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프로젝트는 한겨레 신문의 “‘조용한 학살’, 20대 여성들은 왜 점점 더 많이 목숨을 끊나”를 읽으며 시작되었습니다.
2019년 대비 2020년 20대 여성의 자살률은 전년 대비 25.5% 늘어났다고 합니다. 특히 1951년 여성이 스무 살일 때 자살 사망률보다 1997년생의 자살 사망률이 약 7배 더 높다는 통계도 존재합니다.
저는 세상 어딘가에서는 같은 여성이 이렇게나 많이 죽어간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처음 이 인터뷰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는 사명감을 갖고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무수한 죽음 속에서 생존자로 살아가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그게 제 목표였습니다.
하지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쩌면 나는 정답이 정해진 인터뷰를 하고자 했던 건 아닐까? 어떤 사회적 현상에 묶이기 이전에 그저 ‘자기 자신’으로서 삶을 살아가는 여성들에게 내가 감히 생존자라는 프레임을 씌우고자 한 것이 아닐까?"
그래서 인터뷰 방향을 바꾸기로 결심했습니다. ‘자기 자신’으로서 삶을 살아가는 여성들을 기록하는 것으로 말입니다. 그리고 가장 가까운 방향으로 시선을 돌렸습니다. 인터뷰 프로젝트를 시작하던 당시 대학생이던 제 주변에는 20대 여성들이 가장 많았습니다. 저는 제 주변에 존재하는 20대 여성들의 이야기가 궁금해졌습니다. 요즘 고민거리는 무엇인지, 꿈은 무엇인지, 저녁은 무얼 먹고 싶은지가 묻고 싶어졌습니다.
앞으로 제가 인터뷰에 올릴 글들은 저의 인터뷰 요청에 기꺼이 응해준 평범하지만 놀랍도록 다채로운 이야기를 가진 여성들의 이야기입니다. 때로는 인터뷰 전문이 올라가기도 할 것이고, 때로는 단편적인 부분만 올라가기도 할 것입니다. 어떤 내용이든 인터뷰이의 사전 허가를 받지 않고는 올리지 않는다는 점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제 인터뷰 프로젝트의 이름인 '여담'에는 두 가지 뜻이 있습니다.
하나는 '흥미로 하는 딴 얘기'라는 사전적 정의와 다른 하나는 '여자들의 이야기'라는 제가 정의한 뜻입니다. 저는 지금부터 시작할 여자들의 이야기가 여전히 흥미롭지만 딴 얘기가 아닌 새로운 얘기의 시작점이 되기를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김겨울 작가의 말을 인용하며 글을 끝내고자 합니다. 인터뷰를 읽는 시간이 여러분에게 즐거운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여성의 언어는 보편의 언어로 인정받지 못했던 것 같다. 요즘 들어 여성의 언어가 인정받기 시작했다. 이제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 크고 뚜렷하게 말했으면 한다. 우리의 목소리가 보편이 될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