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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회사직원의 한국식 더러운 금융/자본주의 체험기(3)

가맹점 수수료율은 과연 기준이 있을까?

앞서 카드사들이 자동차 할부금융시장을

비롯한 신시장에 개척에 앞다투어 

뛰어들고 있다고 소개한 바 있다

그러면 신용카드 회사의 본업이라고 할 수 있는 

신용판매 수익은 어떨까?


여기서도 빅토르 위고의 명언

<부자들의 천국은 가난한 자들의 지옥으로 이루어져 있다>

법칙이 당연히(?) 적용된다


시사상식에 조금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대부분 아시겠지만, 마트나 백화점 등

대기업의 카드 수수료율은 낮다

(대략 1~2% 수준)

하지만 영세자영업자, 소상공인의 카드 수수료율은 

대기업에 비하면 두 배는 된다(2~3% 수준)

카드사도 당연히 할 말이 있다 리스크 관리 및 

거래건수 및 거래금액 등에서 

당연히 대기업에게 싸게 해 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럼 과연 카드사가 말하는 대로

가맹점 수수료율 체계는 위와 같은 철학과 사상대로

카드사별 정교한 시스템에 의해서 만들어진 것일까?  


여기까지 읽으신 분들은 어느 정도

추측 가능하겠지만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아니다>다

재직자로서 말씀드리자면

사실 가맹점 수수료율 체계 자체가 엉망이다

기준 자체가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

어차피 결제망은 이미 전산화된 지 오래다

전산화되었단 이야기는 

추가 유지보수비용이 거의 안 든다는 말이다


또 대기업과 소상공인별

리스크에 따른 비용이라고 변명하지만 

한국의 00카드는

수천만 달러 연봉과 계약금으로

메이저리그 유명구단과 입단 계약을 체결하고

미국으로 넘어가기 전 

잠시 사실상 무직이었던 류00에게

카드 발급을 거절한 적이 있다 

말이 안 되는 것 같지만 사실이다

리스크 관리를 운운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주먹구구식 업무행태는 추후 또 소개할 예정이다)


어떤 정교한 시스템이 있어서 가맹점마다 다른 

수수료율 결정하는 게 아니다 

물론 겉으로는 다 정교한 내부 시스템과 기준에 의해서, 

소위 적격비용에 의해서

결정된 것이라고 하지만, 전형적인

강약약강 <강자한테 약하고 약자한테는 강한>의

행태를 취하는 것뿐이다


힘 있는 대기업에게는 바로 꼬리를 내리지만

힘없는 영세자영업자, 소상공인에게는 또다시

<현대판 샤일록>이 된다


깡패가 자기보다 강해 보이는 사람에게는 

찍소리도 못하지만,

약해 보이고 만만해 보이는 사람에게만 

시비를 걸고 돈을 갈취하는 것과 유사하다고 보면 된다 


그래서 그런지 선거철만 되면

단골 메뉴로 나오는 것이 

<자영업자 카드 수수료율 인하>다

가맹점 수수료율이 인하될 때마다

카드사들은 곧 망할 것처럼 엄살을 부렸지만, 

결국엔 오히려 순익이 증가하는 모순을 보였다

이쪽 소상공인에게서 줄어든 가맹점 수익은

저쪽 다른 소상공인 또는 다른 약자에게서 뜯어냈다는 것이다

(앞선 1편에서 이야기한 대로 고리대금업에 열을 올린 결과일 수도 있다) 


여러분이 편리하게 사용하는 신용카드는

부자나 여유 있는 사람에게는 

언제든 뭐든 살 수 있는 편리한 결제수단일 뿐이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약한 자에게 강한 깡패이자 현대판 샤일록>이다 

당장 급한 돈이 필요한 가난한 자들의 눈물

그리고 영세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한숨과 탄식을 먹고 자란다


<착취도시 서울 (이혜미/글항아리)>에서

쪽방촌 임대료가 평당 임대료로 환산하면

강남 고급 아파트보다 비싸다는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는데 역시나  

<착취는 낮고 약한 곳으로 흐른다>

자본주의에서 힘없고 가난하고 약한 자는

그들을 호시탐탐 노리는 여러 회사나 사람들의

만만한 표적이 되는 것 같다


신용카드사를 비롯한 각종 금융회사들은

겉으로는 안 그런 척 온갖 미사여구로 포장하면서

그들의 더럽고 추악한 민낯을 가리지만 

이들이야 말로 거대한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가장 먼저 약한 자들을 물어뜯고 위협하는 

충실한 사냥개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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