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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대영 Mar 11. 2024

크리에이티브는 새로움을 먹고 산다


실무자 : “전무님 발표 전에 광고주가 제안서 먼저 달라는데 어떻게 하죠?”


나: “안 보낼 수 있으면 좋은데, 꼭 보내야 하면 크리 쪽 아이디어는 발표 때 보여드린다고 빼고 보냅시다. “


쿠팡에선 전혀 사용하지 않은 물건도 한 번 개봉했다는 이유로 더 싸게 판다. 포장 하나 벗겼을 뿐인데 신제품이 가치가 떨어진 사용제품이 되어버린다.


같은 광고 시안을 처음 볼 때와 두 번째 볼 때의 신선함차이는얼마나 있을까? 결론은 ‘상상이상으로 크다’이다.

쉽게 말해 정식 보고 전에 미리 광고를 보게 되면 김이 세버린다. 그러니까 브루스 윌리스가 귀신이란 사실을알고 식스센스를 보는 샘이 된다.

그래서 광고 아이디어를 광고주에게 미리 까게 되면 보고의 결과도 예상보다 크게 부정적일 수 있다.


광고 아이디어가 좋은가 나쁜가를 판단하는 기준은 여러 가지가 있다. 트렌드도 타고 개인차도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범용적인 중요한 잣대가 하나 있다. 바로 ’NEWNESS’다.

어디서 본 것 같고 누구나 아는, 새로움 없는 크리에이티브는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한다.


그런데 새로움을 찾는 일은 많이 힘든 일이다. 우리의 뇌는 아는 것 안에서 안주하고 계속 활용하려는 성향이 있다. 생각하거나 문제를 해결할 때 더 복잡하고 노력이 요구되는 방법보다 더 간단하고 노력이 덜 드는 방법으로 가려는 것이 본성이다. 그러니 새로움을 찾는 일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후배 동료들 중에도, 처음부터 자신이 잘하거나 좋아하는 것을 규정하고 그 안에 안주하려는 모습을 볼 때가 있다. 시간이 많이 지나 자신이 진짜 잘하는 것을 알고 자신만의 색을 찾아 잘 표현하는 것도 훌륭한 일이다.

하지만 그전까지 경향성을 경계하고 어려워도 늘 새로운 도전에 투자하면 좋다.


미술에 조회가 깊다면 알겠지만 두 그림은 같은 화가의 그림이다.

피카소는 범인들에겐 흔히 입체파 화가, 추상적 현대미술의 거장으로 알려져 있다.

피카소의 게르니카

하지만 10대에 이미 피카소는 다양한 화풍의 완성도 높은 그림을 그렸다.

10대 때 피카소가 그린 그림들

재미있는 것은 “자신의 예술에 사용한 다른 스타일들은 진화나 그림의 이상적인 형태로의 단계가 아니며 다른 주제는 필연적으로 표현의 다른 방법이 필요하다“고 여겼다는 것이다.


피카소는 자신의 화풍 변화가 발전이나 진화를 의미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파카소는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기 위해 늘 새로운 표현 방법을 찾은 것이다.

피카소의 위대함은 자신이 만든 틀을 깨나가는 것에 있지 않았을까?


광고에 필연적으로 동반되는 크리에이티브 개발 작업을 예술과 비교하는 건 무리가 있을 수 있지만 생각 표현을 위해 새로운 HOW TO를 찾는 일은 유사성이 있다.


광고업에 일하는 사람들은 새로운 광고를 접할 때 ‘아~ 이거 00 대행사가 만든 거 같다’고 느껴질 때가 종종 있다.

동료들이 직접 발표하지 않는 아이디어를 서면으로 볼때도 같은 걸 느낄 때가 있다.

자신만의 스타일로 문제를 잘 해석한 아이디어는 문제없지만, 그 안에 새로움이 없이 경향성만 남아 있다면 문제가 된다.


일곱 살이 된 어린 딸도 귀신 같이 새것을 알고 좋아한다. 허나 새 장난감의 신선함 유효기간은 일주일이 채 되지 않는다.

인간은 늘 새로움을 원한다. 광고 바닥은 그 강도가 더 세다.

따라서 우리가 잘한다고 생각하는 것, 익숙해서 편하다고 여기는 것에서 의도적으로 멀어질 필요가 있다. 그 안에서 머무르지 않고 틀을 깨는 또 다른 새로움에 도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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