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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대영 Mar 08. 2024

이직에도 기브엔 테이크가 적용된다

광고대행사에서의 이직 2

취준 시절 광고를 함께 공부한 세 명의 동료들이 펜타클에 입사를 했다.

나이와 성별은 다르나 서로 의지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가끔 술자리를 만들어 격려해주기도 했다.

그중 2명은 회사를 떠났다.


한 명은 대기업의 마케터로, 한 명은 대기업의 광고대행사로.

광고대행사에서 이직하는 전형적 케이스였다.

좋은 브랜드의 물건을 사고 싶어 하듯, 이름 있는 회사에 들어가고 싶은 마음은 똑같다.


그들이 떠날 때, 인생 선배로서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었다.

하지만 선택이 끝난 후에 해줄 수 있는 말은 제한적이었다.



어찌 되었건 그들의 선택을 존중하고 앞날의 건승을 진심으로 바랐다.

하지만 대기업에 다니던 후배 동료는 곧 퇴사를 한다고 했다.

대기업 종대사에 간 후배는 죽을 거 같이 힘들다 하소연했다.

아끼던 후배들이지만 곁에 없으니 챙겨줄 수는 없었다.


그래도 큰 걱정은 없다.

그들의 선택이 단기적으로 부정적이라 해도 장기적으론 모두 도움이 될 것이다.

누군가의 조언이 아닌 본인의 선택과 경험에서 얻는 가장 값진 자산이 될 것이다.




대기업 임원이던 내가, 작고 이름 없는 '을'의 회사로 이직을 한다고 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의아해했다.

회사의 규모, 복지, 처우는 물론 연봉을 40% 깎으면서 나는 펜타클을 선택했다.

그렇게 8년의 시간이 지났고 결과적으로 내 선택은 옳았으며 나는 행복하다.


'기브엔 테이크'라는 말이 있다.

주는 것이 있다면 받는 것이 있어야 한다. 반대로 받는 것이 있다면 주는 것도 있어야 한다.


아끼던 두 동료는 들으면 누구나 아는 큰 회사로 이직했다. 큰 회사가 주는 좋은 것들이 있다.

대기업에 걸맞은 연봉, 누구나 아는 회사에 다닌다는 자부심, 작은 회사에 없는 복지들이 그렇다.

하지만 받는 것이 있다면 주는 것이 있어야 한다.

장점 못지않은 단점들이 존재한다.

대기업 시스템으로 돌아가는 환경에서 느껴지는 존재의 미약함. 잘나디 잘난 사람들 속에서 서로 돋보이기 위한 치열한 경쟁. 큰 조직을 운영하기에 적합한 위계 시스템의 딱딱함. 실력보다 인정받는 보이지 않는 정치들.


나는 알고 있으나 그들은 경험하지 못한 사실들은 떠나는 사람들을 붙잡을 명분이 될 수 없었다.

그래도 그들의 이직을 응원한 것은, 퇴사를 감행할 정도의 불합리든, 죽을 거 같이 힘든 업무량이든, 모두 오롯이 다음 결정의 올바른 잣대로 켜켜이 쌓일 거란 사실 때문이다.


예쁘고 잘생겼는데 키도 크고 똑똑하고 인성까지 좋은데 부자인 사람이 있을까?

적어도 나는 본 적이 없다.

직장도 그렇다. 어느 직장이건 명과 암은 존재한다. 펜타클도 마찬가지다.

나의 글에서 우리 회사를 좋다고 서술하는 것도 나의 이야기일 뿐이다.

완벽한 직장은 없다.


펜타클에 오기 전 누구나 알고 마케팅을 잘하는 카드사에서 디지털본부장을 뽑는다는 전화가 왔을 때, 나는 단칼에 관심 없다고 말했다.

유명 대기업의 임원이 주는 뽀대보다 그 자리를 지켜내야 하는 스트레스의 강도가 크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직을 고민할 때 한 번쯤 생각해 보면 좋겠다.

'받는 것이 있다면 내줘야 하는 것이 반드시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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