창시절은 그랬다. 정말 성적과 스펙만 채우기 위해 사는 생존기계 같았다.

결국 보여주기 식의 줄들은 채워졌고, 나의 역량을 좀처럼 늘지 않았다. 아니, 늘 턱이 없었다.



고등학교 때, 집과 거리가 있어 한두 시간 아껴보겠다고 약 2년간 혼자 살았다.

잠도 두세 시간 자며 공부를 해도 성적은 오르지 않고, 공부에 대한 회의감만 늘어갔다.

성적 스트레스 때문에 응급실에 실려간 적이 있었고, 무호흡 증후군이라는 것도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혼자 살다 보니 생각할 시간이 많았다. 공부에 회의감이 들다 보니 진로에 대해 깊이 고민해 보았다.

이렇게까지 공부를 해야 하는지 의문을 품었고, 진정으로 내가 하고 싶은 걸 하자고 마음을 먹었다.



내신 공부 시간을 줄여 공부해보고 싶은 프로그래밍 분야에 투자를 했다.

물론 다른 친구들에게는 추천하고 싶은 방법은 아니다.

다만 미친 듯이 달리는 생존기계가 아닌 확실한 방향으로 한 걸음을 딛고 싶었다.

그렇게 재수까지 거쳐서 내가 가고 싶은 학과와 만족할 만한 대학에 합격을 하고, 이래도 되는 건지 싶을 정도로 하루하루를 행복하게 살고 있다.



2022.7.1 안양에 있는 귀인중학교에 멘토링을 다녀왔다. 이 아이들은 정말 나처럼 되지 않았으면 하는 심정에.

학창시절 행복한 추억을 가지고 확실한 발걸음만 옮기기를 바라면서 준비했다.

밤을 새우며 준비했지만 전혀 힘들지 않았고, 아이들에게 내 생각을 전달할 때 행복감을 느낄 수 있었다.

앞으로도 이런 활동들을 늘려갈 생각이다.

그리고 향후에 기회가 된다면 많은 사람들 앞에서 발표를 해, 생존기계가 가득한 사회를 바꾸는 데 앞장서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