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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평범 Apr 28. 2024

취업 준비 생(生)마감

해피엔딩 결말


'취업 준비만 하다 인생이 끝날수도 있나?‘

지난 몇 개월 동안 줄곧 머릿속을 채워가던 생각

거듭되는 최종탈락 그리고 그에 몇 배 수를 찍는 서류 불합! 앞날의 불안함을 갖고 도약을 준비하는 생(生)들과 탈락 횟수 따위의 불행배틀을 원하는 건 절대 아닙니다.

반년을 훌쩍 넘기는 동안 ‘나’는 조금씩 사라져 가던 것이었다. 나도 모르게 스며들어 독하게도 주체적인 삶을 지우던 락스 : 취업 준비의 삶. 퇴사 후 취업 포털 사이트에 당차게 적었던 나의 희망연봉이 지금 ‘면접 시 협의’로 바뀐 것을 보라.. 그간 어떤 생각들이 당당히 폈던 내 어깨를 라운드 숄더로 만들었겠는가.


기업 평점 서비스와 면접 코칭 유튜브 채널을 어느 순간부터 끊었다. 어느 순간이냐면, 외운 내용대로 자기소개를 내뱉지 못했을 때 혼자서 결과를 지레짐작*하던 순간부터.

*어떤 일이 일어나기 전 또는 어떤 기회나 때가 무르익기 전에 확실하지 않은 것을 성급하게 미리 하는 짐작.

앞서 푸념했듯이 탈락이 거듭될수록 내가 사라지고 있던 시간 속에서.. 앞으로의 면접장에 들어서는 그 사람이 어떤 틀에 억지로 끼우지 않은 온전한 나라면, 설령 불합격일지라도 그 어떤 후회와 좌절감이 없을 것 같았다.


그 길로 면접 예상 질문에 내가 보고 듣고 느낀 답변을 만들러 다녔다. 한마디로 취업에만 급급한 사람처럼 보이는 것도 실제로 그러한 나도 싫어서 꽤나 '놀았다'는 말과 같다. 원데이 클래스로 관심 있던 것엔 확실한 흥미를 박고 커뮤니티 플랫폼에선 모임을 만들고 여기저기 참석하러 다니며 낯선 사람들에게 말을 걸어보며. 팝업 스토어에 가서 사람들이 어떤 것에 흥분하고 또 어떤 것에 관심 없어하는지 관찰하며 얻은 인사이트로 내 주관을 단단히 굳히며 그렇게 놀러 다녔다. 물론 매일 같은 일일 아르바이트는 필수!



악조건의 경제상황으로 줄어드는 기업들의 채용계획,

 긴축경영 등 이유로 '노동시장 대규모 종말'이라는 헤드라인의 뉴스클립을 보았다. 신입사원 채용 문턱이 점차 줄어드는 현재의 취업시장을 경험하면서 자기 객관화에 많은 도움을 얻었다. 


'나는 이 정도 규모의 회사에서는 일할 수 없군'

'많은 지원자들이 공통적으로 '이게' 있군, 내가 경쟁자에 비해 부족한 점이다!'

'내 포트폴리오는 생각보다 업계에서 인상적인 성과로 보이지 않는군!'


등등.. 이런 생각들은 쌓일수록 취업 준비 생(生)에서 가장 멀리해야 할 냉소와 부정적인 마음가짐의 씨앗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나무 꼭대기에 올라 숲을 보자면 이런 나의 객관적인 현실을 받아들여야 했다, 그렇지 못하면 종국엔 마음이 썩어 애먼 대상을 찾아 화풀이하는 고약한 정신병! 에 걸리기 전에 말이다. 현재의 어려운 상황을 굳이 탓하자면 어떻게든 사회로 책임을 전가할 수 있다. 근데 이런 사회 문제들이 언제 해결되어 취업시장에 해가 뜰지 모르는데 손가락만 빨다 죽을 순 없잖아..? 



취업 준비 생(生)을 살아내고 계신가요? 


'내가 그렇게 X신 같나 이 X발 XX들'

'나는 도태되었구나..'

'그래 나는 회사뿐 아니라 지금의 사회에서 불합격짜리인 거야ㅋㅋ' 

한 때 발끝부터 내 머리를 꽉 채웠던 생각들이다. 근데 말 그대로 이런 일시적 심리상태, 현상들은 한 때이다. 상황이 어쨌든~ 남들이 뭐라든~ 나는 그저 해왔던 걸 계속해가는 방법 밖에 몰랐는데 지금 돌이켜보면 그게 내 정답이었던 걸로 검증이 되었다.


개나 소나 그리고 이젠 닭까지,,, [쉬운 성공]을 외치면서 그 이면에 취업은 노예계약인 것 선전하고 있는 오늘날. 이러한 4차원 또라이(:사기꾼)들이 비교적 소셜 미디어에서만 출몰한다는 건 정-말 다행이다. 대부분 현대인들에게 취업은 1차원의 생존방식인 만큼 쉽사리는 당연이고 어렵사리도 포기할 수 없는 것이다. 


포기가 어렵다. 포기하지 않고 계속하는 것은 어려울 게 없지 않은가?

그래서 지금 읽고 있는 당신의 취업 준비 생(生)이 하루빨리 끝나길 진심으로 바라고 바란다.

당신이 원하는 인생을 살도록 바란다. 




취업 준비 생(生)만 고되고 외로운 것은 아닙니다. 

그래도 혹시 마음의 여유가 조금 있는 취준생의 친구 또는 가족이라면 그들에게 시간 내어 응원의 메시지 한 번 보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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