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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삿갓 Apr 06. 2024

26일, 생애 첫 남인도

20대 끝자락에서 만난 인도

EP.16 마이소르 버스투어


마이소르에 관해 간단히 설명하자면 카르나타카의 정신적 수도이고, 과거 영국이라는 거대한 나라에 맞서 독립을 지키려 노력했던 장소였다. 그래서 이곳을 ‘카르나타카 주의 자부심'이라 불렀다. 마이소르는 일일투어로 돌아다녔다. 버스를 타고 돌아다니니 이제야 관광객이 된 기분이 드는 건 뭘까. 30인승 버스를 타고 마이소르 대표 관광지를 돌아다녔다. 기억에 남는 장소는 마이소르 동물원(Zoological Gardens), 차문디 힐(Chamundi Hill), 마이소르 궁전(Mysore Palace) 세 곳이었다. 그럼, 지금부터 일일투어 운행을 시작하겠습니다.



일일투어

마이소 동물원(Zoological Gardens)은 평소 내가 봤던 동물원과 달랐다. 가이드북을 찾아보니 동물 친화적인 체계를 도입한 아시아에서 오래된 동물원 중 한 곳이었다. 날씨가 선선하니 걸어 다니며 구경하기 딱 좋은 날씨였다. 롱님은 그래도 덥다며 차를 타고 구경했다. 작가님과 둘이 걸으며 자유롭게 구경했다. 마음에 드는 풍경이나 동물이 있으면 잠시 멈춰서서 사진을 찍거나 한참을 바라봤다. 제한된 공간에 갇힌 동물을 신기하게 바라보거나 귀엽다고 생각하다가도 결국엔 자유를 박탈당한 동물이 불쌍해 괜한 죄책감에 시달렸다. 다행히 이곳은 덜했다. 동물의 행동반경이 엄청 넓었다. 햇살 아래 잠든 녀석들을 볼 때면 내 마음도 편안해졌다. 몸짓 하나하나 힘이 넘쳐 보였으며, 자기를 보든지 말든지 무심하게 자기 생활을 즐겼다. 기린, 코끼리, 호랑이 등 다양한 동물을 볼 수 있었다. 무릎 정도 몸집이었을 때, 아장아장 걸으며 꼬옥 잡았던 부모님의 두 손이 생각났다. 말도 못 하는 게 손가락만 동물을 가리킨 채, 두 눈 동그랗게 부모님 얼굴을 빤히 바라봤겠지. 몸과 마음은 컸어도 여전히 동물은 어릴 적 동심으로 돌아가게 해주는 존재였다.


다음은 차문디 힐(Chamundi Hill)이었다. 차문디 힐은 마이소르를 보호하는 차문디 여신을 모신 사원이었다. 차문디 여신은 시바의 부인인 두르가 여신의 화현(化現)이었다. 전설에 따르면 마이소르는 악마의 지배를 받았는데 이를 끊은 존재가 차문디 여신이었다. 사원은 멀리서도 눈에 확 띌 정도로 크고 높았다. 입구에는 기도를 드리기 위한 사람들이 뱀처럼 길게 늘어져 있었다. 그 주변으로 다양한 풍경이 보였다. 무언가를 태우며 기도를 드리는 힌두교 신자가 보이는가 하면, 음식을 얻어먹기 위해 원숭이 한 마리가 엉덩이를 깔고 앉았다. 고사리 같은 두 손으로 땅콩을 까서 먹는데 그 모습이 사람과 똑같았다. 약 1,300개에 이르는 돌계단이 있다고 했지만 보지 않고 곧장 버스로 돌아왔다. 날이 더워도 너무 더웠다.

버스에서 다른 사람들을 기다리는데 예정 시간이 되어도 돌아올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10분, 30분, 1시간… 아저씨 한 분이 가이드에게 불만을 표했다. 아직 일정이 많이 남았는데 시간이 지체되니 화날만했다. 아저씨는 뒤늦게 들어오는 사람들에게도 한마디씩 했다. 그래도 분이 안 풀리는지 몇 분 동안 혼자 중얼거렸다.


마지막으로 돌아본 곳은 마이소르 궁전(Mysore Palace)이었다. 아주 호화로운 궁전이었다. 궁전으로 들어가기 위해선 거대한 문을 통과해야 했다. 궁전 외부는 하루 종일 걸어야할 정도로 넓었다. 마이소르 궁전은 아름다운 건축물이자 거대한 미술관에 가까웠다. 곡선과 색의 조화는 물론 미술작품 같은 것들이 곳곳에 그려져 있었다. 어느 한 곳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마음에 드는 장소는 1~2분 정도 멈춰서 바라봤다. 바깥이 훤히 보이는 곳을 지났는데 천장에는 거대한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사람들은 그냥 지나치지 않고 일제히 카메라를 들어 순간을 담았다. 하루 종일 돌아보고 싶은 욕심이 생길 정도로 최고였다. 마이소르에서 어디가 제일 기억에 남느냐고 묻는다면 단연 “마이소르 궁전"이라고 답하겠다.



Photo




마이소르 동물원(Zoological Gardens)
차문디 힐(Chamundi Hill)
마이소르 궁전(Mysore Pal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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