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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IAO Apr 12. 2024

1. 인생을 바꿔놓은 한 마디

Love Yourself

작년 가을, 소에 경하고 마음속으로 온 힘을 다해 의지하고 있던 언니와도 같은 배가 조금 이른 은퇴를 하고 남편과 함께 해외살이를 하게 되어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만났다. 최대한 서운함과 허전함을 숨긴 채 한 시간도 안 되는 짧은 만남을 뒤로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선배가 문자로 보내준 한 마디 "Love yourself"

솔직히 알 수 없었다. 하고 많은 말 중에 왜 나에게 이 말을 한 걸까? 이 한마디는 그 순간부터 수포자였던 나에게 마치 풀어내야만 하는 어려운 수학문제와도 같은 말이 되었다. 선배는 별 의미 없이 한 말일수도 있는데 나는 혼자 또 심각해져 버린 것이다.


그날 이후로 생각해 보았다.

나는 나 자신을 사랑하는가?

나는 남들이 볼 때 특별히 월등한 사람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딱히 부족함도 없는, 오히려 남들이 부러워하는 조건과 능력을 꽤나 많이 갖고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모르지 않았다. 그렇지만 불편했던 엄마와의 관계와 결혼생활 중 21년간 겪어야 했던 시어머니와의 갈등(사실 일방적인 구박과 무시에 가까움), 조건 내편이었던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종갓집 맏며느리로서의 존재를 인정받지 못함에서 나의 자존감은 바닥이 났고 과거에 했던 나의 선택에 대해 후회하며 늘 자책하며 살아왔다. 그리고 그런 과정에서 생겨난 결핍을 다른 사람의 위안과 관심과 애정으로 채우고 싶어 했 그런 내 애착의 존재가 사라질까 봐 심한 불안감에 시달리곤 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내가 나 자신을 괴롭히지 않으며 다른 사람에게 애정과 인정을 갈구하지 않고 나 스스로를 사랑할 수 있단 말인가? 길고 긴 고민 끝에 내 인생 첫 혼자만의 여행을 해보기로 했다.


나는 중국현대문학을 전공했고 중국 유학의 경험 있고 중국여행을 특히 좋아하는데 늘 다른 사람과 함께 했던 여행이 아닌 혼자만의 여행은 우선 안전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는 분위기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목적지는 중국 대륙이 아닌 대만으로 정했다.

2011년부터 이미 여러 번 다녀와본 대만이지만 7박 8일이라는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 동안 오롯이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며 나 자신에 대해 돌아보고 과연 나는 나 자신을 믿고 사랑할 수 있을지, 젠가 혼자가 된다 해도 단단하게 살아갈 수 있을지 깨닫게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그리고 여행을 통해 엄마 자신이 얼마나 멋지고 대단한 사람인지 알게 되었으면 좋겠다는 아들의 응원에 더 큰 힘을 얻어 망설임 없이 항공권을 예약하며 그 첫걸음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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