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PIAO Jul 07. 2024

바다 위의 정원 샤먼(厦门)

따뜻한 남쪽나라로

하고 많은 중국의 도시 중에서 샤먼 가기로 한 것은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라기보다는 그저 따뜻한 곳으로 가면 내 마음도 따뜻해질 것 같아서였다.


"나랑 샤먼 갈래?"

"국은 음식 안 맞아서"


"저랑 샤먼 가실래요?"

"나 곧 일본 가잖아"


" 가자"

"너랑 다니면 많이 걸어서 힘들어"


거절에 거절이 거듭된 후 결국 혼자 가기로 결심하고 샤먼으로 가는  항공권 예매를 했(하마터면 혼자만의 여행이 대만이 아닌 샤먼이 될 수도 있었다). 

그러던 중 딱 비자 발급받을 만큼의 시간 여유가 있던 어느 날 동행자가 나타났다. 오랫동안 학교에서 근무하다가 마침 휴직으로 쉬고 있던 친한 언니가 중국에 가보고 싶다고 해서 함께 하기로 한 것이다.


샤먼은 나도 처음 가보는 도시였고 코로나 이후 처음으로 가는 중국대륙이었으며  중국에 난생처음 가보는 언니를 실망시키고 싶지 않때문에  패키지 상품과 블로그들을 참고해 가볼 만한 곳을 리 공부해 두는 준비성까지 발휘하였다.


2023년 11월 15일 드디어 샤먼으로 가는 비행기를 타게 되었다.

중국의 입국심사는 보통 입국신고서에 누락된 부분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면 별다른 질문이 없고 공포 분위기만 살짝 감돌뿐인데 혼자 왔냐고 묻길래 아니라고 했더니 중국어 어떻게 할 줄 아냐면서 '놀러 왔니?',  '어디 갈 거니?'  너무 다정스럽게 물어봐서 오히려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재미있게 놀고 가라는 인사말까지 해주니  도착하자마자 샤먼에 대한 호감도가 급상승했다는 점!


중국에 가면 빼먹지 않고 꼭 하는 것 유람선을 타고 야경을 보는 것. 검색해 보니 이 신유람선은 투자금이  180억 원에 달하는 샤먼의 최고급 유람선으로 최대 450명까지 탑승 가능하다고 한다.  설이지 않고 첫 번째 코스로 정했다.


유람선에서 바라본 샤먼의 랜드마크 쌍둥이빌딩

유람선 제일 위층에는 작은 바(Bar)도 있고 무명의 가수들이 노래를 부르는 공연을 하기도 하고 여기저기 축제 분위기 같았다. 하지만 솔직히 상하이에서 유람선을 타보신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그 화려함과 웅장함에 비해 샤먼의 야경은 소박한 편이라서 왠지 언니에게 살짝 미안할뻔했다.



 러나 원한 바람과 반짝이는 불빛들, 밤하늘의 구름들을 바라보다 보니 떠나올 때의 답답하고 무거웠던 마음이 어느새 조금씩 가벼워지는 것을 느꼈다.



첫날이라 언니가 불편하거나 힘들어할까 봐 많이 걱정했는데 추천해 주는 음식도 가리지 않고 다 맛있게 잘 먹고 여기저기 헤매고 다녀도 오히려 좋은 곳에 데리고 와줘서 고맙다고 해줘서 너무 감사하고 안심이 되었다.


이야기를 나누다 말고 잠이 들어버린 언니의 나지막한 코골이 소리를 들으며 내일은 어떤 하루가 될까 하는 기대와 함께 샤먼의 첫날이 마무리되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또 중국이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