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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금빈 Jun 27. 2023

혼자 살아도 부족함 없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1-1 여담 : 여자들의 이야기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원윤아라고 합니다. 대학에서는 법학을 배웠고요 현재 막학기를 앞두고 있습니다. (2021년 2월 기준) 20년 동안 본가에서 살다가 처음으로 스무 살 때 엄마랑 따로 살아봤고요, 이제 명분이 없어지자 다시 본가로 돌아왔습니다.  



Q. 가장 좋아한다고 보내준 사진이 인상적이에요. 두 사진을 관통하는 메시지가 무엇일까 나름대로 해석해보았는데요, 제가 해석한 메시지는 ‘나만의 길을 간다’였어요. 맞나요? 


A. 십 대 때까지는 안 그랬는데 언제인가부터 ‘어쩌라고’식의 태도를 취한지 오래됐어요. 멍멍이가 아닌 걸로 추정되는 물체가 스스로를 멍멍이라 지칭하면서 사람들의 반응과 상관없이 ‘어쩌라고’하는 게 마음에 들었어요. 제 유머 코드도 삶의 태도도 그렇고 뻔뻔함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말이 안 되는 말을 해도 뻔뻔하면 넘어가는 것 같거든요. 


다음 짤도 비슷한 맥락인데요, 커비가 너무 뻔뻔하고 귀엽지 않나요? 좋아할 수밖에 없는 짤이에요. 또 다른 뻔뻔한 짤이 있다면 좋아하는 리스트에 오를 듯합니다.






Q. 현재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가 궁금해요.


A. 본가에서는 취업 준비를 하려고 준비 중입니다.

중요한 건 취업 준비 중이 아니라 ‘취업 준비의 준비’라는 겁니다.



Q 취업 준비의 준비라는 말이 참 재밌네요. 취업 준비의 준비를 한다는 건 어떤 것인가요?


A. 내 생각에 취업은 자기 자신을 책임지고 나를 먹여살리는 일이에요. 

현실과 가까운 예를 들자면 취업을 하고 나면 휴대폰 요금을 내가 내고, 보험비를 내기 시작해야 하는거죠.

특히 보험비를 내는 일은 제게 무슨 일이 생겼을 때 모아둔 돈으로 저를 책임지는 일이므로 삶의 한 시기를 건너오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이렇게 중요한 시기를 넘으려면 이것을 준비하는 것을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하므로 취업 준비의 준비라고 얘기한 것이고요. 사실 이렇게 얘기를 한 이야기는 대학생이기 때문도 있어요. 이번 학기가 끝나면 취업 준비생이 될 예정입니다.



Q. 역시 취업과 20대는 떼어놓을 수 없는 키워드인 듯하네요. 이번에는 취업 말고 다른 키워드로 20대를 이야기해볼까요? 

사전 인터뷰지에서 윤아 씨는 자신의 20대를 관통하는 키워드를 ‘혼자’라고 칭했어요. 그 이유가 뭔가요?


A. “20대를 생각하면 혼자가 떠올라요." 

이러면 부정적 의미로 들리는데 전 혼자가 좋아요. 20대가 돼서 가장 좋은 점은 뭘 혼자 해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일 정도로요.

학창 시절을 되돌아보면 학교에서는 안 맞는 사람과 어떻게 지내야 하는지는 안 알려줬어요. 

늘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랐죠. 그래서그런지 안 맞는 사람이 있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비유를 하자면 급우랑 친구는 다른 건데 모두와 친구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어요. 

저는 그게 싫고, 이해가 되지 않았고요. 


스무 살이 되고 좋았던 건 아예 새로운 곳에 갔다는 점이었어요. 개강 총회를 하는데 사람들이 서로를 모르니까 ‘무리’와 상관없이 말을 걸고 질문하는 느낌이 좋았어요. 그 개강 총회 이후로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죠. 그 이후로는 일대일의 관계를 선호해요.



Q. 이상하게 스무 살이 된 때보다 설레는 게 스무 살이 되기 전인 것 같아요. 

십 대 시절 상상한 윤아 씨의 이십대는 어땠나요? 


A. 매년 여행을 가는 사람. 한 번쯤 유럽여행은 가는 그런 사람이 될 줄 알았어요. 

그리고 자발적 아싸로 살고 싶었고요. 법학과는 왜인지 재미없을 것 같았거든요. (웃음) 

‘어디서 누구와 어떻게 인간관계를 맺을까’를 생각했을 때 같은 과와 별로 친해지고 싶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런 영향으로 스무 살 때는 생각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싶어서 다른 걸 배우고 다른 걸 하는 사람들을 만나려고 했어요. 



Q. 그렇다면 20대가 된 지금 윤아 씨는 상상한 모습 그대로인가요?


A. 다양한 사람들을 많이 만났죠. 우리 과가 정말 폐쇄적이에요. 

우스갯소리로 법학과 애들은 법학관에서만 있어서 뭐 하는지 모르겠다고 해요.

 주변 과 사람들에 비하면 활동을 많이 한 편이에요.



Q. 이번에는 꿈에 대해서 얘기해볼까요?

거창한 꿈도 좋고, 사소한 꿈도 좋아요.


A. 혼자 살아도 부족함이 없는 삶이 꿈이에요. 혼자 살아도 대단한 사람이어야 하는 게 전 싫어요. 

능력이 있어야 혼자 산다는데 그럼 능력이 없는 사람은 어떡해요? 

‘비혼 여성’이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러고 싶지 않아요 이제는. 

내가 혼자 사는데 물질적으로든 정서적으로든 혼자 사는 것이 부족함이 없는 사람이면 충분할 것 같아요. 물질적으로는 돈이 적당히 있었으면 좋겠고, 정서적으로는 나의 외로움이 누군가와 함께한다고 해서 해소된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혼자 있는 게 안정된, 다행히 혼자라는 게 제게는 잘 맞는데 이런 게 계속되었으면 해요. 

거기서 조금 더 욕심을 내자면 가치 있는 것에 도움이 되는, 뭐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때의 생각으로 가치 있는 것에 지원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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