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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회사를 고발합니다(9) 말만 번지르르 하면 잘나가

공자님의 거짓말! 교언영색 선의인(巧言令色 鮮矣仁)이라면서요?

공자님 말씀에 

말만 그럴듯하게 잘 꾸며내거나 

남의 비위에 맞추기만 잘하는 사람 치고

어진 사람이 없다 [巧言令色 鮮矣仁]라고 

하셨다는데


00카드에서 소위 잘 나가는 사람들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거의 다

말만 번지르르하고 

그때그때 비위만 맞추는 인간들이다

아마 대부분의 한국 회사가 비슷할 것이다


사실 업무의 내용은 별반 중요한 게 아니다

중요한 것은 똥을 잘 발효된 된장이나

청국장이라고 사기 치는(!) 능력이다


예를 들면, 00백화점 제휴카드를 보면 

타사 00백화점 제휴카드에 비하면 

00카드의 디자인이 젤 구리고 이상하고

서비스도 별로다 

따라서 제휴카드 실적도 타사 대비 형편없다

그렇지만 제휴카드 담당 직원은

당당히 <00백화점 성공적 제휴, 

고객기반 확대에 기여> 이렇게 써넣고

좋은 고과를 받고 승진한다


현장과 시장에서 발생하는 현실과 다르게

00카드 사내에서는 성공사례로 평가된다 

그럴듯한 포장에 의해서 말이다


그걸 인정하는 상사들, 부서장, 경영진

모두가 같은 부류의 인간들이다


사장, 부사장, 본부장이 갑자기 지점 등

현장에 온다고 하면 

군필자들은 금방 알겠지만

군대에서 사단장 오는 것과 비슷하다

주변 환경 미화하고, 손뼉 치고, 악수할 때

큰소리로 말하고 구호하고 

군대에서나 하던걸 회사에서 또 하게 될 줄은

미처 몰랐다

(그만큼 한국 회사가 군대나 다름없다는 방증이리라)


근데 필자의 군 시절에는 여자가 없어서 몰랐지만

00카드에서 사장을 비롯한 

높은 사람 온다고 할 때 달랐던 것은

여직원들이 높은 사람 온다고 하면

갑자기 잘 입지도 않던 무릎까지 오는 

다리가 그대로 드러나는 H라인 스커트에 

화사한 블라우스 차림으로 또는 

허리가 그대로 드러나는 원피스 차림으로

굽이 엄청 높은 하이힐로 

뒤뚱뒤뚱 우스꽝스럽게 걸으면서

엄청난 꽃단장을 하고 오는 것이었다


필자는 여직원들의 우디르급 

이러한 태세 전환을 보면서

참으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00카드에서는 

높은 사람 앞에서 잘 보이는 게 

가장 중요하네라는 생각이 든 건 필자만이 아닐 것이다


사장이나 임원 정도 될 정도면 

배울만큼 배웠고, 사람을 그냥 봐도

저 사람이 어느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을 텐데 

00카드에서는 

<<그래 나는 사장이고 임원이니까 

자 이제 나한테 잘 보이려는 노력을 해봐라>>

이런 분위기다


그저 평소 묵묵히 자기일 열심히 하고 

임원이 오건 사장이 오건 평소대로 업무에 임하는

직원은 바보 멍청이고

평소에 일 하나도 안 하다가도

높은 사람 앞에서 잘하는 척, 열심히 하는 척만

하면 되는 것이었다


높은 사람이라고 하니 비단 임원이나 사장뿐일까

아니다 부서장 앞에서도 대동소이하다 

보여주기 식 업무에만 능하면

그 내용은 신경 안 써도 된다

보여주기 식 업무처리가 유능함의 기준이 된다

포장하는 능력도 능력의 하나겠지만

너무한다는 생각이 드는 건 필자만의 생각일까


공자님 말씀의 반대로 하면 성공하는 회사라니!

공자님이 잘못된 걸까 

00카드가 잘못된 걸까


#말만 번즈즈르 #그때그때 비위만 맞추면 #교언영색 선의인(巧言令色 鮮矣仁)

#포장하는 게 능력 #보여주기 #전시행정 #높은 사람 오면 짧은 치마에 하이힐 #다리 #허리 #안 본 눈 삽니다 #아줌마 다이어트 좀 하세요 #그러다 나중에 당뇨에 고혈압 와요 #평소에는 가마니에 구멍 뚫은 옷 같은 거만 입더니 갑자기 왜 이러세요? #업소 나가세요? #갑자기 떡칠 화장 #쥐 잡아 드셨어요? #무능력하고 부도덕한 경영진 #유유상종은 과학입니다 #충언역이 양약고어구 #좋은 약은 입에 쓴 법입니다 #임원쯤 되었으면 논어부터 읽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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