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지몽#6
늦은 밤 잠자리에 들어 눈을 감으면 어느샌가 희미한 감각으로 꿈속 세상에서 눈을 뜨게 된다.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펼쳐지는 짧은 단편 영화를 보는 듯한 꿈의 장면들..
가끔 나의 의지가 반영되는 자각몽을 꾸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꿈들은 그냥 자연스럽게 펼쳐진다.
과거 현재 미래가 공존하는 세상에 있기 때문일까?
나의 무의식이 어쩌다 현실 미래를 살짝 들여다보게 되는 건지 어떤 과학적 또는 초월적 작용인지 몰라도 이런 경험은 나에게 정말 흥미롭다.
8년 전쯤 여의도의 한 회사에 다닐 때 있었던 일이다.
이곳에 다닐 때 신기하다고 느꼈 던 두 번의 꿈과 관련된 일을 이야기 하겠다.
1. 화재경보
어느 날 꿈속에서 익숙한 회사의 모습이 펼쳐졌다.
그 회사는 여의도 중심가의 높은 빌딩에 위치하고 그 빌딩의 총 두 층을 사용하고 있었다.
내가 꿈에서 있던 곳은 위층이었는데 창가 쪽에서 직장 동료가 발로 뭔가를 막 밟고 있는 게 보였다.
가까이 가서 보니 한겨울 추위에 틀어 놓은 난로에서 불이 붙은 것이었다.
그 불이 바닥의 카펫에 옮겨 붙었는지 직장동료는 그 불을 발로 막 밟아서 끄고 있었다.
이 꿈을 꾼 다음 날 평소와 다름없이 일을 하고 있었다.
내가 일하는 곳은 두 층중 아래층이었다.
바쁜 오전 시간을 보내고 오후에 동료들과 모여서 잡답을 나누는데 한 동료가 말을 했다.
'아까 위층에서 갑자기 화재경보기가 울렸다네~?'
나는 화재경보기가 왜 울렸냐고 물었는데 그 이유는 알 수 없다고 했다.
그때 나는 전날 밤 꿈을 떠올리며 말했다.
'나 어젯밤 꿈에 회사에 불이 난 걸 보았는데..'
꿈에 그때 내가 다녔던 회사가 나온 건 처음이었다.
그런데 꿈에서 회사에 불이 난 걸 보았고 다음날 현실에서 화재경보기가 울렸다.
위층 어딘가에서 진짜 불이 났던 건지 화재경보기의 오작동이었는지 자세한 내막은 더 이상 알 수 없었지만 꿈과 연관이 있었던 건 분명한 거 같다.
2. 무너진 천장
그 회사에서의 일 특성상 우리 파트는 각자 방 1개를 사용하고 있었다.
오전에 바쁜 시간이 지나고 나면 방문을 열어 놓고 직장 동료들과 소통을 한다.
꿈에서 회사에 있는데 방 밖의 천장들이 갑자기 무너져 내렸다.
그 와중에 나는 어떻게 된 건지 피할 새도 없이 무너져 내린 거 같다.
다음날 출근해서 항상 그렇듯 바쁜 오전 시간을 보내고 한가한 오후시간이 되었다.
방문을 열어 놓고 책상에 앉아서 일을 하고 있는데 몇 명의 작업자들이 실내용 사다리를 들고 왔다 갔다 하는 게 보였다.
그러다가 자리를 잡고 사다리를 놓고 올라가서는 천장을 열고 작업을 하는 것이었다.
그걸 보고 나는 전날 밤 꿈이 떠올랐다.
무너진 회사의 천장 꿈이 바로 이걸 의미 하는 건가..
지나가던 직장 상사에게 나는 말했다.
'어젯밤 꿈에 회사 천장이 무너졌는데 지금 천장을 열고 작업하는 걸 보니 신기하네요.'
바로 전날밤 꿈에 회사의 천장이 무너진 걸 본 나는 정말로 그런 일이 생길까 봐 조금 불안하기도 했다.
하지만 실제로 천장이 무너지는 일 없이 작업자분들은 안전하게 작업을 마무리하고 가셨다.
잠을 자며 무의식 중에 시간여행이라도 하는 것일까..
경험하면 할수록 나 자신 그리고 이 세상에 대한 궁금증은 더해져만 간다.