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VE LA FRANCE! VIVE LA REPUBLIQUE!
프랑스어를 배워야 하는 이유는 세계 00개국의 000만명의 사람들이 사용하고...라는식의
뻔한 내용을 기대했다면 실망하실지도 모르겠다
어제는 7월 14일이었다
한국에서는 그저 초복이 가까워지는 한여름의 어느날이지만
역사에 조금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1789년 7월 14일
프랑스 파리 바스티유 감옥을 습격[La prise de la Bastille]하면서
자유와 평등 그리고 박애[Liberté, Egalité et Fraternité]의 프랑스 대혁명이 시작된것을
기억할 것이다
구 왕정시대[Ancien Régime]의 왕과 일부 귀족으로 대표되는
소수의 기득권층의 학정과 사치와 향락을 더 이상 참지 못한 사람들이
외쳤던 한마디 "시민들이여! 무장하라!"[Aux Armes Citoyens!]
그렇게 혁명은 무장한 시민들에 의해서 시작되었고
최고권력자였던 왕과 왕비부터 시작해서 기득권층이었던 수많은 귀족들을
단두대[Guillotine]로 보냈다
이후 끊임없이 이어지는 혼란끝에 독재자이자 유럽의 정복자였던 나폴레옹[Napoleon]이
등장하는등 수많은 우여곡절 끝에 프랑스 공화국[République française]이 선포되었으며 사람이라면 당연히 누구나 자유와 평등의 가치를 누려야 한다고 인정한 혁명정신은 프랑스인들 마음속에 뿌리 깊게 박히게 되었고 전 세계로 퍼지기 시작했으며 전후에는 기존의 권위에 저항하는
<68혁명>의 시발점이 되기도 했으니 그야말로 혁명의 나라가 아닐 수 없다
따라서 어쩌면 프랑스에서는 손님이 먼저 안녕하세요[Bonjour]/안녕히계세요[Au revoir]
인사하는게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것이다 왜냐하면 점원이나 손님이나 모두 같은 인간,
평등한 관계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국사람처럼 그냥 가게에 아무말도 없이 들어와서
둘러보는 것은 상대를 같은 인간으로 인정하지 않는 아주 무례한 행위이므로 점원도
그에 상응하게(?) 대하는것 뿐이다
<손님이 왕이다>라는 천박한 자본주의의 논리 전에 <우리는 모두 같은 인간>이라는 사실이
우선하는 것이 너무나도 당연한 일인진데 한국식 천민자본주의 시각으로는 그저
불친절하고 서비스의식이 없는 프랑스인으로 매도해 버린다
한국인들이 갖고 있는 유교주의적 뿌리깊은 위계의식의 연장선에서
<나는 돈을 쓰는 사람이라 갑이다>라는 우월의식이 표현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프랑스 혁명정부는 인간다운 생활의 최소한의 기준을 다양한 형태로 만들었다
<빵을 달라>면서 일어난 혁명이었던 만큼 당시 부자와 가난한 자의 빵은 그야말로 천지차이였다
부자는 부드러운 흰빵을 가난한 자는 거칠고 딱딱한 빵을 먹어야 했다 따라서 혁명정부는 누구나 괜찮은 품질의 빵을 먹을 수 있게 하겠다는 의도로 빵의 크기와 형태, 무게, 성분을 표준화해서 발표했고 이 평등빵에 <막대기>라는 이름을 붙였는데 이것이 바로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바게뜨[Baguette]다
프랑스의 혁명정신은 이처럼 프랑스 사람들의 생활과 언어 곳곳에 남아있다
프랑스어에도 한국어의 존댓말과 반말의 개념과 유사한 2인칭 대명사로
당신/너[Vous/Tu]가 존재한다
가까운 관계에서는 너[Tu]라고 부를 수 있지만, 공식적인 자리나 거리가 있는 관계에서는
당신[Vous]이라고 말해야 한다, 프랑스에서는 고용주가 노동자인 직원에게 너[Tu]라고 부르면
노동자도 똑같이 고용주에게 너[Tu]라고 부른다 앞서 언급한대로 고용주와 노동자 이전에
평등한 인간이기에
따라서 프랑스어를 배우는 것은 조금 비약이 심할지도 모르지만 혁명의 언어,
자유와 평등의 언어를 배우는 것이다 사람의 생각은 그 사람의 언어의 한계를 넘어 설 수 없다
한국에서 한국인으로 태어나서 본의 아니게 한국어를 쓰고 있는 사람이라면
한국의 유교주의적 사고에 기반한 위계의식을 조금이라도 벗으려면 영어도 좋지만
프랑스어는 더 좋다
프랑스어를 공부하면서 프랑스에서는 아이가 만3세 부터 유치원[École Maternelle]에서 대학[universite]까지 교육은 빈부에 관계 없이 시민이라면 누구에게나 열려있으며, 연 5주 가량의 휴가[vacance]가 이미 40년전에 법제화 되어 누구에게나 당연한 것이고 심지어는 휴가를 떠나지 못하는 저소득층 자녀를 위한 공공 프로그램까지 있으며 그 구성내용은 호화 휴가 못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되면서 그동안 한국인으로서 너무나도 당연하게(?) <먹기 살기도 힘들면서 무슨 휴가야> 라는 식의 천박하고 잔인한 자본의 논리를 부지불식간에 받아들이고 있었던게 아닌가 하는 나름 반성 아닌 반성을 하게 되는점, 평등의 진정한 의미와 가치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는것이 단순히 새로운 외국어를 배우는 것보다 더 큰 의미와 깨달음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다시한번
VIVE LA FRANCE! [프랑스 만세!]
VIVE LA REPUBLIQUE![공화국 만세!]
VIVE LA REVOLUTION![혁명 만세!]
이 글을 읽는 독자 여러분도 프랑스어를 배우면서 여러분 의식안에 혁명을 이루어 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