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먼 맛보기

새로운 세상에 도전하는 용기

중국의 어느 도시를 가나 하나씩 꼭 있는 동네 이름 중산로(中山路).

샤먼의 중산로는 서울의 명동과 같은 느낌인 쇼핑과 맛집의 중심지이다.

중산로의 밤거리

택시기사님으로부터 얻은 정보에 의하면 샤먼에서 꼭 먹어봐야 할 음식 두 가지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샤차미엔(沙茶面)과 장무야(姜母鸭)이다.

중산로에 있는 거의 모든 식당에서 이 샤차미엔을 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인데 고급진 식당의 비싼 음식보다는 뒷골목 감성을 좋아하는 나는 작은 골목에 있는 식당 중에서도 손님들이 적당히 있고 직원이 친절하게 음식에 대해 설명해 준 집으로 들어갔다.

(좌)샤차미엔 (우) 장무야

샤차미엔은 얼핏 마라탕과 비슷해 보이는데 국물 색깔이 조금 빨갛지만 거의 맵지 않은 땅콩소스 맛이며 새우, 전복 등의 해산물과  돼지고기와 내장 등 다양한 재료들을 국수 위에 올려준다. 집집마다 다르지만 다양한 토핑을 직접 선택할 수도 있다.

장무야는 생강을 듬뿍 넣고 간장에 푹 조린 오리고기 요리인데 진공포장된 장무야를 파는 상점도 엄청 많은 것을 보면 그 유명세가 짐작이 된다. 너무 맛있어서 집에 돌아와 바이두(百度)를 검색해서 직접 만들어 보기도 했다.

집에서 만들어본 장무야

만드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한데 참기름에 생강편을 넉넉히 넣고 볶다가 살짝 삶아 불순물을 제거한 오리와 간장, 맛술, 팔각, 계피, 월계수잎, 약간의 설탕을 넣어 센 불에서 끓인 후 약불에서 한 시간 정도 천천히 익히면 된다.

중국음식 특유의 향을 싫어하는 사람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맛이니 한번 도전해 볼 만하다.

두 번째로 소개할 곳은 야시장 '증조안(曾厝垵)'이다.

대부분 현지인이거나 다른 지역에서 놀러 온 중국 관광객들로 북적거리는 이곳은 중국의 여느 야시장과 다를 바 없는데 대만과 가까워서인지 굴전을 파는 집이 많고 망고는 저렴하면서도 말할 수 없이 달콤하다.

맛있는 것들이 넘쳐났지만 저녁 식사 후에 한 바퀴 둘러볼 생각으로 갔던 것이라 많이 맛보지 못해 아쉬웠다.

배가 불러도 꼬치는 못참지

샤먼에서의 마지막날 밤늦게까지 걷고 또 걷다가 어느 편의점 앞 의자에 앉아 달을 보며 마시는 캔콜라 하나에도 행복해하던 언니.

언니의 생애 첫 중국 여행이었는데 단 한마디의 불평도 없이 잘 먹고 잘 걷고 내가 하자는 것은 다 즐겁고 중국이 이렇게 좋을 줄 몰랐다고 해줘서 참 고맙고 뿌듯했다.

샤먼의 달

친구들이 '너랑 가면 재미있을 것 같긴 해'라고 말하면서도 결국 중국은 갈 용기가 나지 않는다고 한다.

물론 나는 각자의 취향을 존중하고 많은 사람들이, 특히 나이를 먹을수록 변화 없는 안정되고 안전한 것들을 선호하는 것도 인정하지만 그래도 한 번쯤 그 '용기'라는 것을 내어 새로운 것들에 도전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그것이 중국이든 다른 어떤 것이든 상상했던 것만큼 싫어도 상상했던 것과 다르게 좋아도 내가 직접 경험해보고 판단하는 것은 모두 소중한 배움이자 색다른 즐거움이 아닌가 생각한다.

중국 맥주와 오래전 유학시절의 최애 간식 옥수수소시지

샤먼에서 처음으로 한국에 없는 칭다오 맥주의 세계를 알게 된 언니는 곧 나에게 칭다오 여행을 제안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