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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대영 Mar 05. 2024

공감을 찾아 여행을 떠나요

롯데손해보험 '원더' 캠페인

경쟁 피티가 있었던 계절은 여름의 끝이었다. 

가을을 지나, 겨울의 끝. 곧 봄이 시작될 거 같은 3월 '원더'광고는 온에어 되었다. 

오랜 시간, 오랜 고민이 필요했던 것은 공감을 찾는 여정이 험난했기 때문이었다. 

그렇다. 광고는 소비자의 '공감'이 크리에이티브의 최우선 기준될 때가 많다. 


몇 년 전 펜타클에서는 TVCF 사이트에 올라온 광고들을 조사한 적이 있다. 

조사를 시작한 이유는 간단했다. 

광고를 만드는 사람과 소비자들이 생각하는 '좋은 광고'는 같을까?라는 의문 때문이었다. 

결과가 재미있었다. 

광고를 만드는 사람들이 좋다는 광고와 소비자가 좋다는 광고가 달랐다. 

광고를 만드는 사람들에게 좋은 광고는 '창의성'이 높은 것이었고 소비자들은 '공감성'을 기준으로 삼았다.

광고쟁이들이 '기가 막힌 광고다'라고 생각하는 아이디어를 소비자는 심드렁하게 받아드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모바일 혁명 덕에 소비자들은 엄청난 정보 과잉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소비자는 그 많은 정보 속에서 자신의 관심 밖에 있는 것에 시간을 투자하지 않는다.

그래서 공감이 중요하다. '내 이야기' 같은 반응한다. 



롯데손해보험의 원더는 스스로 보험을 가입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처음 보는 서비스이니, 이를 알리는 것도 어려웠다. 

이 플랫폼을 소비자들에게 어떻게 알려야할까?

가장 큰 난항은 보험에 대한 소비자의 불신이었다. 캠페인의 준비 초기 단계에선 보험에 대한 소비자의 불신을 역이용한 공감을 방향으로 잡았다. 

지인들로부터, 낯선 전화로 부터의 보험 권유 공해를 공감 삼아, 남들의 권유가 아닌 스스로의 보험 설계를 권유하는 방향의 광고를 기획했다. 

하지만 기존 보험의 pain point를 통해 공감을 끌어내어도 원더를 설치하고 스스로 보험을 설계하게 만들지는 못할 거 같았다.  

부업을 통한 새로운 소득의 필요성, 내 가족은 내가 가장 잘 안다는 것을 전제로한 가족 보험설계 유도 등, 다양한 방향을 검토했다. 

긴 시간 동안 광고를 기획하며 고민되었던 부분은 '공감이 행동을 유발할 정도의 힘을 갖고 있는가?' 였다. 

어려운 과제로 인해 방향은 계속 바꼈고 반복되는 보고에 지쳐갔다. 




"20대 남자가 보험 들겠다고 먼저 연락한 것은 처음이에요"

스물 여덟살, 그해 나의 형은 하늘로 떠났다. 가까운 이의 죽음을 처음 접했고 죽음이 가깝다고 느껴졌다. 

몇 달 후 자연스럽게 보험사에 전화를 걸었다. 당시 푸르덴셜 보험의 LP는 보험 들겠다고 먼저 연락한 나를 신기해했다. 

스물 여덟, 어릴 적 들었던 보험은 갑작스런 사고의 순간, 여러 차례 도움을 주었다. 

보험의 순기능을 몸소 체험한 내가 갓 마흔 살에 생명보험사에 입사한 건 이상할 일이 아니었다.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캠페인을 준비한 적이 없었다. 지치고 힘들었다. 그래도 이 악물고 새로운 안들을 만들었다. 

광고주에게 최선의 결과를 주어야 한다는 의무감도 한 몫 했지만 보험의 순기능에 대한 경험과 생각이 '원더' 캠페인을 끝까지 놓지 않게한 버팀목이었다. 

'행동을 유발할 만한 소비자 공감'을 찾는 작업은 계속 되었고 결국 2가지 키 메시지를 뽑아냈다. 

'보험 가입이 보험 수입이 되는 놀라운 경험'

'보험 낭비를 보험 정비로 막아주는 놀아운 경험'

우리는 이 키 메시지로 2편의 광고를 만들었다. 



스스로 보험을 설계하는 일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광고 하나로 이 어려운 일을 하게 만드는 일은 더 어려운 일이다. 

우리는 돈만 나가던 보험 가입이 보험 수입으로 바뀔 수 있다는 점으로 호기심을 자극했다. 

가정에 방치된, 보장이 끝나거나 중복된 보험들로 위트있는 공감을 만들어내고자 했다. 


아마 대부분의 광고대행사 사람들은 보험 광고 만드는 일을 탐탁지 않게 생각할지 모르겠다. 

나 역시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동료나 광고주에게 어려움을 하소연 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보험의 도움을 받았던 경험, 보험사에서 직접 일했던 시간들은 남들 모르게 이 프로젝트에 애정을 쏟게 만들었다. 그래서 더 소비자에게 원더의 좋은 가치를 공감 있게 전달하고 싶었다.

길고 긴 시간, 돌도 돌아왔지만 만족한다. 

긴 시간 만큼 원더의 가치를 전달하기 위한 소비자의 공감을 찾았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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